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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신충 된 썰모바일에서 작성

문갤러(207.81) 2024.01.04 18:59:13
조회 2470 추천 17 댓글 13


나 방구석 찐따,
문신을 볼 기회도 없었고 받는다는건 생각 조차 안 해봤음
심지어 4년 동안 미대 다녔는데 한 번도 못 봄
그러다 졸업하고 다니게 된 회사에서 이쁜 언니 손목에 레터링이 있는걸 보게 됨.
솔직히 충격이었음. 문신은 조폭들이나 하는건줄 알았는데 그 이쁜 언니가 했다는게 충격이었음. 그리고 되게 멋져보였음..
그래서 바로 예약하고 다음날 받으러감. 그 언니처럼 손목에 레터링 받음..ㅋ

첫 타투 손목에 받고 필요하면 (본가 가면) 시계로 잘 숨기고 다녔음.
그러다 워홀을 가게됨
얼마 안 됐을 때 어찌저찌 직장을 잃었음
기분전환이 필요해 피어싱이나 받아볼까 하고 피어싱 샵을 찾아감
타투샵이었음 (피어싱 샵 타투샵 같이 하는 곳이 많음)
한국에서 왔고 직장을 잃었고 우울하다 피어싱이나 받고싶다 블라블라 스몰톡을 함
자기네는 타투 아티스트를 구하고 있으니 그림 그릴줄 알면 그려오라함.
할일도 없겠다 그림 좀 그려갔고, 나쁘지 않았나봄.
그렇게 새 직장을 갖게 됨.

몇 주 간의 트레이닝 후 첫 연습 문신을 내 다리에 했음.
나름 타투이스트 전통임 첫 문신은 본인 몸에..
내가 진짜 타투 아티스트가 되는건지 아직 의아하고 의구심이 들었지만,
칼이라도 뽑았으면 무라도 베자는 심정으로 함.

더 연습을 할 스킨이 필요했음. 실리콘에 연습하지 않고 실제 몸에 함.
그러다보니 친구들 몸에 해야했는데, 한 친구가 호랑나비 타투를 받고싶어 했음.
나는 다른게 하고싶었음. 내가 이렇게 예쁜 디자인들을 준비해놨는데 받고 싶은게 고작 나비라니..
타투이스트들이 선호하지 않는 타투들이 있는데 - 별, 하트, 무한대 심볼, paw print, 나비.. 등등
그러나 나는 아직 연습생이고 가릴 처지가 아니니 나비라도 해야지..

호랑나비는 친구의 자해 흉터 위에 새겨졌음
과거 이 친구의 오랜 남자친구가 목숨을 잃었고 그녀도 따라가려다 실패함.
남자친구를 묻고 묘지를 떠나려는데 어디선가 호랑나비가 날아와 한참을 곁을 머물다가 갔다고,
떠난 남자친구가 나비가 되어 돌아와 인사를 하고 간 것이라 믿는다고..
타투가 다 끝나고 나서 의미를 말해줌.

부끄러웠음. 나비 타투는 올드하다는 생각에 갇혀서 누군가에게는 큰 의미가 될 수 있다는걸 생각 못했음.
훨씬 더 나은 디자인의 타투를 할 수 있다고 생각했던 나는 오만했고 틀렸음을 깨달음.
이때 난 어떤 타투도 절대 판단하지 않겠다고 다짐함.
그러나 여전히 내가 타투를 직업으로 삼을지 아직 확신하지는 못 했음.
왜냐면 나는 토종 한국인이니까. 타투는 나쁜거니까.

느렸지만 내 이름도 알려지기 시작했고 나에게 타투를 받기 위해 샵으로 찾아오는 손님이 늘었음.
하루는 페인트 브러쉬 타투가 예약되어 있었음. 남편을 추모하는 타투였는데, 그는 생전 페인터였고, 시한부 선고를 받고 아내에게 페인트 칠하는 법도 가르치고 회사 운영하는 법도 다 알려주고 떠났다함.
우리는 타투하는 내내 화기애애하게 잘 얘기하다가
페인트 붓에 묻은 그의 지문 타투까지 완성한 순간 클라이언트들은 울음에 빠졌고
나도 울어버림.
기분이 묘했음..
아 내가 꽤 괜찮은 일을 하고 있구나.
나는 누군가에게 영원히 남을 감동을 줄 수 있는 사람이구나
죽을때까지 기억하고싶은 무언가를 몸에 새기는 아티스트구나
나 역시도 손님으로부터 큰 감명을 받고 타투이스트가 되기로 결심하게 됨.

그 감동을 주고싶어 타투 한지 5년,
행복해하는 손님들 보면 뿌듯함
내가 받는 감동이 주는것보다 커서 너무 고마움..

타투샵에서 일하게 되니 그동안 나도 문신이 많이 늘었음.
10년 전 나는 평범한 미대생이었고
8년 전 나는 호기심에 첫 타투를 받은 평범한 회사원이었고
5년 전 나는 문신을 막 배우기 시작한 평범한 20대였고
지금의 난 따가운 시선과 질타를 받는 믿거 문신충임.

한줄 요약 : 타투샵에서 일하면 문신충 됨

———
다른 커뮤니티에 썼던거 긁어옴ㅋ 언제 지울지 몰라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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