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8일 광주 동구 충장로 입구에서 열린 집중유세에서 김성한 전 기아 타이거즈 감독이 건낸 해태 유니품과 배트를 받고 있다. 오른쪽은 김응용 해태 타이거즈 감독. 2017.4.18/뉴스1 © News1 허경 기자
"야구를 잘 알아, 그래서 좋아하지"

(광주=뉴스1) 박준배 기자,박윤식 기자 = "문재인 후보가 야구를 잘 알아. 그래서 좋아하지."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 지지를 선언한 김응용 전 해태타이거즈 감독(76·현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장)은 껄껄 웃으며 말했다.

김 전 감독은 18일 뉴스1과 만나 "야구 좋아하는 사람 중에 나쁜 사람 없고 야구 팬들은 다 머리가 샤프하다"고 문 후보 지지 이유를 밝혔다. 

'야구를 잘 알아 문 후보를 지지한다'는 다소 선문답스러운 답변에 기자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자 김 전 감독은 말을 이었다.

"문 후보가 프로야구 현역 야구감독만큼 야구를 깊이 알아. 거짓말 아냐. 가서 물어봐. 야구를 많이 아는 사람은 샤프하고 야구를 좋아하는 사람은 믿음이 가기 때문에 서로 좋아하게 된 거지."

김 전 감독은 이날 오후 광주 동구 충장로 입구에서 열린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 광주시 집중유세에 참석해 무대에 올랐다. 

유세 진행을 맡은 진선미 국회의원이 연단에 오른 김응용 전 감독을 소개하자 광주 시민들은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김 전 감독은 김성한 전 감독과 함께 해태타이거즈(현 기아타이거즈)의 빨간색 유니폼 상의를 문 후보에게 선물하고 허리협착증으로 인한 통증 때문에 일찍 무대에서 내려왔다. 

지난 1월 문 후보 전문가 지지그룹인 더불어포럼 창립식에 참석하면서 문 후보 지지를 공식적으로 밝힌 김 전 감독이 유세 현장에 오른 건 처음이다. 

그는 "김성한 전 감독이 너무 수고가 많아 힘 좀 보태주려고 왔다"며 "기회가 된다면 유세 현장에 다시 나갈 생각이야. 이제 끝까지 도와드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문 후보에 대한 바람을 전했다. 

"나도 국민들 마음과 똑같지 다른 게 뭐 있겠나. 대통령답게 잘해야지. 특히 스포츠에 대해 많이 관심을 가져줬으면 좋겠어. 스포츠계가 요즘 많이 어렵잖아." 

김 전감독은 인터뷰 말미에 한마디 덧붙였다. "요즘 기분이 좋아. 기아타이거즈 잘 나가잖아."

김응용 전 해태타이거즈 감독이 18일 오후 광주를 방문해 뉴스1과 만난 자리에서 엄지척을 하며 웃고 있다. 2017.4.19/뉴스1 © News1 박윤식 기자
김 전 감독은 지난 1983년부터 2000년까지 해태 타이거즈 감독을 맡아 9번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끈 한국야구의 전설이다. 강렬한 붉은 상의에 검정 바지를 입은 해태 타이거즈는 상대팀에게 그 자체로 공포였다. 

연봉이 많지도 않고 보너스도 없었지만 '명문 타이거즈'라는 자부심 하나로 똘똘 뭉쳐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끈 '가을호랑이'의 전설은 광주 시민들의 자부심이었다. 

9번의 가을야구 우승과 김성한·이순철·선동열·조계현·이강철·이종범 등 '스타 플레이어'를 수없이 배출한 김 전 감독에게 광주는 '제2의 고향'이었다. 김 전 감독은 평안남도 출신으로 부산에서 초·중·고 시절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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