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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문)수의대 오기전 현장을 한번쯤 보고와라

ㅇㅇ(139.78) 2023.01.30 10:01:45
조회 1344 추천 35 댓글 25


서울대 수의대 합격점수가 의대와 절반쯤 걸쳐 있는 것을 보다 보면

순수한 열정으로 진로를 정하는 친구들이 있음에 감탄하게 된다

이처럼 자신의 길에 열정적인 학생들을 볼 때면 나도 열정이 솟는다

그런데 이러한 핑크빛 분위기는 입학 후 쉽게 변질된다

학생들이 학원, 과외, 복습으로 바쁜 시간을 보내는 탓인지

원서를 넣기 직전까지라도 한번쯤 농장과 병원을 찾아가 현장을 목격해보거나

실제 수의사들의 다양한 비전과 견해들을 접해봐야 하는 것을 몰랐던 까닭이다

즉 동화책만 읽고 자신의 믿음에 대한 의구심없이 쉽게 결정해버리는 것이다

그러면 학생들이 언제 자신의 적성을 깨닫냐 하면

6년이 흐르고 본4병원실습을 처음 하게 되면서 그 때부터 피부로 느끼게 된다


항문을 짜고, 패드를 갈고, 물리고 할퀴어져 다치고, 소변에 옷이 적셔지고

입원환자 짖는 소리에 귀청도 따갑고, 털 날리고, 개에서 악취가 나고, 거즈나 쓰레기를 끊임없이 치우고

다리가 없고, 눈이 없고, 화상당해 피부도 벗겨지고, 늙고 아픈 개도 많이 보이고, 안락사도 자주하고

일은 저녁 늦게 끝나고, 야간 당직생활에 리듬이 꼬이고

휴가나 쉬는 시간이 잘 없고, 동물들은 이빨내밀고 반항하고, 보호자들은 금액 때문에 예민하고

서비스로 발톱 안 깎아주냐, 항문 안 짜주냐, 귀 청소 안 해주냐, 왜 무료가 아니냐 항의하고

그리고 무엇보다 긴 공부와 고생에 비해 돈이 만족스럽지는 않다는 현실 등


막상 병원일을 경험해보니 자신이 상상하던 것과 많은 것이 다르더라는 것이다

정말 순수하게 아무것도 모르는 해맑은 얼굴수의대에 왔기 때문이다

한국 입시 시스템이 빚어낸 안타까운 비극이다


고생에도 불구하고 환자를 회복시키는 데서 사명과 보람을 느끼는 직업이

원래부터 이어져오던 수의사라는 직업의 고유 속성일텐데도


빳빳한 의사가운, 청진기, 전문직, 서울대 타이틀, 반려동물시대, 소득 등을 보고 왔다는 것이다


털뭉치 동물과 싸우느라 의사가운 빳빳하게 빛이 날 일도 없고

청진기보다 엑스레이로 심장,폐를 빠르게 진단할 것이고

전문직이라 해놓고 칼퇴근 못하고 유럽여행 역시 못 가고

개를 주무르고 있으면 근엄한 서울대 출신 딱지는 누구도 신경 쓰지 않고

1/4반려동물가구 통계는 계산오류로 판명돼서 정부가 글을 삭제해 내려버렸고

소득은 병원마다 다른데 본인이 1% 상위권이 된다는 보장 역시 없고


결국 자신의 인생을 정하는 일인데 제대로 판단한 적이 없는 셈이다


가장 안타까운 것은 자신들이 동물을 좋아하긴 하는지조차 잘 모른다는 것이다

동물은 원래 귀여운데 몇 번 보고 착각을 해서 수의대에 온다면

빵이 맛있다고 빵 장사를 평생 하겠다고 결정하는 것과 같다


생명을 돌보고 교감하는 것에 대해 만족감을 느낀 적이 있었다면

수의사라는 직업을 골라도 좋지만 다른 이유들로 어쩌다 등떠밀려

수의대에 오게 된 학생들은 그렇게 졸업이 다가올 때

의대를 놓친 자신의 선택을 한탄하고 그것은 주변도 우울하게 만든다




​수의대와 의약대는 근본부터 다른 길이니

헬스트레이너와 도서관사서 중에 고민하는 거나 다름없

대학 최종 결정 전에 한번이라도 현장을 경험해보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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