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곡의 벽 –허균 作

 내 조카 T28이 9티어를 뚫고서는 통곡이란 이름의 전차명을 내다 걸었다.그러자 모든 전차들이 크게 비웃으며 말했다.
 
“세상에는 즐길 전차들이 얼마나 많거늘 무엇 때문에 곡(哭)이란 이름을 내세워 전차에 이름을 건단 말인가? 곡이란 관통을 당한 중전차나 버림받은 자주포가 하는 행위가 아니던가. 세상 전차들은 그런 곡소리를 듣기 몹시 싫어한다네. 남들은 기필코 꺼리는 것을 일부러 가져다가 탱크에 붙여두는 이유가 대체 무엇인가?”

 그러나 T28이 이렇게 대꾸했다.

 “저는 유저들이 즐기는 것과 등지고 유저들이 좋아하는 것을 거부합니다. 이 시대가 관통을 즐기므로 저는 도탄을 좋아하며, 이 세상이 기동력으로 우쭐대고 기분 내기를 좋아하므로 저는 울적하게 기어 다니렵니다. 세상에서 좋아하는 골탄이나 프리미엄 계정을 더러운 물건인 양 버립니다. 오직 도탄과 수풀, 엄폐와 은폐가 존재하는 곳을 찾아가 살고 싶고, 타는 전차마다 반드시 다른 유저들과 대치되고자 합니다. 곡을 하는 것은 세상에서 제일 미워하는 행위입니다. 이를 능가하는 일은 없습니다.그래서 저는 곡이란 이름을 내세워 제 전차의 이름을 지었습니다”


 그 사연을 듣고서 나는 T28을 비웃은 많은 전차들을 준엄하게 꾸짖었다.


 “곡하는 것에도 도(道)가 있다. 전차의 일곱가지 정 가운데 도탄보다 감동을 일으키기 쉬운 것은 없다. 도탄에 이르면 반드시 곡을 하기 마련인데,그 도탄을 자아내는 사연도 복잡 다단하다. 그렇기 때문에 점령을 어떻게 해 볼 도리가 없이 진행되는 것을 가슴 아프게 생각하여 통곡한 MAUS가 있었고, 4800크레딧짜리 골탄이 관통력을 잃고 도탄되는 것을 가슴 아프게 생각하여 통곡한 E-100이 있었으며, 양 측면에 중형전차가 붙는 것을 싫어하여 통곡한 야이백이 있었다. 또 경전차에 봉착하게 되어 통곡한 gwTyp E 가 있었으며, 좋은 경사장갑과 적절한 정면장갑을 만나지 못해 스스로 티타임 밖에 버려진 신세가 되어 통곡하는 행위로써 자신의 뜻을 드러내 보인 Tiger 가 있었다. 그 전차들은 모두가 깊은 생각이 있어서 통곡했을 뿐, 유폭으로 마음이 상하거나 남에게 굴욕을 느껴 탄약고를 부여 안은 채 통곡하는 중꿔전차를 흉내 내지 않았다.

 그 전차들이 처한 시대들과 비교할 때, 오늘날은 더 말세에 가깝다. 독궈에 대한 너프는 날이 갈수록 그릇되어 가고, 북미 유저들의 호구팩은 날이 갈수록 횡포해지며,소대끼리 반목하여 제 뎀딜만을 추구하는 이기적 행위는 길이 갈라져 분리됨 보다 더 심하다. 또 현명한 독일 중전차들이 곤액을 당하는 상황이 포위당한 처지보다 더 심하다. 그러므로 모두들 캐리어들 뒤로 숨으려는 계획을 도모한다. 만약 저 여러 현자들이 이 시대를 직접 본다면 어떠한 생각을 품을지 모르겠다.아무래도 통곡 할 겨를도 없이, 모두들 T-50이나 T-50-2 가 그랬듯 승무원을 가슴에 안고 물에 몸을 던지려 하지나 않을까?
 T28이, 통곡한다는 이름의 전차명을 내건 까닭이 여기에 있을 것이다. 그러니 너희들은 통곡이란 전차명을 비웃지 않는게 좋을 것이다.”


 내 말을 듣고, 비웃던 전차들이 “잘 알았습니다”하며 물러났다. 오간 대화를 정리하여 글로 써서, 뭇 전차들이 의아하게 생각하는 심정을 풀어 주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