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궁금하지 않겠지만

여러 사람의 열렬한 관심 덕에 이렇게 근황을 남긴다.

이전 글을 대충 정리하자면,

여친이 임신을 했는데 난 결혼을 원치 않았고 여친은 결혼을 생각하고 있었다.

이미 동거중여서 결혼하게 되면 집걱정은 없었는데

문제는 난 생각이 없을 뿐더러

얘 성격이 워낙 드세서 안그래도 예비 퐁퐁남의 전철을 밟고 있는 중였다.

(설거지,화장실 청소, 개밥, 개 산책, 운전, 요리 등, 돈도 나만 범)

그래도 처음엔 엄청 이쁘고, 무엇보다 속궁합이 너무 잘 맞았었고

나한테 성격을 다 드러내진 않았는데

내가 너무 좋아하다보니 다 맞춰주던 게 화근의 시작였다.

얘도 점점 성격이 변하더니(원래대로 돌아갔다는 게 맞는거겠지)

모든 걸 여친 중심으로 맞추다보니 내 인생이 여친에게 맞춰지게 되더라.

남자로서 자존심도 상하고 뭔가 내가 생각했던 동거는 이게 아닌데 싶은 생각도 들었고

그래서 여친이 임신했을 때 조심스레 수술.. 을 하자는 말을 꺼냈다.

그날 진짜... 식칼들고 자기가 그냥 죽겠다고 긋는 시늉하고 차에 뛰어든다고 도로로 나가고 난리도 아녔다.

알았다고 그냥 살자고 얘기해서 겨우 진정시키고..

그러고 내 아기는 뱃속에서 잘 크고 있다.

내가 정말 나쁜놈이더라고 애기 커가는 모습 보니까..

어쨌든 원치는 않았지만 내행동의 결과이고 책임을 지는게 남자니까

내여자랑 내애기는 내가 지킨다고 생각이 들었고

결국 여친 부모님 찾아가서 결혼 허락받고 이번 봄에 결혼식까지 올리게 됐다.

남들은 퐁퐁이라고 하는데

그래 나 퐁퐁남이다. 하지만 내 아내랑 애기보면 

어쨌든 지금은 내 여자니까

퐁퐁남이라는 게 뭐가 중요하겠냐..

대신 요번 1월에 

하루에 30분에서 하루에 1시간으로 월탱 시간 협상 완료했다.

이런거에 행복해하고 ㅋㅋㅋ.. 나도 이제 유부남인가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