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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회 병원에서 진우의 심리(긴 글 주의)앱에서 작성

이응(119.204) 2021.04.26 01:05:52
조회 1820 추천 27 댓글 6

들마는 역시 뜯어보면 뜯어볼수록 점점 더 재밌다는 걸 요즘 알함을 다시 보면서 느낀다ㅠㅜ 너무 좋아

잠깐 생각하고 지나가는 것보다 이렇게 글로 남기면 쓰는 동안 더 많은 게 이해되기도 하고 더 재밌어져서 갤에 써봄

어디까지나 내가 들마랑 대본집 보고 느낀 바일 뿐이지만ㅋㅋㅋㅋ


보니따에서의 추락 직후, 앰뷸런스 안에서 잠시 정신이 든 진우는 곁에 있는 희주에게 곧바로 물었어. 아까 비왔냐고, 희주씨가 기타친 거냐고.

사태파악 중인 거지. 게임상태였던 건지 아님 진짜 비가 왔고, 희주가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을 연주했고, 시신까지 확인한 차형석이 사실은 살아있어서 자길 찾아와 칼을 휘두른 건지 진우는 그걸 희주한테 확인하려고 한 거 같아.

그 질문에 희주는 비가 오지 않았다고 했고 기타 소리는 무슨 말인지 아예 감도 못 잡는 눈치였어. 그 답에 진우는 혼란만 더하고 의식을 잃어.
그래도 진우는 그런데로 이성적이야. 6층에서 추락해 온몸의 뼈가 조각나고도 차분하게 묻고 생각을 하지. 아직까지는.

이후 병원에서도 그는 정신을 붙잡으려고 애를 써. 의식이 깜빡대는 와중에도 주변인을 확인하고, 대화를 듣고, 최대한 의식을 회복해보려고 하지.

6회에서 수면제를 계속해서 투여받으며 끝도 없이 무의식으로 도망가려는 것과는 상반되게 5회 초반의 진우는 아직 깨어나고 싶어해.


그 태도의 상이함은 분명한 기준이 있어. 이 게임이 진우 본인에게 만큼은 절대 게임이 아니게 되었다는 걸 깨닫기 전과 후라는 것.

진우는 아직 믿고 있었던 거야. 게임과 현실은 섞일 수 없고 게임이 현실 속으로 제멋대로 끼어들 수는 없는 거라고 믿고 있었어.

그 말은 곧 이 상황을 자기가 통제할 수 있다고 진우가 착각하고 있었다는 거야. 게임이라면 로그인하지 않으면 되는 거고, 현실이라면 자신을 공격한 형석을 경찰에 넘기든 어쩌든 현실에서의 해결방법을 찾으면 되니까.
​그렇기 때문에 도망치지 않고 있었던 거지. 그럴 필요가 없으니까. 


하지만 그것도 잠시였을 뿐 깨어난 직후 정훈과의 통화에서 진우는 앞뒤가 맞지 않는 상황과 인과가 성립되지 않는 비현실을 마주하고 그에 두려움을 느끼게 돼.

죽은 형석이 실은 살아있어서 그를 찾아와 칼을 휘두른 거라는 가능성은 여전히 안치실에 누워있는 형석의 시신과, 골절만 심각할 뿐 칼에 베인 자상 따위는 없는 본인의 몸 상태를 보면 말이 안돼. 그런데 그렇구나 하고 넘길 수 없는 것은 전투 당시 베이고 찔리던 고통의 생생함 때문이지.

그 모든 고통과 차형석의 모습이 게임의 특수효과였다면 그래도 설명이 되는데 문제는 게임 로그인에 필요한 렌즈를 끼고 있지 않았다는 거야.
​하지만 그는 분명 게임메시지도 보았고 칼싸움도 했어. 게임이 아니라면 칼이 갑자기 손에서 튀어나올 수가 없잖아.

그런데 그게 게임이 아니었대. 미칠 노릇이지. 양쪽 다 앞뒤가 맞질 않는 거야.

실제로도 그는 사고당시 게임에 접속 중이 아니었어. 이 당시 진우가 마지막으로 접속한 건 낮에 형석이 죽은 채로 발견된 공원에 가서 한 게 다야. 그게 58번째였지.

바로 다음 59번째 접속은 병원에서 도망나와 차를 몰고 보니따에 찾아와 희주가 6층 객실에서 찾아다 준 렌즈를 끼고 로그인한 때였어.

그 사이 진우에게는 게임에 접속한 기록은 없어. 서버에도 남지 않은 거지. 아마 최팀장이 추락사고 당시 운전 중이 아니었어서 모니터를 확인해 주었더라도 아무것도 볼 수 없었을 거야. 모니터가 연결되어 있지 않았겠지. 진우는 게임 서버에 접속한 상태가 아니었으니까.


실제의 전투도 가상의 게임도 아니라면 더이상은 생각해볼 수 있는 가능성 따윈 없었어. 현실적으로는.

물론 한 가지 가능성이 남아있긴 했지. 딱 한 가지.

그 모든 걸 다 설명할 수 있는 현실적인 결론, 유일한 결론이 딱 한 가지 있어.

광증.


세계인들이 살아가는 현실에서 벗어나지 않고 생각해볼 수 있는 가능성은 진우에겐 그것 뿐이었어.

'내가 미쳤나보다.'

진우는 이후 오랫동안 그 생각을 떨치지 못하지.
​영겁보다도 긴 1년의 미국생활 동안 내내 피투성이 형석의 칼에 베이고 찔리며 생존에 위협을 받으면서도 진우는 그 생각을 완전히 떨쳐내지 못했어.


내가 미친 건 아닐까. 어디서부터 어디까지가 진짜일까. 사실 이 모든 게 아주아주 긴 악몽이 아닐까. 이런 생각을 한다는 것 자체가 내가 미쳤다는 증명인가?


그 가능성을 완전히, 깨끗하게 폐기해버릴 수 있게 된 건 동맹이 된 정훈이 게임 속에 나타나는 형석을 함께 목격하게 된 순간이었어.

형석이 유령도 정식 NPC도 유저도 아닌 게임의 오류라는 게 밝혀진 건 드라마 내용 상으로도 후반부일 뿐 이때무렵의 진우는 나중에 정훈과 희주의 통화 내용에서도 나오듯이("죽은 사람이 자꾸 유령처럼 칼을 들고 나타난다는 겁니다.") 게임 속 형석의 존재를 유령이라고 생각하고 있어.

그럴 수 밖에 없지. 사고 당시 게임 중이 아니랬으니 게임 효과는 아닌 거고, 산 사람도 아니니 유령이라고 생각할 밖에.


진우는 유령을 보고, 그 유령에게 공격받았다고 느낀 자기자신을 미쳤다고 밖에 생각할 수가 없었던 거지.

그 생각에 도달했을 때 진우는 비로소 두려워진 거야.


하지만 이건 시작에 불과해. 돌아나갈 수도, 뒷걸음질칠 수도 없는 수렁. 점점 더 깊은 곳으로 끌려들어갈 수 밖에 없는 그런 늪 같은 상황.

하지만 진우에게는 동아줄이 있어. 그런게 있다는 걸 자기 자신도 아직 모르는 기적같은 동아줄.

피폐해진 그의 정신을 깨우고 쓰러진 그를 일으키는 단 한 명의 구원자가.


뭔가 크게 잘못되었다는 걸 깨달은 진우가 공포에 사로잡히려던 순간 병실의 문이 열리고 목소리가 들려왔어.

"공방은 못 가. 한참 못 갈 것 같아."

희주였어. 우울해진 목소리와 표정을 하곤 그녀가 들어왔지. 그 모습에 진우는 방금 전까지 조여오던 긴장을 순식간에 누그러뜨리고 옅게 미소를 지었어.

그렇게 순식간에 희주는 좌절로 빠지려던 진우의 생각을 건져올리고 그와 눈을 맞췄어.

의사를 불러오겠다며 뛰어나가는 뒷모습을 보고, 어린 민주의 천진한 수다를 듣는 동안 진우는 잠깐이지만 평온해졌어.



진우가 희주 보자마자 태도돌변하는 걸 이번에야 알았다? 나란샛기 나노단위로 보지 못하고....ㅉㅉㅉ
진우 눈동자에 당황, 충격, 공황 등등 막 스치다가 희주 보자마자 훅 가라앉아서 미소ㅠㅠㅜㅜㅠ 개치였음

진우에게는 희주가, 희주에게는 진우가 서로가 서로한테 동아줄이 되고 구원이 되는 관계라는 게 진짜 완벽한 멜론데!!!!!! 시즌2 오고있니 오고있지 기다린다? 나 여기서 기다린다? 와주라와주라와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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