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된 직업의 대명사였던 환경미화원이 인기 직종으로 떠오르면서 ‘환경미화원 고시’라는 용어까지 생기고 있다.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재수·삼수는 기본이 됐고, 지원자 중에는 명문대 출신도 상당한 것으로 드러났다. 구미시의 올해 공채에서는 응시자 10명 중 5.6명이 20~30대 청년인 것으로 확인됐다. 

구미시가 지난달 27일부터 지난 3일까지 환경미화원 공채 응시원서를 접수한 결과, 11명 모집에 239명이 지원해 21.7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2003년 하반기부터 시작된 환경미화원 공채는 2009년 55대 1로 최고의 경쟁률을 보인 이후 2010년 33대 1, 2013년 18.4대 1, 2015년 17.8대 1로 조금씩 낮아지고 있으나 여전히 높은 경쟁률을 보이고 있다. 지원자의 학력은 대졸 99명(41%), 고졸 131명(55%), 중졸 이하 9명(3.8%)이다. 여성 응시자도 10%인 24명이나 됐다. 

대표적인 기피 직업으로 손꼽히던 환경미화원의 인기가 식을 줄 모르는 데에는 오랜 경기불황으로 취업이 힘든 데다 상대적으로 연봉이 높고, 정년과 칼퇴근이 보장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안정적인 직업을 선택하는 경향도 한몫했다. 젊은 층 사이에서는 아무리 힘든 일이라도 공무원이라면 민간 부문의 어떤 직업보다 훨신 낫다는 인식이 자리하고 있다는 것. 

환경미화원이 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재수와 삼수는 기본이 됐다. 올해 구미시의 공채에서는 여섯 차례 도전한 40대도 있었다. 응시자의 이력도 눈길을 끈다. 이직을 희망하는 대기업 과장에서부터 공무원 시험 준비생에 이르기까지 다양했다. 서울 명문대 체육과를 졸업한 뒤 장교로 근무하다 갓 전역한 30대도 있다. 

지자체 소속 환경미화원은 공무원에 준하는 무기계약직으로, 공무원 정년보다 한 살 많은 61세가 보장된다. 환경미화원 초봉은 지자체마다 조금은 차이가 있지만 구미시의 경우 연간 4천53만원으로 9급 공무원 초봉 3천여만원보다 많다. 지난해 300인 이상 대기업의 대졸 신입사원 초봉(4천350만원)과도 맞먹는다. 환경미화원 10호봉 연봉은 4천873만원으로 공무원 7급 10호봉 4천783만원과 비슷하다. 물론 정근수당, 기말수당, 체력단련비, 명절휴가비, 시간외수당, 연차수당 등을 합친 액수다. 

체력만 있으면 만 18세부터 59세까지 남녀노소 누구나 지원할 수 있다는 점도 경쟁이 치열한 이유다. 환경미화원 채용 시험은 1차 체력검정, 2차 서류심사, 3차 면접으로 진행된다. 체력시험은 20㎏(여성 10㎏) 모래주머니 메고 50m 달리기와 20㎏(여성 10㎏) 모래주머니 들고 서있기 등 2개 종목으로 치러진다.

지자체 소속 환경미화원은 청소대행 민간 위탁업체에서 근무하는 환경미화원에 비해 업무 강도가 상대적으로 낮다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다. 구미시의 경우 쓰레기 처리업무 중 가장 기피하는 음식물쓰레기 수거는 민간 업체가 담당하고 지자체 소속 환경미화원은 거리 청소 업무를 맡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