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월쯤 유럽 좀 다녀오는데, 왕복 에미레이트 이코노미로 발권을 했었어.

출국편: 인천-두바이 (A380) & 두바이-로마 (B773)

귀국편: 파리-두바이 (A380) & 두바이-인천 (A380)

이렇게 탔었는데, 마지막 귀국편 중 두바이-인천 구간에서 비지니스 업그레이드를 받았어. 내가 샀던 표가 그닥 비싼건 아니였어. 평균이거나 그 이하수준.

그런데 당시 이 구간에 사우디아라비아 동계 올림픽 선수단들이 대거 탑승을 하며 오버북이 돼버렸거든. 그러다보니 여차저차 나도 업그레이드가 된것같았어.

경유였지만, 두바이-인천 구간도 약 9시간이 넘는 장거리 비행에 해당하니까 럭키 하는 마음이었지.

게이트 탑승 중 내 티켓을 찍은 리더기에서 띡띡띡 소리가 울리더니 새로운 티켓이 나오는거야. 직원이 "Oh business! congratulations~"하며 주더라고.

정말 기분이 좋았지.

알다시피 에미레이트 A380에 탑재된 비지니스는 어퍼덱 캐빈 121 구조로 아시아나의 비지니스 스마티움 모델과 대단히 흡사해.

차이가 있다면 저렇게 측면에 냉장고가 따로 있다는 정도?

워낙 와인과 샴페인을 좋아해서 모엣샹동 임페이얼을 실컷 마셨지. 족히 한 병은 넘게 마셨을거야.

예전에는 동일 구간 동일 클래스에서는 뵈브 클리고 옐로우 라벨을 서브 했다는데, 어떤 이유에선지 모엣으로 너프를 받았더라구. 그 점은 좀 아쉬었어.

그리고 다들 알다시피 퍼스트에서는 모엣샹동의 플래그쉽 모델인 돔페리뇽이 서브 돼. 빈티지는 2004, 2006, 2009를 왔다갔다 한다고 하던데..

또 마음에 들었던 점은 기내 와이파이가 무제한이라는 것. 내 에미레이트 회원정보로 로그인하면 비지니스 탑승임이 바로 확인되어 무제한 이용이 가능했어.

따라서 실시간으로 가족들과 카톡도 주고받으며 여유있게 비행을 즐길 수 있었지. 샴페인과 구운 아몬드 그리고 캐슈넛의 조화는 언제나 좋은것 같아.

붉은 색은 승무원이 만들어준 칵테일인데 맛은 그저 그랬어.

에미레이트 항공이 자랑하는 ICE vod 시스템은 정말 만족이었어. 사실 이 부분은 앞선 이코노미 탑승 중에서도 잘 활용했지. 난 비행 중 잠을 거의 자지 않는 편이라

보통 장거리에서는 영화를 4~5편 이상 보거든. 볼게 참 많았어.

콘티넨탈식 조식이야. 비행중 총 두 번의 캐이터링이 서브되는데, 첫번째 메뉴에 해당했지. 할랄 음식들도 있었지만 그냥 무난하게 가보자 싶었지.

저 동글동글한게 처음에 매추리알인줄 알고 그냥 입에 쏙 넣었다가 큰일날번 했어. 엄청 니글니글한 치즈였거든. 질감이 뭐랄까.. 가루를 뭉쳐놓은듯한 퍼석퍼석한 식감이었어.

두번째 캐어터링인 디너코스의 에피타이져야. 닭가슴살 요리였지. 그냥 무난했어.

메인으로는 갈비찜과 해물탕을 곁들인 식사였어. 유럽에 있다가 한국으로 가는 참이라 한식이 좀 그립기도 했고, 기내에서의 갈비찜은 어떻게 서브되나 궁금했거든.

기대 이상으로 맛있었어. 대한항공에서는 맛볼 수 없는 김치도 있으니 더 좋았지. 어쩔수 없는 한국인 입맛인가봐 나도.

후식으로는 가볍게 모듬 과일로. 이어서 케익과 티타임이 있었지만 정중히 사양했어. 배가 너무 불렀거든. 그 대신 샴페인만 계속 마셨지.

2층 비지니스 클래스 캐빈의 최 후단부로 가면 만날 수 있는 바 겸 라운지야. 핑거푸드가 제법 많아서 이것저것 먹고 마시며 수다 떨 수 있는 공간인데, 난 혼자 여행하던 중이라 가볍게 술 한 잔만 하고는 내 자리로 돌아갔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