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경제|기사입력 2007-11-22 07:46

지난 8일 개항한 무안국제공항이 국내에서 다섯 번째로 큰 규모에도 승객들은 거의 없어 여객청사 내부가 썰렁하다.

"비행기가 안 오는디 이것이 뭔 국제공항이다요."

21일 전남 무안군 망운면 무안국제공항 근처에서 만난 주민 박 모씨(59)의 푸념이다. 실효성 논란을 빚으며 우여곡절 끝에 국제공항이란 타이틀을 붙인 무안공항. 개항한 지 2주가 지났지만 텅텅 비어 을씨년스럽기까지 하다.

겨우 승객 20여 명만이 서성거리는 모습이 마치 한적한 시골 대합실에 와 있는 느낌마저 들게 한다. 매일 1만1390여 명까지 사용할 수 있는 2만㎡ 규모 국내선 여객청사를 이용한 여행객은 이날 김포~무안을 오가는 50여 명에 불과했다. 청사 밖에 2000여 대를 동시 주차할 수 있는 주차장에는 겨우 100대 남짓 들어 차 있었다. 국제선은 아예 개점휴업 상태다. 명색이 국제공항인 데도 외국인 모습은 찾아보기 힘들다.

무안국제공항 개항 후 일주일간 전세기를 제외한 국제선 평균 탑승률은 63%, 국내선은 40%에 불과했다. 이는 올해 10월 말 현재 인천국제공항을 제외한 김포 제주 김해 등 전국 14개 공항 평균 탑승률인 74%를 크게 밑도는 수치다.

이 같은 현상이 빚어진 것은 국제공항이란 이름이 무색할 정도로 노선이 절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날 비행기 출발ㆍ도착 시간 등을 알리는 청사 현황판에는 \'중국 상하이~무안\' 한 노선만 달랑 켜 있었다.

현재 무안공항 국제선은 무안과 중국 상하이, 선양을 오가는 등 주 7편이 운항되고 있고, 국내선은 무안과 김포를 오가는 주 7편이 전부다.

특히 국내선은 낮 12시 30분 김포를 출발한 비행기가 무안에 도착한 후 20여 분 만에 김포로 돌아가기 때문에 이용객이 쉽게 늘어나기 힘든 상황이다. 편의시설도 국제공항이라기에는 낯이 뜨거울 정도로 부족했다. 식당은 물론 매점이나 자판기 등 편의시설이 전무한 실정이다.

김포행 비행기를 기다리고 있다는 전 모씨(33)는 "시간이 빠듯해서 점심을 공항에서 해결하려고 했는데 식당은커녕 자판기 한 대도 없어 황당했다"고 토로했다. 지난 14일 문을 연 농협 환전센터도 세 곳 가운데 1곳만 운영하고 있는 상황이다. 김동기 농협 무안국제공항지점장은 "하루에 환전하는 여행객이 많아야 4명가량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따라서 무안공항이 국제공항으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광주공항에 잔류한 국내 항공사 국제선 노선을 무안공항으로 이전하는 것과 신규 노선 확충이 시급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또한 광주~무안 고속도로 조기 개통, 호남고속철 경유 등 접근성 문제도 해결돼야 한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무안공항이 혈세만 낭비한다는 비판을 벗고 명실상부한 호남 지역 국제 관문 구실을 하기 위해서는 국제 항공사들을 끌어들이기 위한 지방자치단체 등 홍보와 마케팅 아이디어 창출 노력이 뒤따라야 한다.

[무안 = 김철수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