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기분 따라 호기심 따라 제멋대로예요

싼 술이든 비싼 술이든 비슷하게 마심

그래도 스깔 때는 좀 비슷해 보이는 술끼리만 섞음

얼핏 보기엔 비슷한 조건인데 사소한 차이로 특징이 이상해져서 맛이 확 바뀌는 술들이 참 재밌음

대부분은 실패인데 그 실패한 이유에 대해서 생각해 보는 것도 상당히 재밌음

까뮤랑 고인이 부딪치면 둘 다 맛이 작살나서 굉장히 각각 단점들이 도드라져 보이는데 그것도 재밌었고,

디플로마티코랑 샤토 드 브류일 vsop를 스깠을 때는 둘의 맛 캐릭터가 중첩이 돼서 뭔지 모를 매캐한 초코맛이 되기도 했는데 그것도 재밌었음

이외에도 여러 가지 스까스까해서 망치고 으음 했던 술들이 꽤 많았는데 대체로 증류주들끼리 스까면 안 좋은 결과가 됐었던 듯

증류주랑 묽은 양조주를 스까면 부즈가 튀는 경우가 많고 양조주도 바디감 묵직한 놈들이 아니면 증류주 캐릭터를 못 이김

증류주는 모난 부분이 많을수록 스깠을 때 그 부분이 돌출돼서 느껴질 때가 많았고 스깠을 때 보완이 되는 경우가 없었던 건 아닌데 다른 원재료를 쓴 술이면 어울리는 경우가 극히 드물었던 듯...... 순간 떠오른 인상들로 경솔하게 블렌딩을 해버리면 생각했던 캐릭터랑 정 반대의 술이 됐는데 재밌어서 이걸 또 멈출 수가 없음. 소주가 여러 가지 스까기 좋다고 보드카에서 안심을 하면 안 되더라고. 에스테르들 중에서도 조금만 스까도 맛이 확 나오는 놈들(주로 쓰거나 떫은 맛)이 있는 반면에 어떤 놈들은 스까면 영향력이 미미해지는 영향도 있어서라고 생각함.

마스터 블렌더들은 참 대단한 거 같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