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내가 마셔본 럼이라곤 플렌테이션 다크/쓰리스타, 론자카파23, 그리고 론디아즈와 바카디 151 정도였다.

하지만 항상 매체들에서 보이는 사람들이 마시는 럼은 바카디 카사블랑카였기에 최근 코스트코에서 2만원대에 하나 업어왔다.

 이걸 호기롭게 집으면서도 내 머릿속엔 상술한 럼들을 니트로 마셨을 때 그리 나쁘지 않았고 이친구도 비슷하게 달달하고 과일향이나고 살짝 화학향이나는... 그런정도의 맛이 나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오늘 퇴근 후 바카디 카사블랑카 샷 하나를 목구멍에 털어 넣어 보았다. "씨발!" 이 좆같은 술에서 느껴지는 부즈는 고구마 주정 희석의 '처음처럼 FLEX'보다 강했고 혀에서는 '진로 is back'보다 처참했다.

 이걸 내가 돈주가 샀을리가 없다고 성분표를 봐도 "럼 100퍼센트"라는 허망한 글자밖에는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깨달았다.

럼이란 족속들은 태생부터 이렇게 너저분하고 추잡한 것들이구나, 그저 그런 너절한 모습을 '숙성'이라는 미명하에 사람들의 혀를 속여왔구나...

럼을 마시는 놈들은 사물의 진정한 본모습을 보지 못하는 사람이거나, 보고도 모른체하는 이들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