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오나, 분명한건" 하고 아이스 퀸이 말했다. "그 사람은 검볼만큼 미남은 아니야. 아니 뭐 못생겼다는건 아니고 검볼만한 외모는 아니라는 거지. 이목구비야 아주 번듯해. 혹 그 사람 언행에 좀 변덕스러운 데가 있을지도 모르지." 그녀는 잠시 말을 멈췄다가 다시 이어나갔다.

"오래 산 사람들이... 종종 그렇듯이 말이야. 니가 그래서 내 얘기를 곧이 곧대로 듣지 않는거잖아, 내 마음이 언제 변해서 내 땅에서 나가라고 할지 모르니까."

피오나는 그녀가 그녀 자신의 성격을 아주 정확하게 알고 있다고 말하려고 했으나 뒤 이어 나온 아이스 퀸의 말이 그녀의 말문을 막았다.

"내가 그 사람을 본 바로는, 그는 니 생각처럼 그렇게 지독한 장난꾸러기가 아니야, 악한 사람의 얼굴이 아니야, 정반대야. 말할때는 입가에 상냥한 표정이 어려있던걸. 또 용모에는 우수가 젖어있어. 마음씨가 틀려먹었다는 생각이 안 들게 말이야. 니가 그때 케이크가 연관되있어 너무 부풀려서 기억하고 있는게 분명해."

피오나는 이때 저번에 마셜 리에 대한 자신의 기억을 변호하는 무슨 말이라도 해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아이스 퀸이 그녀의 말을 계속해서 가로막았기때문에 그녀는 최대한 짧고 간결하게 자신은 그렇게 부풀려서 생각하지도 않고, 그에게 나쁜 감정도 없다고 말했다.

아이스 퀸은 그 말에 살짝 놀라는 빛이었지만 권터가 '누군가'의 편지를 가지고 오자 온갖 생각을 버리고 자신의 행복의 샘에 빠지고 말았다. 그녀는 편지를 읽느라 정신이 없어서 다른 일은 생각지도 못했고 그녀와 대화하느라 지친 피오나도 다시 모자를 쓰고 아이스 퀸의 궁전에서 나왔다.

피오나는 그날 아이스 퀸이 말했던 말들로 마음이 온통 다른곳에 쏠려있어서, 지나가다 만난 사람 누구에게도 별다르게 주의를 기울이지 못했다. 그녀는 마셜리의 괴짜같은 행동과 아이스 퀸이 친절하게 돌변해 자신에게 연예에 대해 조언을 하는 이 이상한 상황에 대해 궁굼해하며 생각하고 생각하는 일 외에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