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다이가 영상물이 공식이라고 말한 적은 있지요.

하지만 사실은 그딴 거 아무래도 상관없다는 게 본심인 겁니다.

애초에 퍼건도 TV판과 극장판의 스토리-설정이 충돌하는 부분이 군데군데 있습니다.

Z건담은 말할 것도 없지요.

영상물은 무조건 공식 역사라고 한다면, 대체 이걸 어떻게 설명해야 하는 겁니까?

영상외에도 AOZ 리부트는?

섬광의 하사웨이와 가이아 기어는 영상물이 아니지만 사실상 정사 취급 받고 있습니다.

반다이가 뭐라고 주장하든, 그 따위 것은 반다이 본인들에게도 상관 없습니다.

건담 팬들에게는 더욱 상관없는 일이지요. 유니콘을 부정하고 싶으십니까?

그럼 마음껏 부정하시면 그만입니다. 생산자들이 뭐라고 지랄을 하든, 중요한 건 소비자들이 어떻게 판단하고 받아들이냐 아닙니까?

우리가 기업의 입장에 일방적으로 맞춰줘야 할 이유가 대체 어디있습니까?

유니콘은 공식 설정이 아닙니다. 애너하임의 허풍섞인 자랑질일 뿐입니다.

아니면 유니콘(스토리, 설정 쪽) 팬이십니까? 그럼 마음대로 유니콘을 긍정하세요. 그건 마음대로 입니다.

대체 다른 사람들 반응이 뭐가 어떻다는 겁니까?

반다이가 돈 많이 버는 게 뭐 어떻다는 겁니까?

선호도라고 하지만 거기에도 여러 종류와 의미가 있는 겁니다.

단편적으로 해석하는 게 아니라, 이면에 숨겨진 사실과 주변 정황, 조건 등을 포괄적으로 해석해야 하는 겁니다.

디자인, 액션, 작화, 우주세기 건담 브랜드의 가치는 판매량으로 증명된 게 맞지요.

작품성과 스토리와 개연성과 설정은 아닙니다.

그리고 제 말은 팬들에 의해 반다이가 입장을 바꿀 수도 있으며,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더라도 괜찮다는 이야기 입니다.

생산자, 공급자에게 그들 만의 입장이 있듯이, 수용자-소비자에게도 나름의 입장이 있으니까요.

원래 문화라는 것은 해체되고 재구성-재해석되어서 수용, 소비되는 법입니다.

원래의 형태 그대로 수용되고 소비되는 일은 없습니다.

우리가 보는 시각은 안구가 수용한 감각 정보를 뇌가 재구성한 것이지요. 전부를 받아들여도 됩니다.

하지만 그 중에 별로다 싶은 것이 있으면, 빼도 되지요. 건담 콘텐츠의 수용과 소비 역시 마찬가지인 겁니다.

반다이가 뭐에 취해 있든, 팬들 말에 전혀 귀를 기울이지 않든, 수용자-소비자가 거기에 휘둘일 필요는 전혀 없습니다.

반다이 자신도 믿지 않는 주장을 왜 수용-소비해야 하지요?

반다이가 신경쓰는 건 이익이고, 수용자-소비자들은 화폐만 갖다바치면 됩니다.

그 외의 것까지 조공할 필요는 없지요. 반다이가 들이미는 것들을 죄다 고를 필요도 없습니다.

저작권을 어기자는 게 아닙니다. 강요하는 것도 아닙니다. 원작자를 무시하자는 것도 아닙니다.

건담은 픽션입니다.

상업적 성과나, 법에 대한 걸로는 이 글을 격파할 수 없습니다.

어디까지나 개인적 차원에서의 일상적 소비-수용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한 작품에 대한 생각이 획일화되어야 한다는 것은 오만이고 강요입니다.

유니콘 팬들이 전부 같은 생각일 거라는 말도 오류입니다.

같은 입장 안에서도 의견이 다를 수 있습니다.

유니콘에 대해 긍정적이더라도 작품성이나 독창성, 정사 자격 여부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을 수 있습니다.

한 작품을 좋아한다는 게 꼭 어떤 이성적인 이유가 있어서 그렇다고 단정할 수는 없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