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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좆노벨] 또다시 지구라는데요?! 0-1편모바일에서 작성

ㅇㅇ(222.110) 2017.07.30 23:42:01
조회 71 추천 0 댓글 1


0. 프롤로그

“안타깝지만 여기까지인 것 같습니다.”
아아, 드디어 끝인가…
“무…무슨 소리에요? 여기까지라니? 의사선생님 그런 말 마시고 제발 우리 아들을…”
“죄송합니다. 더 이상 가망이 없습니다. 강제로 연명하시면 아드님이 힘드실겁니다.”
“아아… 말도 안돼요!! 내 아들이 무슨 죄가 있다고!!! 제발… 제발 제 자식을…”
“죄송합니다…”
그리고 며칠 후 나는 17살에 나이로 숨을 거두었다.

내 이름은 한평생이었다. 부모님께서 한평생동안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라고 지어주신 이름이었다.
남이 보면 웃을 수도 있는 이름이고, 결국 의미도 지켜지지 못한 이름이었지만, 난 꽤 마음에 들었었다.
발음이 착착 감기기도 했고, 무엇보다도 부모님께서 평생토록 잘 살라고 지어주신 이름이니까.
돌아보면 내 인생도 그렇게 불쌍하지만은 않았다고 생각한다.
정말로 착하신 부모님과 귀여운 여동생, 나한테 정말로 잘해주셨고 나는 그것만으로도 행복했다.
다만, 가장 큰 불행은 이 모든 것을 힘들게 만들었다.

내 병의 정확한 병명은 모른다. 외우긴 했었는데 금방 까먹었고 애초에 이름을 안다고 해서 고칠 수 있는 병이 아니였다.
이 병은 몸의 모든 운동 신경을 조금씩 갉아먹는 병이었다.
내 경우에는 좀 더 특수해서 매우 어린 나이부터 진행되었다.
이미 5살부터 다리를 떨기 시작했고, 8살땐 걷는게 불가능해졌다.
12살 때는 하반신이 완전히 마비되었으며 15살 때는 온 몸이 마비되었고, 17살에 결국 죽어버렸다.
부모님에게 평생 고생만 시키고 떠나서 정말로 마음이 아프고, 아직 11살밖에 안된 여동생에게도 정말로 미안할 뿐이다.

8살 때부터 아무것도 못하고 병원에 쳐박혀 있는 나에게 유일한 소망은 밖에서 실컷 뛰어노는 것이었데, 결국 소망은 소망이었나보다.
평범한 17살 남자애들처럼 축구나 농구같은 것고 해보고 싶었고, 친구들과 같이 놀러다니면서 여행도 해보고 싶었는데…
이왕 욕심부린다면 예쁜 소꿉친구도 있었으면 좋았을테고…. 아 결국 사랑이란 것도 못해보고 죽는구나…
생전의 미련과 후회들을 생각하면서 의식을 흐름에 따라 맡긴다.
나는 어떻게 되는걸까? 사후세계가 없다면 이대로 사라지는거겠지?
사후세계란 게 있을까? 사후세계가 있다는 건 신님도 있다는 거고…
혹시 신님이 계신다면 제 처음이자 마지막 소망을 들어주세요.

“제 소망은……”

.
.
.

1. 이세계

“핫 군, 같이 가~”
“어서 오라구, 리타~ 오늘은 저기 보이는 꽃밭까지 가야 돼.”
“핫 군, 너무 빠르다구~”
볼을 뾰롱통하게 부풀리면서 따라오는 5살정도로 보이는 조그마한 꼬마 여자아이.
장미같은 아름다운 빨간색으로 물들인 긴머리카락을 찰랑거리며 촐랑촐랑 따라온다.
긴 속눈썹에 파란 하늘색을 가진 맑은 눈동자, 뚜렷한 이목구비를 가져서 아직은 어리지만 장차 커서 아름다운 여성이 될 것임이 틀림없다. 지금도 충분히 귀엽지만.
“도착했어 리타!”
“핫 군, 여기는?”
“여기는 마가리타 꽃밭! 오늘 리타 생일이잖아? 데리고 오고 싶었어!”
“정말 예뻐… 나 이 꽃 처음봐!! 정말로 예뻐, 핫 군!”
“엑? 너 이름인 꽃을 처음 보는거야?”
“응응, 정말 고마워, 핫 군! 나 정말로 기뻐!”
“리타 잠깐 이리로 와봐.”
“에, 에에?”
“다 됐다. 응응, 리타 꽃 정말 잘 어울려.”
“헤헤… 핫 군이 보기에도 예뻐?”
“응! 정말 예뻐 리타.”
“헤헤... 부끄러워. 핫 군, 나…”
“응? 왜 그래, 리타?”
“나 핫 군이 정말로 좋아!!”

.
.
.

고요함 속에서 한참을 지나서 눈을 떠보니 지구였다.
정확히는 눈을 뜬지는 꽤 지났지만, 내 존재를 처음 의식하게 된 것은 10살때이다.
지금은 15살이고 내 의식을 완벽하게 되찾았다.
다시 태어난 이 곳은 또다시 지구였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평행세계? 아니 다른 차원의 지구라고 해야하나?
우선 지구랑 똑같은 6대륙 5대양이고, 지리와 기후도 거의 비슷하다.
대륙들 명칭은 원래 알던것과는 다르지만 땅모양이라던가 지도는 거의 똑같았다.
다만 오세아니아 대륙(여기서는 판게아라고 한다)이 남태평양 중앙에 위치하고 내가 알던 크기보다 3배는 크다는 정도만 빼면 지리는 거의 똑같다.
다만 원래 지구와 결정적인 차이점은 마법과 생명체?
우선 이 세계에서는 마법이 존재한다.
우리 세계에는 없던 가상입자 ‘오리진’을 이용해서 사용하는 건데, 공기중에 있는 ‘오리진’을 모아서 마법으로 발현(전환)시키고 마법이 효과를 마치면 다시 입자로 돌아가는 방식인듯 하다.
마법은 크게 자연계열, 생물계열, 생활계열이 있다.
자연계열에는 불, 물, 전기, 바람, 빛, 어둠속성이 있다. 단, 어둠속성은 마족밖에 사용하지 못한다는듯 하고.
생물계열은 생명체와 관련있는데 식물들을 급성장 시킨다던가, 사역마를 창조•소환한다던가 그런 느낌이다.
생활계열은 앞에 말한 계열 외의 모든 마법을 말하는데 공간이동, 신체강화에서부터 사소한 것까지 다양한 마법이있다.
마법은 한사람에 자연계, 생물계, 생활계 중 하나에만 특화되어 있다고 하고 마법적성은 15살이 되면 저절로 깨닫게 된다는 듯 하다.
아마 조마간 나도 내 적성을 깨닫게 되겠지.

또, 원래 세계와의 두번째 차이점은 생명체이다.
이 세계에는 인간 이외에도 엘프와 파룸, 마족이라는 지적 생명체들이 산다.
그 외에도 마물들이 사는데 마물들은 세계 곳곳에서 살고 고블린, 오크, 골렘 등등 매우 다양한 종류가 있다. 성격도 매우 다양하고 제각각이다.
지리를 제외하곤 원래 세계와는 전혀 다른, 색다른 게임 속의 이세계같은 세상이지만 불안감보단 오히려 흥분이 앞선다.
왜냐하면 이 곳에서 나는 더이상 병에 고통받지 않아도 된다!! 몸도 매우건강하고 쌩쌩하다.
또 무려 마법이 있다고?!
병원에 입원해 있을 때 내가 가장 많이 했던 것은 게임과 독서였다.
다양한 게임을 해봤고 많은 책들을 읽었지만, 특히나 좋아했던 것은 판타지 RPG게임이었다.
그것이 현실로 이루어졌는데 흥분하지 않을 17살 남자애가 어딨냐고!!(지금 몸은 15살이지만)
아 완전 행복해…

“아, 핫 군 또 바보같은 표정짓네? 요즘따라 자주 그러네. 이상해…”
“엑, 리타 언제부터 거기에 있었어?!”
“핫 군이 집 앞 계단에서 앉아서 눈 감고 이상한 상상할 때부터? 설마 야한 상상을 했다던가?!”
“안 했어!!”
아직은 어린 이 천방지축 아가씨는 내 소꿉친구로 오늘로 15살이 되는 ‘마가리타’이다.
허리까지 내려와서 찰랑거리는 빨간 긴생머리를 가진 엘프와 필적할만한 무척이나 아름다운 외모를 가지고 있는 소녀.
몸매도 참하게 자라서 나올 곳과 들어갈 곳이 딱 알맞다.
“에-, 핫 군 또 이상한 눈빛으로 나를 보는데? 기분 나빠 엑-“
“으읏? 아, 아니라고!”
“음… 뭐 아니라고 해줄게.”
“좀 봐줘라 야…”
어렸을 때는 정말 착하고 귀여웠는데, 이젠 왜이렇게 소악마스러운지… 그래도 귀엽긴하지만
“그래서그래서 핫 군?
“응? 왜 그래 리타?”
“으응- 아니 오늘이 무슨 날이지 않아?”
“응? 오늘이 무슨 날인가? 휴일도 아니고, 딱히 기념일이 있었나?
“에에-… 장난이지?”
“으응? 무슨 날이야? 아! 리타 어머님 생신이셨나?! 아 미안미안, 까먹고 있었…”
“바보! 멍청이! 말미잘! 핫 군, 정말 싫어! 나 집으로 돌아갈꺼야!!”
“잠깐-!”
“앗, 아파! 뭐하는 거야 손 놔, 이 바보야!! 손 치우라구!”
“아야야… 힘은 정말로 쎄다니까. 자 놔줄게.”
“흥, 메롱이다! 집 갈꺼거야. 바-… 응?”
“어때? 생일선물 마음에 들어?? 아직은 돈이 없어서 제대로 된 건 못 사주지만 나중엔 반드시… "
"핫 군..."
"왜... 왜 그래? 혹시 마음에 안 들기라도 한... 읍-"
“핫 군!!”
“리타 그렇게 쌔게 껴안으면 숨막히고 가슴이 닿…”
“핫 군, 정말 좋아해! 아니 사랑해!”
“어이 꽃으로 장식한 은반지가지고 너무 호들갑…”
“아냐아냐! 나 정말로 기뻐! 행복해!!”
“그…그래? 그래도 내가 아직 성에 안 차니까, 다음에는 제대로 준비해서 프로포즈 할꺼니까… 엣? 이건 못 들은걸ㄹ… 읍-“
“에헤헤… 핫 군의 첫키스 내가 가져갔다… 응! 꼭 결혼하자 핫 군!”
“…응 리타. 나도 정말 좋아해.”
너무 행복해보여서 신님이 시샘이라도 나신 것이었을까?
그때까지만 해도 몰랐다. 이 행복한 일상이 갑자기 깨질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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