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대표적으로 인공바둑 두는 애들이 리쉬안하오와 김은지야.
얘네들한테는 인공자체가 그냥 스승이고, 전부지.

인공의 알고리즘이란게 그동안 두어졌던 인간바둑과 인공지능 지들끼리 둔 어마어마한 양의 자료를 축적해놓고, 딥러닝 방식을 통해 그중 가장 좋은 위치의 수를 찿아내는 것이지.

근데 인간은 인공이 아냐. 인간의 뇌용량은 한계가 있어서 인공이 구사하는 그 많은 수들을 다 외우지 못해.
그래서 인공공부 많이한 애들은 바둑이 자기가 익숙한 방식으로 짜여지면, 인공지능 엇비슷하게 두면서 거의 무적포스를 보이는데,
익숙치 않은 방식으로 짜이면, 버벅거리다 맥없이 져버려.

신진서도 한때는 엄청난 일치율을 보이면서 신공지능 소리를 들었지만, 그것만으론 분명히 한계가 있다는걸 알았던거야.
또 모두가 인공공부를 열심히 하면서 그것만으로 큰 차이를 벌리는게 힘들다는것도 느끼게 되고.
그래서 인공을 기반으로 공부하되,
상대에 따라, 판이 짜이는 모양에 따라 상황에 더 적합한 수를 찿기위해 노력하고 있는거지.
그래서 때론 알면서도 뻔한 인공자리에 두지않고, 크게 어긋나지 않는 선에서 최대한 전략적인 판단을 하는거야.

근래에 신진서의 1선 인공일치율은 김은지에게도 못미칠때가 많아.
하지만, 현세의 기사들 누구도 신진서만큼의 성과를 내지못해.
리쉬안하오, 딩하오, 왕싱하오같은 인공기반의 기사들이 결국은 신진서한테 안되는 이유.
그게 누구건 만나는 횟수가 많아질수록 점점 더 신진서의 승률이 압도적으로 높아지는 이유.
한판을 지기가 힘들고, 언제나 80% 이상의 승률을 기록하는 이유는, "신진서"만이 인공을 열심히 공부하면서도, 인공을 극복하고 인간의 바둑을 두려고 노력하기 때문이야.

신진서가 그랬잖아. 인간은 인간만의 위대한 면이 분명히 있다고.
확실히 신진서에게는 리쉬안하오나, 딩하오나, 김은지류와는 다른 바둑의 철학적 품격이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