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뭘까, 내가 뭐가 될 수 있을까, 누군가는 나를 어떤 식으로 느끼게 될까, 그저 그게 불쾌함만 아니었으면 좋겠다고 기도한다

훈련소에서 사람들이랑 잘 어울리지 못하던 어느 날 아침 잠에서 깼는데 문득 서슬 퍼런 기억이 스며 온 머릿속을 가득 채웠어

저 사람들이 나를 미워하는 건 당연한 거야.

그러니까 나를 미워한대도 별로 서러울 것도 아쉬울 것도 없다고, 오히려 그게 당연한 거니 누군가에게 기대하고 그래서 애쓰고 또 실망하고 상처받고 그럴 필요도 없는 거라고.
그냥 그런 대로 흘러갈 뿐인 거라고 그럼 다 괜찮은 거라고

정말 괜찮았는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사실 이상으로 스스로에게 가혹했다는 건 알았지

나는 다정함이 될 수 있을까,

얼마 전에는 어떤 여자애한테 고백하는 꿈을 꿨는데, 친구를 만나 사랑에 관해서 이야기했던 날에 꾸었어. 나는 사랑하다가 죽어버리라는 시를 예시로 들었고 그 애는 내게 철학적인 책을 너무 많이 읽은 거 아니냐고 했지

나는 이름에 '연'자가 들어가던 여자애가 별로 사랑스럽지는 않았는데, 날이 깊고 달이 밝아서, 또 그 여자애가 함께하던 남자애가 그 애를 불행하게 만드는 것 같아서 '우리 사귈까' 하고 고백했던 꿈이었어. 그 애는 곧 잘 아무 것도 없는 표정으로 사랑해, 말했고 나는 정말 사랑하는 거냐고 되물었던가 말았던가

모르겠다 나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