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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북아시아의 알렉산더 광개토호태왕(廣開土好太王) 1.서부 국경에 이는 바람.(2)

獨天文 2005.07.01 06:09:02
조회 67 추천 0 댓글 1




담덕 왕자(談德王子)를 포한한 고구려군은 5월 초에 요동성에 도착했다. 고구려의 젊은 장수 모두루(牟頭婁)가 출정을 며칠 앞둔 날에 고진 장군의 부름을 받고 그의 처소로 찾아가니 이미 그 자리에는 고진(高鎭) 장군과 요동성(遼東城)의 성주인 능기(陵基), 담덕 왕자(談德王子) 등이 자리를 잡고 앉아 있었다. 모두루가 도착하자 고진 장군은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이 자리를 권하였다. 모두루는 고진 장군과 능기 성주, 담덕 왕자 등에게 예를 갖춘 다음 자리에 앉았다. 고진(高鎭) 장군과 능기(陵基) 성주, 고진 장군의 부관 도수기(道受氣), 담덕 왕자(談德王子) 등이 고진 장군의 주관하에 후연을 제압할 전략과 전술을 숙의하려고 한 모양이었다. 고진 장군이 먼저 입을 열었다. "도수기(道受氣) 장군, 동원된 군사의 총인원은 얼마나 되오?" "4만여명입니다." "병사들의 사기는 어떠하오?" "충천해 있사옵니다." 도수기 장군의 보고에 자리에 앉아있던 사람들의 눈길이 모두루(牟頭婁)와 담덕 왕자(談德王子)에게로 쏠렸다. 군사들의 사기진작에 두사람의 공로가 크다는 암묵적인 인정이었다. 원정군을 보낸다는 결정이 내려졌을 때만 해도 군사들의 사기는 높지 않았다. 원정을 위한 군대인지, 화평관계를 맺기 위한 압력용인지 도무지 분간이 안되었기 때문이다. 전쟁의 승패와 직결되어 있는 군사들의 사기가 저하되어 있어서 고진 장군의 마음은 무거웠다. 그러나 이런 결정은 기우였다. 두소(杜昭) 일당의 비겁한 주장에 반대하여 소신을 당당히 밝친 의기있는 청년장수 모두루(牟頭婁)가 출전을 자원했기 때문이었다. 모두루의 의기(義氣)에 고구려군의 사기는 크게 진작되었다. 모두루는 그 어떤 것도 겁내지 않고 물러설 줄 모르는 두둑한 배짱의 소유자였다. 그런데 정작 사기진작의 가장 큰 공로는 담덕 왕자(談德王子)의 행동에 있었다. 담덕 왕자가 처음에 원정군에 합류한다고 했을 때만 해도 군사들은 서로 숙덕거렸다. "열두살 먹은 어린애를 딸려 보내다니....." "그러게 말이야. 이게 후연을 정벌하러 가는 것인가, 아니면 유람하러 가는 것인가 알다가도 모를 일이야." 이런 비웃음 속에서도 담덕 왕자는 묵묵히 원정군에 합류해 나갔다. 그는 누구의 도움도 받지 않고 한치의 흐트러짐 없이 꿋꿋이 말을 타고 달려왔다. 그런데다 왕자로서 대접을 받으려고 하기보다는 스스로 병사들과 함께 숙식하며 지내왔다. 그런 과정에서 비웃음은 이내 사라져 버렸다. 병사들은 담덕 왕자의 의젓하고 늠름한 기상을 입이 닮도록 노래하며 그의 모습에서 고구려 미래의 희망을 엿보았다. 군사들은 자각적으로 질서와 규율을 지켰으며 후연을 격퇴하고 말 것이라는 의지를 다졌다. 그러다 보니 군사들의 사기는 자연 고조되었다. 이심전심(以心傳心)의 눈빛이 오간 후 고진 장군은 이미 마음의 결심을 오래 전에 한듯 단호하게 말했다. "후연에 대한 공략을 오래 끌면 좋을 것이 없소. 시간을 끌수록 이롭지 못하오." "지금 공격하자는 것이옵니까?" 도수기(道受氣)가 물었다. "그렇소. 늦출수록 후연은 방비를 취할 것이오. 허술할 때 발리 공략하는 것이 상책이오." 모두가 찬성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이런 분위기 탓인기 능기(陵基) 성주가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옳은 의견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성상(聖上) 폐하(陛下)의 직접적인 어명(御命)이 없으니....." "알고 있다시피 후연은 국경 근처에 군대를 진주시키고 있소. 적대하지 않겠다면 그렇게 할 이유가 없을 것이오. 나는 이미 이것을 폐하께 상세하게 보고하여 올렸소." 고진(高鎭) 장군의 태도는 확고부동했다. 그러나 능기 성주가 다시 반문했다. "그렇더라도 폐하의 어명(御命)이....." "아직 폐하의 명이 하달되지 않은 것은 사실이오. 하지만 폐하께서는 이곳의 정세 파악을 유념해서 받아들일 것이오. 그러니 걱정하지 않으셔도 될 것입니다." "알겠습니다." 능기가 고진 장군의 말에 동의를 표하자 다른 이견은 없었다. 고진 장군이 다시 입을 열었다. "이번 원정에서 요동군(遼東郡)과 현도군(玄都郡)을 장악해야 겠소." 고진(高鎭) 장군의 말이 떨어지자 잠시 침묵이 흘렀다. 고진 장군은 이번 원정의 목표를 단지 시늉만 내는 전쟁이 아니라 서쪽 국경의 안위를 위해 요동군과 현도군을 완전히 장악하자고 분명하게 밝히고 있었다. 현도군은 대릉하 유역의 서쪽, 즉 지금의 부산(部山) 부근에 있었고 요동군은 지금의 산해관(山海關) 부근이었다. 요동군과 현도군은 고구려를 침략하려는 후연의 전초기지 역할을 할 곳이었다. 현도군이 육로를 통한 전초기지라고 한다면 요동군은 해로를 통해 고구려를 공격할 수 있는 지점이었다. 현도군과 요동군을 장악한다면 후연의 침략을 쉽게 방비할 수 있었다. 고진 장군이 이번 원정의 목표를 명확하게 선언하자 힘찬 목소리가 이구동성(異口同聲)으로 울려나왔다. "옳습니다." "이번 기회에 침략의 기도를 아예 꺾어 놓아야 합니다." 모두루(牟頭婁)는 들뜬 분위기 속에서 담덕 왕자(談德王子)를 쳐다보았다. 담덕 왕자는 그 어떤 표정도 내색하지 않고 조용히 경청하고 있었다. 상황을 파악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고, 어린 나이여서 배우려고 애써 침묵하는 것 같기도 하고, 도무지 가름하기 어려운 표정이었다. 고진 장군이 열정적으로 다시 말을 이었다. "후연(後燕)의 방어진을 돌파한 다음 능기 장군은 현도군을, 모두루 장군은 요동군을 맡으시구려." "알겠습니다." 능기(陵基)와 모두루(牟頭婁)가 힘있게 대답했다. 모두루는 정말 기뻤다. 고진 장군의 대담한 목표가 마음에 든 데다 자신이 요동군을 맡게 되었으니 감격스러웠다. 고구려의 기상이 죽지 않고 살아 있음을 실감할 수 있었다. 고진 장군이 주도한 전략회의가 거의 끝나갈 무렵, 지금가지 아무 말없이 지켜보기만 하던 담덕 왕자가 입을 열었다. "제가 얘기해도 괜찮겠습니까? 주제넘게 나서는 것 같아....." "아니옵니다. 말씀하시옵소서." 고진(高鎭) 장군이 공손하게 대답했다. 이미 고진 장군은 원정 올 때에 담덕 왕자(談德王子)의 행실을 직접 눈으로 보아왔던 것이다. "그러시다면..... 이번 원정의 목표는 설정했지만 그것을 어떻게 달성할 것인가에 대한 얘기는 아직 논의되지 않았다고 생각됩니다. 그에 대해서는 어떻게 하시려는지....." "....." "지금 후연은 국가체제도 정비되지 않고 폭동이 일어나고 있는지라 혼란스럽습니다. 그렇더라도 후연은 고구려가 원수로 여기고 있다는 것쯤은 알고 있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고구려 원정에 대비해 일정한 대책을 세우고 있다고 봐야 할 것입니다." 담덕 왕자는 잠시 말을 멈춘 다음 모두를 바라보았다. 조용하지만 확신에 찬 목소리였다. 열두살 먹은 어린아이의 모습이 아니었다. 제장(諸將)을 지휘하는 군사 지휘관의 모습이었다. 모두루를 포함한 여러 장수들은 자신도 모르게 그 어린 왕자의 태도에 몸이 움츠러드는 것을 느꼈다. 담덕 왕자는 자신의 말에 한층 더 무게를 실어나갔다. "연(燕)나라는 분명 고구려에 경계심으 가지고 있는 터라 이번 전쟁의 성공여부는 후연의 첫 방어진을 어떻게 돌파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후연의 방어망을 다른 시일 내에 깨뜨리지 못한다면 진퇴양난에 빠질 수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담덕 왕자는 여기서 말을 끊고 다시 좌중을 둘러보았다. 어린 담덕의 시선에 좌중은 조용했다. 사리를 분명하게 짚어내는 그 예리한 안목에 감히 대꾸하지 못했다. 목울대로 침을 삼키는 소리만이 조용히 흘러내렸다. 담덕 왕자(談德王子)는 다시 말을 이었다. "이번 전쟁의 승패가 첫 싸움에 달려 있다는 점에서 누가 처음에 나서서 싸우느냐가 중요합니다. 연나라는 아직 대비가 체계적이지 못하기에 수성전(守城戰)을 전개하려고 할 것입니다. 그러다가 헛점이 보이면 역습을 가할 것입니다. 이것을 염두에 두고 첫 전투를 진행한다면 이번 전쟁은 승리로 귀결될 것입니다." 사리 분명하게 군사 전법을 밝힌 담덕 왕자의 태도는 군사 전략가다운 모습이 보이기도 했다. 장수들은 담덕의 말에 진심으로 공감하고 있었다. 모두루(牟頭婁)가 고진 장군을 향해 절도 있게 한쪽 다리를 뒤로 뺀 채 무릎을 구부리고 우렁찬 목소리로 얘기했다. "장군님, 소청(小請)이 있사옵니다." "말씀해 보시오." "저를 선봉장으로 삼아 주시옵소서. 제 한 목숨 바쳐서라도 연나라 군대를 기필코 격파하여 성상(聖上) 폐하(陛下)의 성은(聖恩)에 기필코 보답하겠습니다." 고진 장군은 모두루를 대견스럽게 바라보면서 자기는 이미 나이가 들어가고 있음을 느꼈다. "고구려 남아의 기개를 후연에 똑똑히 보여 주시오. 후연이 다시는 아국 고구려를 넘보려는 마음을 품지 못하게 하시오." "황공하옵니다. 고구려 영토를 넘보는 후연을 철저히 응징하여 나라의 기상을 만방에 떨쳐 보이겠사옵니다." 의기(義氣)에 넘친 모두루의 목소리가 막사를 뚫고 힘차게 퍼져 나갔다. 그리하여 모두루는 선봉장이라는 중임을 맡아 후연의 국경을 넘어 제일 먼저 후연 군대와 접전(接戰)을 벌이게 되었다. 출처; 정일호(鄭逸鎬) 著 천손왕국(天孫王國) 대고구려(大高句麗)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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