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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인간실격을 읽은 친구에게

미리내(175.194) 2017.10.18 06:51:01
조회 750 추천 0 댓글 8

친구야, 먼저 너가 다자이 오사무 <인간실격>을 선봉으로 한 경제공황기의 일본 소설, 또 도스토예프스키 <지하로부터의 수기>를 읽고서

비슷한 느낌을 받았고, 더 나아가 이 소설들을 '하나로 분류할 수 있는게, 하나의 장르가 아닐가?'라고 생각한 네가 훌륭하게 보인다.

네가 언급한 소설을 읽어보진 않았지만, 나 역시 다른 책을 읽고, 다른 것들 속에서 그렇게 느낀 적이 있는데 그걸 너와 이야기하고 싶다.


김수영 시인의 시를 읽으며, 시인의 마음 속에 시인을 계속해서 태우는 불, 니체의 글에 있는 니체의 열망, 결국 그를 미치게까지 몰아간 그 뜨거운 열망이 무엇인지, 

비트겐슈타인도 그리고 이 사람들의 글로 찾아가는 내게도, 계속해서 끓어오르며 나를 태우는 게 있었다.

그리고 난 '어쩌면 이것들이 같은 게 아닐까?' 라고 생각했다.

너무 나간 걸지 모르겠지만, 어느 날 살인마 정남규의 인터뷰를 본 일이 있는데 심지어 그 역시도 같은 말을 했다.

그 살인마는 "왜 사람들을 죽였소?" 라는 프로파일러의 물음에

"당신이 프로파일러니 내가 왜 이런지 당신이 알려주시오. 어느 날, 뱃속 가슴 깊이에서 부터 '우우우우웅'하고 올라오는 느낌이 있다. 그 기분 나쁜 느낌을 없애려 수도 없이 애썼지만 실패했다. 그러다가 처음 살인을 했을 때, 그것들이 사라지는 느낌을 받았다" 라고 답했다.


넌 그 소설들이 긴 과거회상과 독백으로 이야기를 풀어간다 했다.

혼자가 되본 적이 있었는지 물어봐도 되냐, 입 밖으로 내뱉든, 내뱉지 않든 모든 말이 독백이 되는 혼자.

혼자였던 적이 없다면, 영화 <케스트 어웨이>의 배구공 윌슨이 어쩌다 탄생했는지 떠올려 보면 좋을꺼야.

그렇게 긴 시간 혼자였던 사람이 어느 날, 누군가를 만나고 말을 꺼내려 할 때면 당황스러운데

어디서부터 어떻게 말 해야할지, 그 사람과 나 사이 어디에 접점이 있을지, 또 그 사람이 자신을 알려주고 싶은 사람이라면... 더 심각해지지 않을까?.



...

친구야, 아침식사를 하고나니 글쓰기가 힘들어졌다.

글을 다듬기는 커녕. 일단 날라가기 전에 올려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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