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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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작가가 자기작품의 해설을 쓰는건 구린 행위라고 생각하고있었지만 본인은 아직 프로도 아니고 이 만화도 여러 시도를 해보자는 실험적 취지에 가까웠기에 보다 풍부한 감상평을 듣고자 해설 비슷한것이나마 남겨봄.

일단 처음 이 만화를 구상할때 장르는 코스믹호러라고 생각했고 서사의 구성 역시 러브크래프트의 것을 따왔음.즉 명확한 실체가 있는것이 아닌 인간이 이해할수 없고 악의가 있는지 의도조차 파악할수 없는 불가항력적인 존재를 묘사하려 했음.

그리고 다음은 그런 존재를 대하는 인간의 반응인데 이 부분에선 영화 곡성을 많이 참고했음.영화에서 외지인의 등장과 함께 일어나는 여러 기괴한 사건들에 대해 인물들은 이성적인 사고에 의한 갈피를 전혀 잡지 못하고 상황에 휘둘리다 결국 실체도 알수 없으면서 무엇을 믿어야할지 결정해야하는 상황에 내몰림.감독의 인터뷰와는 별개로 영화 내적으로 외지인은 등장인물들에게 악마로 불릴 뿐 스스로의 정체를 밝힌적이 없음.즉 감독 개인의 생각은 있었지만 그 정체에 대해선 관객의 판단에 맡긴것인데 이 만화도 비슷한 맥락임.만화는 주인공 시점에서 진행이 되었기에 일련의 상황들은 기괴하게 묘사가 되었지만 만약 주인공이 다른인물 (예컨데 종교인같은)이었다면 작품의 분위기 역시 달라졌을 것임.그럼에도 저 존재를 이해할수 없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지만.그러니 저것의 정체는 독자가 생각하는 대로임.천사라 생각하면 천사고 괴물이라 생각하면 괴물이고 신기루라 생각하면 신기루고.

마지막으로 철저하게 현실적인 인물이 결국 신을 찾게 된다면 과연 그 이유는 무엇일까에 대한 생각이었음.

작중 등장한 천사(혹은 괴물)이 아닐지라도 우리 삶에도 불가해한 일들이 있음.가령 악인이 선한사람보다 잘 산다던지 본인에게 극단적인 불행이 닥친다던지.

이때 사람은 단지 존재할 뿐인 상황에 의미들을 부여하기 시작함.그리고 더이상 잃을게 없는 상황에서 말 그대로 지푸라기라도 잡게 됨.치료의 성과를 거두지 못한 암 환자가 민간요법에 의지하듯.만화의 주인공 역시 무신론자에 현실적인 성격의 인물이지만 더이상 희망이 존재하지 않음을 깨닫자 그 역시 빛을 따라갔음.왜냐하면 밑져야 본전이니까. 

암튼 이런 의도가 전달되지 않았다면 그건 본인의 역량이 아직 부족해서일거임.어찌됬든 부족한 만화 봐줘서 감사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