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팔 한쪽에 반드시 전공서적을 끼고 걸어다녀라

미분학 선형대수학 해부학 경영학 스케치북 다 좋다 일단 뭐든 끼고 다녀라. 좆도 없는 학벌 공부하는 척이라도 하는게 낫다. 6등급 무역학과 친구들도 제발 뭐라도 가지고다녀라. 등신같이 술병 끼고 다니면서 부침개 뒤집지 말고.


2. 의치약 과잠 보이면 피해라.

천상계 시민의치대생과 인간계 간부 약대생들에게 펼쳐질 꽃길을 가로막지 마라. 그들이 뜻을 표하는 곳이 곧 길이 될 것이며, 그곳엔 벚꽃잎만이 가득할 것이다. 너희들의 길은 그저 똥기저귀냄새 풍기는, 마치 비오는 가을날 은행나무 그늘일 뿐이니.


3. 그렇다고 기죽지는 말아라.

의치약은 의치약일 뿐 너희들이 알아서 기죽을 필요는 없다. 너희는 그들과 다를 뿐이지 틀린 게 아니다. 어렸을 때 꿈꿨던 너의 밝은 미래를 생각해라. 다들 어깨 펴고 한 손엔 전공서적, 한 손엔 토익 영단어장, 가방엔 독서대와 필통, 토익사관학교 기출문제를 담고 꿈을 향해 정진해라. 비단 그 꿈이 중소기업 경리일지라도.


4. 죽은 눈깔은 뽑아라.

조선대 후문 술집거리를 가보면 사람들이 하나같이 눈빛이 죽어있다. 더 웃긴 건 술자리 얘기를 엿듣다 보면 죄다 인터넷방송, 연예인, 게임, 클럽 혹은 헌팅술집 등등 가십거리뿐이다. 술이 너희를 그렇게 만든건지 너희가 그런 놈이라서 술을 찾는건지 모르겠지만 죽은 눈깔을 뽑고 미래를 얘기해라. 조선대 다닌다고 미래까지 '조선' 할 순 없지 않은가. '전남'까지는 아니더라도 '원광' 혹은 '순천'은 뛰어넘는 눈깔을 가져라.


5. 가오잡지 마라.

겸손해져라. 고등학교 중학교시절 머가리 든 건 없고 대학은 가고싶어서 부모등골 뽑아 구워먹는 버릇 못이겨 씹지잡 좆선대 왔으면, 대학생답게 행동해라. 목소리 크고 담배 피우며 술 좀 먹어봤다고 너가 남들보다 대단한 게 아니다. 도대체 왜 대학까지 와서 고등학교 시절 가망없었던 쌩양아치짓을 하려고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