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한 가구당 자산이 1년 사이 1천24만 원이 늘어났지만 이 중 부채가 614만 원을 차지, 자산 증가의 60%가 빚 때문에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이 전국 2만 가구를 대상으로 조사해 20일 발표한 '가계·금융·복지 조사결과'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기준 부산의 가구당 자산은 2억 5천236만 원으로, 전국 평균(3억 2천557만 원)보다 7천321만 원이나 적었다. 부산의 가구당 부채는 4천171만 원이었다.

통계청 '가계·금융·복지' 조사
3월 기준 2억 5천236만 원
부채는 4천171만 원 달해
자산 증가분의 60% 차지

자산 규모는 7대 도시 중 최저
16대 광역시·도 중 13위 불과

특히, 부산의 자산은 서울을 포함한 7대 도시 중 가장 적었으며, 16대 광역시·도 중에서도 13위에 불과했다.

반면, 울산의 가구당 자산은 3억 3천26만 원으로 서울·경기에 이어 전국 3위였으며, 부채는 4천572만 원이었다. 경남은 자산 2억 6천752만 원, 부채 4천41만 원이었다.

부산의 가구당 자산은 명목상으로는 지난해 2억 4천212만 원에 비해 1년 사이 4.2%(1천24만 원)가 늘어난 것이다.

하지만 자산을 구성하는 요소인 부채가 1년 동안 17.5%(614만 원)나 급증하며 자산 증가분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부채 증가로 인해 자산이 늘어났다는 의미이다. 자산에서 부채를 뺀 순자산만 따질 경우 부산은 지난해 2억 655만 원에서 올해 2억1천64만 원으로 불과 409만 원 증가에 그쳤다.

부산의 가구당 자산을 항목별로 보면 부동산평가액이 1억 6천686만 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금융자산 7천95만 원, 기타 실물자산(자동차·300만 원 이상 내구재 등)이 1천455만 원이었다. 금융자산은 저축 5천775만 원, 전월세 보증금이 1천320만 원이었다.

또 부산의 지난해 소득은 가구당 4천25만 원으로, 이 중 근로소득은 2천528만 원, 사업소득 1천48만 원, 이전소득 301만 원, 재산소득 148만 원 등이었다.

한편, 전국 가구의 평균 부채는 5천818만 원으로 지난해보다 6.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소득 하위 20%인 1분위 저소득 계층의 부채가 많이 늘었다. 1분위 가구의 빚은 1천246만 원으로, 1년 전보다 24.6% 늘어났다. 소득 하위 20∼40%인 2분위 가구의 부채도 3천330만 원으로 16.3% 증가했다. 반면, 소득 상위 20%인 5분위 고소득 계층의 부채는 1억 3천723만 원에서 1억 3천721만 원으로 조금 줄었다.

전체 가구의 평균 소득은 4천475만 원으로, 지난해보다 5.7% 늘었다. 그러나 처분가능 소득은 3천645만 원으로 4.9% 증가에 머물렀다.

평균 소비지출은 2천307만 원으로 불과 0.2% 늘었다. 빚과 경기침체로 돈 씀씀이가 별로 늘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교육비(-2.9%)와 식료품(-2.0%) 지출은 줄었고, 통신비(7.6%)와 의료비(4.7%) 지출은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