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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 옹이 글쟁이로 나오는 상상이 현실이 됐구만

몽블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7.04.10 23:40:13
조회 1617 추천 53 댓글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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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작가가 (열혈)독자를 앞에 두고 있는 이 장면을 계속 보게 된다.

한사람은 자판과 텍스트를, 한사람은 책(총)을 보고는 있다. 설이는 타이핑 하다가 원고에 몰입해서 앞에 앉은 세주의 존재도 잊고 성덕이 된 순간조차 잊어버린 것 같다. 그걸 츤츤하게 염탐하는 한작가의 표정 변화나 둘이 마주한 공간의 분위기는 조밀하고  팽팽하면서도 풍성했어.



언어학자들은 우리가 '말하는 주체'로부터 출발했다고 하던데,  사실 그 주체는 '듣는 주체'이기도 하잖아.  갤질할 때를 떠올려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어. 한 단어, 한 줄  쳐써놓고도 잽싸게 여러번, 지연되는 걸 은폐하면서 동시적으로 자기 글을 읽게 되지. 내가 쓴 글을 읽는 사람. 흔히 그는 타자로 명명될테지만 글 쓰는 사람에게 있어 그 첫번 째 타자는 늘 나 자신이여.

여기서 끝나나? 그 첫번째 타자를 잠시 뒤로 물러서게 하고  또다른 타자를 끊임없이 환기시키는 행위가 글쓰기의 동력이 된다. 이 내밀한 행위는 내 말을 이해하지 못하는 불통의 타자를 두고 목숨을 건 도약을 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가끔 생각하거든. 음. 이건 뭐 구치소에 있는 누구 화법이랑 점점 비슷해지는구나. 큽. 암튼.


줬다 뺏는 게 제일 나빠!

라고 했나?


호혜성을 전제로 했던 꽤 오래전 시대 - 증여와 교환의 체계에서는 주어야 할 의무에 받아야 할 의무, 되돌려주는 의무를 수행하는 것이 그 사회를 유지시키고 결속시키는 힘이었어. '포틀래치'를 찾아보면 알 수 있지. 출생, 혼인, 부고 같은 통과의례나 명예회복이 필요한 인생의 중요한 포인트에서 증여와 선물을 나누는 연회를 베풀었던 것 말야. 그걸 받아들인 손님은 나중에는 더 큰 포틀래치를 베풀어야 했지. 그런 시대에 '준다는 것'은 자신이 더 우월하다는 것을 강조하는 행위였어. 후한 인심. '주는 것이 이로운 것이다' 가 룰이었고 아낌없이 팍팍 쐈다. 그랬던 시대에 비하면,


세주의 현생은 '주는 행위'가 아니라 자신이 그러모은 재화의 양으로 자신의 부를 과시하는 시대인 것이다. 그렇다고 포틀래치의 시대가 무사무욕 무릉도원은 아닌 게,  준다는 것은 더 우월하다는 것을 과시하는 행위이고, 증여나 선물의 행위를 주고받는 사람 간의 위계를 인정하는 거잖아. 까칠하고 찌질하며 어딘가 상처받은 길냥이같은 세주 캐릭터는 이미 한번 받았던 것을 급부로 빼앗기는 상실을 경험했을 거야.  매일 같은 시각 아마도 늦은 저녁 카페인을 갈급하고 샌드위치를 우겨넣으며 자신의 위상을 세웠고, 어느덧 누렸는데 받았던 걸 강탈당하는 걸 어떻게 참겠나. 옛날사람들처럼 시원하게 줘본 적도 없는데 어쩔. 더구나 주고 받는 행위에서 호혜성이 전제되지 않는 경우 대개는 동정이나 굴욕을 동반하기 마련이고, 굴욕을 대가로 무언가를 받았다면 그걸 다시 빼앗기는 건 받은 것을 두배로 토해내는 것 만큼 억울하겠지. 배액배상은 위약에 해당하는 건데 이건 적반하장.



그런 사람에게서 글을 써서 남에게 보인다는 것. 타자를 환기하며 끊임없이 호명하는 행위 = 글쓰기는 어떤 의미가 있을까? 글쓰기는 주는 행위일까, 받는 행위일까? 나는 이 드라마에서 고것이 알고 싶더라고 ㅋ. 글을 써서 유통하는 행위, 교환가치로 자신의 글을 평가받는 행위에 경도된 작가라는 설정은 너무 뻔해서 오히려 맥거핀일 거 같고 기획 의도에도 '나 아닌 다른 이들을 위한 대의가 존재했던 시대...... 우정과 순애보, 따뜻한 위로와 응원, 어깨를 툭툭 두들겨 주는 따뜻한 손길이 다시 나를 삶의 (어떤) 방향으로 이끈다.... '고 되어있는 걸 보면 뻔하게 풀 것 같지는 않아. 그쵸 작가님? ㅋ 암튼 독자를 앞에 두고 독자의 반응을 츤츤 흘겨보며 웃는 이 얼굴을 보면 (좀 아쉽긴 해도) 이 드라마를 열심히 안볼래야 안볼 수가 엄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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