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수네 마당 시퀀스는 볼수록 달리 보여.

종수 표정... 홍식이 이 때 아무 것도 생각하지 마라는 감독님 주문에 정말 아무 생각없이 했다고 그랬던 것 같은데

길지 않은 대사 속에서도 감정 기복이 엄청나더라.

기사에 종수 아버지 스틸 풀린 거 보니까 아버지가 마당에서 (옷가지를) 태우는 씬도 찍었던 모양인데 말이지.

간혹 사람들이 누군가에게 자기 히스토리를 털어놓는 건

상대방과 감정적으로 어떤 딜을 하고 싶은 경우.(내가 패 하나 깔테니 너도 하나 까. 너에 대해 알고싶다는?)

반대로 나 이런 넘이야 하고 날을 세우는 방어막인 경우,

이것도 아니면 그저 충동적으로 그날의 하늘이나 공기, 감정이 그렇게 시킬 때가 있을거야.

그날 종수는 어떤 이유였을지.

황혼에 물든 하늘, 대남방송 확성기 소리, 새떼들, 약기운 이런 것들이 그렇게 시켰을 수도 있고.

어제 스라톡 텍스트 읽어보니까 감독님이 이 장면에 대해 많이 얘기하셨네.

종수는 진지하게 아버지에 대한 분노와 자기 힘든 삶을 얘기하면서도

벤 니가 어떤 인간인지 모르지만 내가 굉장히 기분이 안좋은데 적어도 내 여자만은 안건드렸으면 좋겠다는

자기도 모르는 말을 한것일 수 있다는 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