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빛이 우주 저편 어느 벽에 부딪쳐 먼지가 되었다. 

붉은빛이 우주 저편 어느 울타리에 갖혀 있다 비가 되었다. 

문득 무수히 쏟아지던 색색 불꽃 축제의 향연을 지켜보다 잠들때가 된 아이처럼 간절함이 타오른다. 

잠이 와서가 아니라 축제가 끝났기 때문에 잠이든다. 

눈을 감으면 어떤 불꽃은 눈꺼풀 안에서 다시 산다. 

그 중 어떤 것은 마음에 담겨 기억이 되고 기억이 되면 무엇하리... 

그 중 어떤 것은 영혼에 담겨 추억이 되고 추억이 되면 무엇하리...

 불꽃이 환히 타오를때만 해도 어둠은 부질없이 흩어져 우왕좌왕하고 혼란스러워했다. 

내 창가를 서성거렸던 어둠이 금새 영원히 사라져 줄 것 같은 기쁨이 함께 방을 가득히 밝혔다. 

'어둠은 별거 아니구나... ' 아이의 입가에 웃음이 번졌다. 그 미소 주변에 패인 깊은 주름이 함께 웃었다.

 그렇구나. 많이 늙어 있었구나... 

빛이 마지막으로 이 밤하늘을 수놓았던 기억을 가진 마지막 사람이 되어 그날을 맞이한다고 생각한다. 

모든것이 어둠과 먼지속으로 묻혀 사라져 버렸다. 

그리고 묻혀 떠나가지 않은 마지막으로 신(神)을 손수 묻어 저멀리 날려보냈다. 아침을 맞이할 일이 없으니 홀연(忽然)히 잠이 든다.

 의식이 아득히 멀어지면 영생은 이때부터다. 먼지와 어둠으로 돌아간 엄마에게 뛰어가 이렇게 외쳐야겠다.

 '나는 이제 어둠을 무서워하지 않게 되었어요... ' 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