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 애니를 크게 두가지 스타일로 구분하자면

1) 디즈니형(=뮤지컬형): 전통적으로 히트쳤던 디즈니 애니들의 스타일. 내용은 별거없는 동화이야기이지만, 여기에 매력적인 ost를 바탕으로 한 뮤지컬 연출, 그리고 부수적으로 캐릭터빨(공주, 귀여운 동물 등) 및 이쁘고 동화적인 영상미를 어필하는 장면 등으로 승부보는 스타일

-예: 인어공주, 미녀와야수, 알라딘, 라이온킹, 라푼젤, 겨울왕국, 모아나 등

2) 픽사(&드림웍스)형: 참신한 세계관과 스토리로 승부를 보고 거기에 감동 한스푼 확 끼얹는 스타일

-예: 토이스토리, 월E, 인사이드아웃 등의 픽사 애니들, 주토피아(픽사스튜디오 작품이 아니지만 스타일은 이쪽에 가깝다고 볼 수 있음)

요렇게 구분 된다고 볼 수 있음

그런데 코코가 가진 재미는

세계관과 그 안의 스토리를 풀어내는데 중점이 있고

막판에 딱 감동 한스푼 집어넣는 것까지

'픽사형 애니'에 가까워 보이면서도,

사실 그 안에 '디즈니형 애니'의 강점까지 두루 갖추고 있음

일단 스토리에서 느껴지는

가족적인 분위기나 동화적인 영상미도 그러하고,

무엇보다 '디즈니형'의 가장 큰 정체성은 음악의 임팩트있는 활용인데,

감동적인 장면에서 리멤버미 딱 깔아주는 연출,

그리고 이야기의 모티브에 맞춰 ost로 잘 녹여낸

전통 음악 스타일의 곡들은 라이온킹이나 모아나가 생각나고,

또 내가 코코에서 가장 좋아하는 아래 장면 역시

음악을 재치있고 코믹하게 활용한 연출이

뭔가 인어공주의 키스더걸 생각나는게

딱 디즈니 뮤지컬애니들 느낌나는 장면이었음

(이 장면은 특히 악역이 노래를 부르는 것부터가

지극히 디즈니스러움 ㅋㅋ)

즉, 뮤지컬은 화려하지만 이야기 자체는 단조롭던 디즈니형 애니,

스토리에서 오는 재미와 감동은 디즈니형보다 낫지만

음악의 임팩트 면에서 큰 어필은 없는 픽사형 애니,

이렇게 두가지 스타일의 애니가 가지던 장점을 두루 활용해서

서로 비어있던 부분을 보완하고

두루두루 대중적으로 즐기기 좋게 여러 요소가 꽉 차 있는

훌륭한 오락성을 가진 애니가 만들어졌다는 느낌임

난 사실 코코 같은 밸런스형보다는

어느 한쪽 방면에 극단적으로 특화된 애니들을 더 좋아하긴 하는데

(뮤지컬 연출에서 최정점을 찍은 앨런멘켄의 90년대 디즈니애니들이나

픽사애니 중에서 참신함으로 독보적이었던 인사이드아웃 등),

요런 애니들은 그야말로 그 스타일에서 레전드를 찍은 작품들이라 좋은 것이고

코코 같은 케이스는

그야말로 두루두루 여러 관객층이 무난하게 즐기기 좋도록

알차게 잘 만들어졌다는 생각.

픽사가 디즈니에 합병된 이후

서로의 스타일이 긍정적으로 상호작용을 이룬 케이스인 것 같은데

앞으로 이런 작품들이 또 나와줬으면 좋겠다

만약 90년대 앨런 맨켄옹이 곡 썼던 인어공주나 미녀와야수 급 노래빨에

인사이드아웃이나 월E급 스토리텔링까지 모두 갖춘 애니가 나온다면

그야말로 디즈니 스튜디오 역사상 역대급 작품이 될텐데

요새 보면 서로 시너지를 이루기보다는

그냥 디즈니는 디즈니대로

픽사는 픽사대로 둘다 다운그레이드돼서

계속 시시한 작품만 내놓는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