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원래 드라마를 보다가 한 번 놓치면 쭉 안보는 성격임. (옛날엔 넷플같은것도 없어서 다시 보려면 귀찮았음)

예를 들어, 7회에서 놓쳤으면 그냥 대충 8화를 어영부영 보면서 끝까지 가는 게 아니라, '나중에 7화부터 몰아서 봐야지~' 하다가 까먹음.

2014년 고2때 이 드라마를 본방으로 보다가 대충 13~14화쯤 끊겼음.

처음엔 진세연 예뻐서 계속 봤었던 기억인데, 공부하느라 그랬는지 어쨌는지 안 보게 됐음.

그리고 이걸 2022년, 26살. 수능도 보고, 학교 입학도 하고 군대도 다녀온 뒤에 대학교 3학년이 될 때까지 안 보다가

4학년을 앞둔 겨울방학이 되어서야 정주행했음. 그것도 이틀만에.

다시 본 소감은 정말 후련하고 감동이다.

물론 전개가 개판이긴 함. 사실 그런거 잘 못느끼고 재밌으면 재밌다고 보는 편인데,

물론 재밌게 봤지만 그래도 너무 개연성도 없고 이것저것 갖다붙이고, 부자연스러운 느낌이 정주행 내내 들었음.

그래도 8년을 두고두고 마음속에 저장해 뒀다가 이제야 보니,

박훈, 송재희의 결말을 알게 돼서 정말 후련함.

갑자기 중국 난민 어쩌고 하는거 듣고, 또 마지막에 살짝 뇌절쳤구나 싶긴 했었는데, 그래도 뭐 내가 좋아하는 뻔한 해피엔딩이라 다행.

그리고 여담으로, 내 이상형이 슬렌더가 된 이유도 어찌보면 진세연 때문이 아닐까 싶기도 함.

드라마에서 꾸준히 나오는 진세연의 스타일이 내 이상형과 너무나도 가깝더라.

남들이 졸작이라 욕하고 비난해도, 나한테는 꽤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 드라마일 것 같다.

넷플에 없어서 아쉬웠는데, 쿠팡플레이에 있어서 다행이었다.

세연누나, 잘 커줘서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