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에서 강진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곳은 매우 많지만 이번에는 인천 해역과 밀양단층에 대해서만 다뤄보고자 한다.

인천 해역

인천 해역은 주기적으로 규모 4 이상의 지진이 발생해온 지역이다. 다음은 계기지진 관측이 시작된 1905년부터 발생한 규모 4.0 이상 또는 그 이상으로 추정되는 지진이다.

해당 지진들은 1906년, 1931년, 1947년, 1966년, 1982년 1985년에 발생했다.

1906년 지진은 연구자들에 의해 규모 6.0 이상으로 추정되었다.

1931년 지진은 규모 4.5로 추정된다.

1947년 지진은 계기관측 자료가 남아있지는 않지만 당시 신문 기록에 따르면 인천 서남쪽 30km 해역에서 지진이 발생하여 전국에서 진동을 두 차례 감지했다고 돼있다. 따라서 1947년 지진은 규모 5.0 이상의 지진이 두 차례 이상 발생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1966년 지진은 북한 관측 기록에 따르면 규모 4.7 이었으며 비교적 먼 해상에서 발생했다.

가장 최근 지진은 1982년과 1985년에 발생한 규모 4.0 지진이며, 수도권에서 어느정도 진동이 감지되었다.

과거 기록상 규모 4.0 이상 지진 발생 간격은 각각 25, 16, 19, 16, 3년이었다. 평균 발생 간격은 15.8년이다. 1985년 지진이 발생한지 벌써 39년이 경과했기 때문에 지진 발생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볼 수 있다.

역사 기록으로도 조선시대에 규모 5.0 이상으로 추정되는 지진이 몇 차례 발생했기 때문에 확실히 주의가 필요한 지역라고 볼 수 있다.

추가적으로 이 지역에서 최근 발생한 가장 큰 지진은 작년인 2023년에 발생한 규모 3.7의 강화도 지진이다.

밀양단층

정부가 2016년 경주 지진이 발생한 내남단층에 대한 조사를 하면서 지진 자료를 분석한 보고서를 비교적 최근 발표했다. 다음은 해당 보고서 있는 미소지진과 규모 2.0 이상 지진 관측자료이다.

(출처: 원전 설계기준 재평가를 위한 '16.9월지진 지진원 특성조사)

A는 2016년 경주 지진이 발생한 내남단층이고 C는 포항 지진이 발생했던 지역이다. B는 경주 미소지진 다발 지역으로 작년 규모 4.0 경주 지진이 발생했던 지역이다. D는 경주 해역 미소지진 다발 지역이다.

B 지역의 경우 소규모 단층 여러개가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어 작년 규모 4.0 지진보다 더 큰 지진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여기서 더 우려할만한 단층이 존재한다. 위 그림을 자세히 보면 특정 선형을 따라 지진이 발생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바로 밀양단층이다. 밀양단층은 인근 자인단층 모량단층, 양산단층과 함께 양산단층대에 속하는 단층이다. 이 밀양단층의 특이한 점은 바로 지진활동이 활발하다는 점이다.

인근 자인단층과 모량단층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양산단층 등은 지진이 별로 일어나지 않고 있다. 하지만 밀양단층 만큼은 활발하게 지진활동이 일어나고 있다.

다음은 기상청 자료에 따른 미소지진을 포함한 지진활동 내역이다. 미소지진의 경우 기상청에서 제공하는 2014년 이후 자료만 포함됐다.

밀양단층을 따라 선명하게 지진활동이 있음을 알 수 있다. 파란색은 미소지진, 노란색은 규모 2.0~3.0, 주황색은 규모 3.0~4.0의 지진이다.

정부 보고서에서도 밀양단층으로 추정되는 전역에서 비슷한 깊이과 주향을 가진 지진이 발생하고 있으며, 단층이 두 개의 클러스터 혹은 하나의 긴 단층으로 구성되어 있는 것으로 추정했다. 따라서 이 단층을 확실한 활성단층으로 분류했다. 다음은 정부 보고서 내용이다.

밀양단층은 음영기복도 및 지질도 상에서 뚜렷한 선구조가 확인되는 단층임. 하지만 소방방재청에서 활성단층지도 및 지진위험 지도 제작을 목적으로 실시한 지표조사에서 밀양단층의 4기 활성단층 여부를 파악할 수 있는 구조지질학적 증거를 찾을 수 없어 당시 연구에서는 밀양단층을 비활성 단층으로 정의하였음(그림48; KIGAM, 2012). 그러나, 이는 단순히 지질조사에서 활성단층을 발견하지 못하였거나, 지표파열이 아닌 지하 파열이 발생했을 가능성 또는 지표파열의 흔적이 오래되어 지워졌을 가능성이 존재함. 밀양단층에서 대규모 지진이 발생할 가능성은 역사 기록을 통해서도 살펴볼 수 있음. 조선왕조실록에는 1643년 5월 30일에 감진 및 피해기록이 등장함. 이 지진의 감진 반경이 서울, 이천, 죽산까지 최대 280km로 광범위하고 영남내륙(청도, 밀양, 동래, 초계) 등지에서 암석 붕괴 및 용천 현상(액상화)이 발생한 기록이 확인되었음. 디지털화된 계기 지진관측이 시행된 이후에는 밀양단층의 지진 활동이 단층 인근에서 운영 중인 지진계에 뚜렷하게 관측됨. 2010년부터 2016년 경주지진 이전의 지진빈도를 확인하면 연평균 5회 이내의 지진이 발생한 것으로 집계되고, 발생한 지진이 지표조사로 알려진 밀양단층의 주향 방향을 따라 선형적인 배열을 보임. 2013년에는 20회의 지진이 밀양단층 전역에서 발생하여 지하에 밀양단층으로 추정되는 활성단층의 존재가 확실함. 미소지진 분석결과, 밀양단층에서 발생하는 지진은 밀양 북부와 남부 2개의 클러스터 혹은 밀양 중부에서 발생하는 지진을 포함하여 한 개의 단층에서 지진이 발생하는 것으로 보임. 현재 분석이 완료된 밀양단층의 지진 현황은 다음과 같음. 지진이 지하 10~20km 내외의 깊이에서 발생하며, 대부분의 미소지진이 지표조사를 통해 확인된 밀양단층의 서편에서 발생함(그림50). 단층면해 분석결과 또한 서쪽 경사가 동쪽보다 우세한 경향을 보여 정확한 경사 방향에 대해 논하기는 어려움.

가장 최근에 발생한 주요 지진은 2019년에 발생한 규모 3.5의 밀양 지진이다.

문제는 이 단층이 매우 길다는 것이다. 현재 지진이 발생하고 있는 지역 전체가 단층이라면 이 단층의 길이는 70km에 이른다. 현재 국내에서 활발하게 활동 중인 단층 중에서 이 정도로 긴 길이의 단층은 사실상 없다.

만약 70km 전체의 단층이 한 번에 파열된다면 규모 7.0 이상이 지진이 발생할 수 있고, 2019년 밀양 지진이 발생한 남부 클러스터 지역 30km 길이만 파열되더라도 규모 6.0 이상의 지진이 발생할 수 있다.

또한 더욱 우려스러운 점이 하나 더 있다. 바로 2016년 경주 지진 이후로 이 지역 지진활동이 활발해 졌다는 것이다. 다음은 밀양 단층에서 발생한 2016년 전까지 발생한 규모 2.0 이상 지진이다.

1993년 규모 3.1

1998년 규모 2.9

2002년 규모 3.1

2008년 규모 2.3

그리고 다음은 2016년 이후에 발생한 규모 2.0 이상의 지진이다.

2016년 규모 2.3 - 경주 지진 다음날 발생

2017년 규모 2.1, 2.0

2019년 규모 2.6, 3.5, 2.1

2020년 규모 2.4

2021년 규모 2.1

2022년 규모 2.4

2008~2016년 8년 동안 규모 2.0 이상의 지진이 한 차례도 발생하지 않았던 것에 비해 2016년 이후부터는 거의 매년(2018, 2023년 제외) 규모 2.0 이상의 지진이 발생했다.

즉, 2016년 이후 활동성이 강해진 것이다. 실제로 밀양 단층은 경주 지진으로 인해 응력이 증가한 지역에 위치해있다. 이미 활동성이 있는 단층이 경주 지진으로 더욱 활발히 활동하게 된 것이다.

만약 내남단층에서 더 큰 지진이 발생한다면 밀양 단층이 자극을 받아 연동해서 큰 지진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꼭 추가 지진이 아니더라도 밀양 단층은 이미 활발히 움직이는 단층이라 언제든지 큰 지진이 발생할 수 있다.

실제로 정부 보고서에서는 기상청에서 부산 동래에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한 규모 6.4 이상 최대진도 VIII급의 1643년 5월 30일 지진이 이 단층에서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다음은 1643년 5월 30일 지진 기록이다.

지진이 있었다.(4 丙子)(3)

심열(沈悅)이 아뢰기를, “13일(丙子)에 서울에서 지진이 있었는데 요즘 외방의 장계를 보니 같은 날에 다 지진이 일어났으며 그중에서도 영남이 더 심하였습니다. 신은 무슨 일이 잘못되어 하늘의 경고가 이에 이르렀는가를 모르겠습니다. 해조로 하여금 해괴제(解怪祭)를 행하게 하소서.” (4 丙戌)(3) 慶尙監司狀啓, 本月十三日午時, 大丘府地震大作事。(4 己卯)(6)

경상감사 장계의 내용이다. 이번 달 13일(丙子) 오시(오전 11시- 오후 1시)에 대구부에 지진이 크게 일어났다. 京畿監司狀啓, 利川·竹山等官, 今月十三日午時, 地震起自西方向東方, 屋角皆鳴, 人身俱戰, 變異非常事。(4 壬午)(6)

경기감사 장계의 내용이다. 이천.죽산 등 官에서 이번 달 13일(丙子) 오시(오전 11시- 오후 1시)에 지진이 서방으로부터 일어나 동방으로 향하였다. 건물의 모퉁이가 모두 소리를 냈다. 사람들이 모두 전율하였으며, 변이하고 비상한 일이다. 慶尙監司書目, 本月十三日地震之變, 山谷海邊, 無不同然。 始自東萊大震, 沿邊尤甚, 久遠墻壁顚., 淸道·密陽之間, 巖石崩頹。 草溪地, 當其震動之時, 乾川亦出濁水, 變怪非常云云事。(4 癸未)(6)

경상감사 서목의 내용이다. 이번 달 13일(丙子)에 지진이 일어나는 변괴가 있었다. 산곡과 해변이 그렇지 않은 곳이 없었다(모두 그러하였다). 처음 동래로부터 큰 지진이 있었으며, 연변(해안가) 지방이 더욱 심하였는데, 오래된 담장이 무너졌다. 청도와 밀양 사이에서는 암석이 무너져 내렸다. 초계 지역에서는 진동하던 때에 건천(마른 하천)에서 역시 탁한 물이 나왔다. 변괴하고 비상한 일이다. 忠淸監司狀啓, 本月十三日午時地震, 屋宇墻壁, 亦皆動搖, 變異非常事。 (4 乙酉)(6)

충청감사 장계의 내용이다. 이번 달 13일(丙子) 오시(오전 11시- 오후 1시)에 지진이 있었다. 건물과 담벽이 역시 모두 동요하였다. 변이하고 비상한 일이다. 留草梁。午時地震。(8)

[저자 미상(未詳) ] 초량에서 머물렀다. 오시(午時)에 지진(地震)이 있었다.

(밀양단층 인근 선형 구조, 빨간색은 밀양단층, 파란색은 모량단층과 양산단층이다. 유독 밀양단층만 지진활동이 활발하다.)

(아래는 MBC 보도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