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1을 보는 동안 마이크로프트가 말하던 또다른 형제가 어쩌면 E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었어. 잠깐동안은.

303 종료 시점에서 남은 떡밥이 메리 과거/셰링포드/모리어티 이 세가지였는데

무려 두시간짜리 스페셜까지 만들어가며 모리어티가 죽었다는 걸 확실히 했으니 일단 모리어티는 아웃.

그래서 누가 됐든 4시즌에 새로운 인물이 등장한다면, 그건 마그누센처럼 메리를 위협하는 인물이거나

셜록의 또다른 형제(마이크로프트의 언행으로 볼때 빌런으로 추정되는)인 셰링포드가 될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음.

근데 1화에서 메리를 위협하는 세력은 물론이고 메리 본인마저 깨끗하게 정리돼버렸으니 남은 건 셰링포드 뿐이잖아.

401에서, 그것도 애아빠 존에게 새롱댄다는 충격적인 방식으로 등장한 새 캐릭터는 E밖에 없으니

남은 2화동안 차근차근 이야기를 꾸며가려면 이 여자가 셰링포드가 되는 수밖에 없지 않나? 라는 결론에 도달했음..

(심지어 이 캐릭터의 뜬금없는 등장방식이나 뱀파이어 드립은 짐더게이가 몰리남친 코스프레하며 명함 놓고가던 행동처럼 의미심장한 데가 있었으므로)

근데 이 결론을 확신하기에는 뛰어넘기 힘든 장벽(=함정)들이 존재했음..

1. 셰링포드는 셜록의 남자 형제인데, 버스녀는 여자임

원작의 셰링포드는 과연 누구인가에 대한 가설이 두가지 있는데- 하나는 셜록의 또다른 형제설,

또 하나는 도일경이 주홍색 연구 집필단계에서 주인공에게 셜록이라는 이름을 붙이기 전에 쓴 예명이라는 설이 있음.

전자든 후자든 원작 기반 셰링포드의 성별은 남자임. ....사실 딱 봐도 셰링포드가 여자 이름은 아니잖아.

그러니 성전환을 시키지 않는 이상 여캐가 셰링포드가 되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지. 셰링포드가 이름이 아니고 성이라면 또 모를까.

2. 버스녀의 이니셜은 S(셰링포드)가 아니고 E였음

BBC셜록이 잘하는 원작뒤집기로 셰링포드를 여성화시켰다 치자. 근데 이니셜이 S가 아니고 E라니..?

E랑 S 사이에는 무려 13개의 알파벳이 존재하는데, 이 간극을 어찌 설명할거란 말인가.

3. 401내내 모리어티에 어그로를 몰아주던 셜로기의 행동

마지막의 마지막 순간까지 셜로기는 모리어티가 뭔가 남겼으리라 믿어의심치 않는다. 그러니 보는 사람도 점점 헷갈리기 시작함..

자기 입으로 모리어티의 죽음을 확언해놓고도 셜록이 아직 모리어티에게 집착하는걸 보니 아직 뭔가 남았나봐.

-> 똑똑한 셜로기가 잘못짚을 리 없으니 내가 뭔가 놓친거겠지?

-> 셜록 말대로, 모리어티가 죽기 전에 뭔가 어마어마한 음모를 남겼던 게 아닐까?

-> 어쩌면 버스녀는 셰링포드가 아니라, 셜록이 죽어있던 2년 동안 미처 잡아내지 못한 모리어티의 잔당일수도 있는거 아닌가?

-> 아악 ㅅㅂ 모르겠다!!! 혼파망

그렇게 일주일간 괴로워하다 402를 보고난 후 얻은 결론:

-모티스: 넌 보기만 하고, 관찰을 못해ㅋ

-나게이: ㅅㅂ.... ㅇㄱㄹㅇ ㅂㅂㅂㄱ

-모티스: 함정은 몇개까지 피해봤냐? 사람들은 꼭 세번째 이후로는 포기하더라고.

-나게이: (부들부들)

설마하니 Eastwind를 거기다 갖다붙일거라곤 정말 상상도 못했다. 시즌4가 너무 오랜만에 돌아오는 통에 안낚이려고 머가리굴리는것보다 걍 편안히 월척이 되어주는게 낫다는 사실을 까먹고 있었나봐. 403 기다리는 동안에는 돗자리 걷고 맨땅에 앉아 겸허한 마음으로 목탁이라도 치고 있든가 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