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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키잡으로 부잣집 애물단지 커크 주운 본즈 보고싶다

ㅇㅇ(219.254) 2013.07.25 22:03:36
조회 1379 추천 102 댓글 10




커크의 친모는 커크가 다섯살이 되던 해 죽고, 곧 아이 둘을 데리고 계모가 들어오는데
존나 클리셰지만 아버지는 직업 특성상 집을 거의 비우고 있고, 덕분에 커크는 제 집에서도 기를 못 펴고 계모에게 구박덩이 애물단지 취급을 받으며 숨어사는 거임
하인들도 잘 안 치우는 낡은 방의 작은 벽장 속에 웅크리고 들어가 잠을 잔다거나, 계모와 아이들이 모두 식사를 하고 난 다음에야 몰래 식당 구석으로 기어들어가 버리려고 놔둔 음식을 우걱우걱 먹는다거나 하면서
그러다 어느 날, 실수로 양동생과 부딪혀 상처를 내고 만 커크는
자지러질듯 울며 제 엄마에게 달려가는 아이를 보고 곧 엄청난 공포에 질리고, 앞 뒤 가릴 새도 없이 그대로 집을 뛰어나가 도망가버리는 거임
그리고 밤이 깊도록 차마 들어가질 못하겠지
계모는 당연히 애가 사라졌으니 난리가 남
애를 괴롭히고 구박하고 뭔 짓을 하건 어쨌든 커크는 집 안에 있었고, 그 말은 언제고 남편에게 겉으로는 멀쩡해보이는 커크를 보일 수 있다는 거였음
비록 남편은 몇 달에 한 번 집에 올까 말까 하지만, 어쨌든 애가 사라졌다는 건 정말 심각한 문제였음
그래서 비밀리에 미친듯이 커크를 찾는데
그리고 단 며칠만에, 커크의 아버지가 빗길 교통사고로 죽었다는 부고가 전해오는 거지
당연히 계모는 커크를 찾는 걸 그만둠
그리고 애가 아빠 부고를 듣고 울다가 사라졌다고 슬픈 척을 하고, 재산은 그대로 꿀꺽

한편 뛰쳐나간 커크는 나흘 가량을 길거리에서 헤매다가 결국 픽 쓰러지고 맘
엄마도 보고싶고 아빠도 보고싶고, 그런데 어딜 가도 만날 수는 없고
배도 고프고 슬프고 서럽고 두렵고
쓰러친 채로 계속 눈물을 흘리는 커크를, 마침 지나가던 본즈가 발견하는 거임
놀라서 집에 데려와갖고 돌봐주고 아동보호국에 연락하려는데 
계모한테 인계될 게 뻔하니까 막 깨어난 커크가 얼굴이 새파랗게 질려갖고 
말 잘 들을테니까 전화하지 말라고, 나 내보내지 말아달라고 펑펑 울겠지
그리고 곧 뉴스를 통해 제 아버지의 부고를 듣고, 까무러치고 마는 거임
본즈는 이유는 모르지만 애가 얼굴이 하얘져서 숨도 못 쉬고 헉헉대니까 당황해서 자기 지식 최대한 짜내서 진정시킴
그리고 한참 후에야 숨을 내쉬며 와아앙 울어버리는 커크를 끌어안고 생각함
얘가 고아원에 가기 정말 싫은가 보다고. 발작까지 일으키는 걸 보니 트라우마가 있는 모양이라고.
완전한 오해였지만 덕분에 본즈는 커크를 내보내지 않기로 결심하지

그러나 어쨌든 누군지도 모르는 아이를 그냥 막 덮어놓고 키울 수는 없었음
부모가 애타게 찾는 아이일 수도 있으니까.
그래서 커크가 자는 동안 경찰서랑 아동보호국에 가서 커크가 말한 이름이랑 나이를 조회해보는데
영특한 커크가 미리 가명과 가짜 나이를 말해놓은 덕에 생김새와 일치하는 기록이 전혀 나오질 않을 거임
아 몰라 이쪽은 내가 아는 분야가 아님 본즈가 어케어케 해서 보호자가 되었다고 치자
본즈는 작가였고, 덕분에 거의 집에 붙어있을 수 있었음.
커크는 어머니가 돌아가신 이후 난생 처음 제 곁을 지켜주는 든든한 사람과 종일 붙어있을 수 있었고
처음엔 어둡고 우울했던 얼굴이 금새 활짝 피게 됨
본즈는 틱틱대는 말투와 다르게 은근 상냥했고 섬세했고 커크를 진심으로 아껴주는 사람이었음
커크는 그렇게 몇 년을 본즈와 살고, 활발한 10대가 되겠지
워낙 타고난 머리도 좋고 유전자도 어디 안 가는 터라 굉장히 잘 생긴 얼굴에 좋은 성적으로 학교에서도 유명할 거임
그렇게 커크는 본즈랑 언제 끝날지 모르는 행복을 누리며 살아감
그런데 그 즈음, 커크의 집안에서 난리가 터지게 됨
아주 오랫동안 병상에 있다가 정신을 차린 변호사가 커크 아버지의 죽음을 전해듣고 그에게 받아 보관했었던 유언장을 공개한 거임
유언장에는 빼박캔트 전 재산을 커크에게 물려준다고 되어 있겠지
계모는 난리가 남. 처음엔 내가 그 사람 아내인데 한 푼도 못 받는 게 말이나 되냐고 팔팔 뛰다가
유언장의 효력이 워낙 확실했고
무엇보다 그 유산의 주인, 본처의 아들이자 유언장 주인의 첫 자식인 커크가 사라진지 아주 오래 되었다는 사실이 알려지는 바람에
대체 애를 찾지도 않고 뭐했냐고, 남편이 죽자마자 애가 사라지는 게 말이나 되냐고 의문이 여기저기서 제기되는 거임
이 상태에서 계모가 재산을 차지할 수 있는 방법은 오로지 커크를 찾아 보호자가 되는 것 뿐이었음
계모는 그제야 눈을 까뒤집고 커크를 미친듯이 찾아 헤매기 시작하는 거지

아 시발 내가 대체 뭘 쓰는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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