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news.naver.com/news/read.php?mode=LSD&office_id=230&article_id=0000001705§ion_id=106&menu_id=106<H2>HBO의 <존 프롬 신시내티> </H2>
HBO의 새로운 시리즈 <존 프롬 신시내티>는 지난 6월10일 케이블 시리즈 중 가장 관심을 모았던 <소프라노스>의 마지막 에피소드 후 첫 소개됐다. 그러나 미드 팬이면 이미 소식을 접했겠지만, <소프라노스>가 결말 아닌 결말, 즉 느닷없는 블랙아웃으로 끝나면서 상당히 많은 팬들과 미디어가 공론을 벌인바 있고, 아직도 이런 공방은 계속되고 있는 상태다. 그래서인지 <소프라노스> 마지막회의 시청률을 이어 받고 빛나는 출발을 할 것으로 예상했던 <존 프롬 신시내티>는 <소프라노스>에 황당해진 시청자들에게 외면을 받았고, 이 같은 현상은 계속되고 있다. <소프라노스>의 마지막 에피소드 시청률은 1190만 명이었으나, <존 프롬 신시내티>는 340만 명에 그쳤고, 이 시청률 마저 두 번째 에피소드에서는 120만으로 급락했다.
<H3>실패한 광고 그러나 만만치 않은 이야기</H3>
<존 프롬 신시내티>의 광고 전략도 그리 큰 도움은 못됐다. 곳곳에 포스터를 붙이고, 각종 미디어에 광고를 하긴 했지만, 광고 자체를 보면 이 시리즈가 과연 무슨 내용인지 알기 힘들다.
예를 들어 지하철 역에서 볼 수 있는 포스터에는 시리즈 주인공 중 하나인 미치 요스트 역의 브루스 그린우드가 서프 보드를 옆에 세우고, 잠수복을 입은 체 한 20cm 정도 공중에 뜬 모습 (공중부양)이다. 그 것도 배우 얼굴은 없이, 모래사장에서부터 배우의 다리까지만 나온다. 솔직히 자세히 보지 않으면 공중에 떠 있다는 것도 알아 채기가 힘들다. 언뜻 보면 바다를 접할 수 없는 내륙 신시내티에서 온 존이라는 사나이가 서핑을 한다는 이야기인가보다 추론을 하게 되는 정도다. 시리즈를 만든 데이빗 밀히(예일대 문학과 교수)가 ABC TV의 <NYPD 블루스>와 HBO의 <데드우드>를 창작한 작가 겸 프로듀서라는 것이 단순히 서핑 이야기에서 끝나지는 않을 것 같다는 느낌이 전부였다고나 할까.
그러나 파일럿 에피소드를 본 후의 기분은 뭐랄까… 뒤통수를 보기 좋게 한대 얻어 맞은 느낌이었다. 장르를 구분할 수 없는 그 묘한 분위기를 구태여 말로 표현하자면, 서핑 다큐멘터리에 필름 누아르를 섞었다고나 할까. 광고에서 서핑 시리즈로 오인된 이 작품은 사실은 서핑을 배경으로 했을 뿐. 사람들의 죄를 용서하고, 속죄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주는 (일종의 메시아 같은) ‘존’ 이라는 캐릭터의 등장으로 가족은 물론 주변 인물 사이의 관계와 상호작용을 세심하게 보여준다.
이 시리즈의 중추 캐릭터는 ‘요스트(Yost) 가족’이다. 캘리포니아주 남부지방의 임페리얼 비치는 세상의 끝처럼 보이는 곳이다. 해변은 해변이되 <베이와치>에서 볼 수 있는 멋진 남녀들이 선탠을 즐기는 곳이 아니라, 마약 주사기가 나뒹굴고, 멕시코 불법 이민자들이 떼거리로 숨어들어오는 해변에서 외롭게 파도를 타는 서퍼들이 있다. 마치 인생 낙오자들이 모여 사는 듯한 이 곳이 바로 ‘요스트 가족’의 고향이다.
<H3>요스트 가족과 신비로운 청년 존</H3>
| 요스트 가족은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난 존으로 인해 신비한 일들을 겪게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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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미치 요스트 (브루스 그린우드)는 왕년에 잘나가던 서퍼였지만, 거의 무릎이 절단될 정도의 심한 부상으로 꿈이 좌절된 ‘올드 타이머’다. 그래서 상당히 회의적인 사고방식을 가진 그는 “서퍼는 서퍼로 남아야지, 이윤을 추구하면 안 된다”는 입장이다. 따라서 서핑 프로모터 링크 (루크 페리)에게 이용돼 결국 마약 중독자가 돼버린 외아들 부치 (브라이언 반 홀트)를 내놓은 자식 취급한다. 미치에게는 아름다운 부인이 있는데 그녀는 레베카 드 모네이(영화 <리스키 비즈니스>)가 연기하는 씨씨 요스트. 미치와 씨씨는 서핑보드 상점을 운영하면서, 아들 부치가 키울 능력이 없는 손자 숀 (크레이슨 플레처: 실제 서퍼)을 키운다. 하지만 미치가 얼마나 반대하던지 상관없이 이제 13살이 된 손자를 끔찍이 생각하는 씨씨는 과거 부치 만큼이나 서퍼로서 자질을 보이는 숀에게 스폰서를 찾아주기 위해 링크에게 까지 접촉을 한다.
바로 이 무렵 느닷없이 존이 나타난다. “세상의 종말이 다가온다”, “아는 건 알고, 모르는 건 모른다” 등 뜬금없는 말을 주절대고, 앵무새처럼 다른 캐릭터들이 하는 말을 따라 하는 존. 그는 섹스 쇼를 찾는 대학생으로 오인돼 부치가 거처하는 허름한 모텔로 보내지고, 이 때부터 요스트 가족과의 연결이 시작된다.
존의 신비로운 능력은 첫 에피소드부터 나타난다. 예를 들어 누군가가 돈을 요구하면 그의 주머니 속에서 정확한 액수의 현찰이 나온다. 부치에게 서핑을 배우게 된 존은 숀이 잠시 보여준 동작을 따라 하면서 금방 파도를 프로처럼 탄다. 이 뿐만이 아니라, 그가 나타난 후에는 죽은 애완동물이 되살아 나고, 심한 부상을 당해 식물인간이 된 환자가 다시 눈을 뜨고, 미치가 공중부양을 하는 등 요스트 가족에게는 물론 주변 사람들에게도 신비한 일들이 많이 생긴다. (아직 이런 일들이 전적으로 존 때문인지는 불분명하지만, 그가 나타난 후 생긴 것은 확실하다.)
<H3>세월은 베벌리 힐즈의 아이도 피할 수 없구나</H3>
| 실제 서퍼인 숀 요스트 역의 크레이슨 플레처,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링크 역의 루크 페리, 에드 오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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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스트 가족 외에도 이 시리즈에는 인상적인 캐릭터가 다수 출연한다. 기회주의 적인 링크 역의 과거 <베벌리힐즈 90210>로 알려진 루크 페리, 숀에게 부치보다 더 아버지 같은 존재인 은퇴한 형사 빌 역에는 시트콤 <매리드 위드 칠드런>의 에드 오닐, 부치에게 가끔 부 수익을 제공해 주는 베트남 조 역에는 <슈퍼내추럴>에서도 출연 중인 짐 비버 등이 출연한다.
이 시리즈는 솔직히 어디로 진전될 지 전혀 종잡을 수가 없다. 인터뷰에 따르면, 데이빗 밀히는 물론 출연 배우들도 이 시리즈는 장르를 정할 수 없는 ‘자기만의 장르가 있는’ 시리즈라고 말한다. 하지만 어떤 시리즈인지 꼭 규정을 지을 필요가 있겠나. 서점이나 비디오 대여점에서 장르에 따라 무엇을 찾는 것이 습관된 우리에게 약간은 답답하게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시청자의 한 명으로 이 시리즈를 보고 나면 느낌이 좋다. 비가 주룩주룩 내리던 뉴욕의 밤에 시청했지만, 느낌은 밝은 햇살을 하루 종일 받으며, 해변을 거닌 것 같다. 머리카락에서 바다 내음이 나는 것 같다. 파일럿 에피소드 앤딩 크래딧에서 흘러나오던 카사비안(Kasabian)의 “선/ 라이즈/ 라이트/ 플라이즈” (Sun/ Rise/ Light/ Flies)가 이 시리즈에 대한 느낌을 아주 조금이나마 표현해 주지 않았나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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