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드(미국 드라마)에 이어 미캐(미국 캐주얼)가 뜨고 있다.

프리즌브레이크, CSI, 위기의 주부들 등 미국 드라마를 통해 미국 패션이 자연스럽게 노출되면서 주시쿠튀르, 마크 바이 마크제이콥스, 띠어리 등 미국 캐주얼 브랜드를 입은 젊은이가 눈에 띄게 늘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미국 캐주얼 브랜드 주시쿠튀르가 거의 대박 수준이다. 압구정 본점은 론칭 첫 달인 지난 2월 매출이 1억원을 넘은 이후 6월에는 압구정점 영캐주얼 사상 처음으로 월 매출 2억원을 넘기는 기록을 달성했다. 예상보다 높은 매출 실적으로 주시쿠튀르는 현재 영캐주얼 부문 매출 1위를 달리고 있다.

띠어리, 마크 바이 마크제이콥스 등 다른 미국 브랜드들도 꾸준히 매출 신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이들 브랜드들은 각각 롯데 현대 신세계 등 주요 백화점에서 월 평균 1억3000만원 이상 매출을 올리고 있다.

미국 캐주얼 붐이 일자 갭, 바나나리퍼블릭 등도 8월에 신세계를 통해 국내에 공식 진출한다. 이민희 신세계인터내셔널 주임은 "갭과 바나나리퍼블릭은 국내 소비자 사이에서 인지도가 높지만 아직 한 번도 정식 수입된 적이 없어 대기수요 계층이 큰 편"이라고 말했다.

일반 매장 외에 신세계 분더숍과 블루핏, 갤러리아 스티븐알란 등 유명 편집매장에서도 필립림 3.1, 알렉산더 왕, 토리버치, 붐 등 미국 신규 브랜들이 전선을 넓히고 있다. 세븐진, 트루릴리전, 록앤드리퍼블릭, 디벨로프먼트 등 미국 브랜드로 채워져 있는 신세계백화점 진편집매장 블루핏의 월 매출은 2억원 정도로 소비자 반응이 좋은 편이다.

그동안 유럽 위주였던 국내 수입의류 시장에서 미국 캐주얼이 뜨는 이유는 근본적으로 미국 내 캐주얼시장이 커지고 있기 때문. 미국은 갭, 바나나리퍼블릭 등으로 대표되던 전통적인 캐주얼시장이 2000년 이후 뉴욕, LA 등을 중심으로 다양화되고 있다.

또 차별화된 새로운 브랜드를 찾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면서 미국 내에서도 신진 디자이너 중심 신규 캐주얼 브랜드들이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것.

그러다 보니 미국과 왕래가 많은 국내에서도 이들 브랜드를 찾는 소비자가 덩달아 늘고 있다.

이와 함께 미국 내 캐주얼 브랜드들이 패리스 힐튼, 제시카 알바, 브리트니 스피어스, 마돈나, 캐머런 디아즈 등 할리우드 유명 배우들과 가수들을 통해 잡지, 인터넷에 노출되고 외국 구매대행 사이트를 통해 국내에 유입되면서 한국에서도 미국 패션이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를 잡아 가고 있다.

노희주 현대백화점 MD사업부 팀장은 "20대부터 50대까지 다양한 연령층의 고객들이 미국 캐주얼 의류를 찾고 있다"며 "유학, 여행 , 미국 드라마 등 다양한 외국 패션 경험 채널을 통해 패션 수용도가 높아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백화점 등 유통업체 측에서도 마케팅 비용이 많은 신규 브랜드 개발보다는 확실한 지지층이 확보된 미국 캐주얼 브랜드 사업이 수지가 맞다는 판단에서 직매입에 나서고 있다.

현대는 주시쿠튀르, 신세계는 자회사인 신세계인터내셔널을 통해 갭과 바나나리퍼블릭을 직매입한다. 백화점 직매입 브랜드들은 위즈위드, 오렌지플러스 등 소규모 구매대행 사이트와 가격 차이가 별로 없거나 오히려 더 싸 소비자들에게도 이익이다.

실제 위즈위드에서 36만8500원 하는 \'트랙슈트\'가 현대백화점 주시쿠튀르 매장에서는 35만2000원에 판매되고 있다. 장현지 주시쿠튀르 MD는"직접 입어볼 수 없다는 점 때문에 불안해 하던 인터넷 쇼핑족이 백화점으로 옮겨 오고 있다"고 말한다.

[정승환 기자 / 사진 = 김재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