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2>2007-2008 시즌 시작 1개월만에 조기종영 속출</H2>

조기 종영 결정이 발표된 CBS의 뮤지컬 드라마 <비바 래플린>의 주인공 로이드 오웬과 휴 잭맨.

2007~2008 시즌이 시작된 지 이제 1개월. 그러나 벌써부터 종영되는 프로그램이 속출하고 있다. 이번 주 초에 발표된 가장 최근의 희생자는 CBS TV의 뮤지컬 드라마 <비바 래플린>이다. 지난주 금요일(19일)에 파일럿 프로그램이 방송된 후 정규 방송일인 일요일(21일)에 두번째 에피소드가 방송된 <비바 래플린>은 평론가들의 악평은 물론 저조한 시청률(전체 120만 명 시청)을 기록해 22일 조기 종영 결정이 발표됐다.

영국 미니 시리즈 <비바 블랙풀>을 바탕으로 한 <비바 래플린>은 영화배우 휴 잭맨이 부인이자 비즈니스 파트너인 데보라 리 퍼네스와 함께 제작한 시리즈로, 미국에서는 물론 잭맨의 모국인 호주에서도 첫 에피소드 방영 후 종영됐다.

이 시리즈는 라스베가스에서 100여 마일이나 떨어진 네바다주 래플린에서 카지노를 세우려는 리플리 홀든(로이드 오웬)이 사업 파트너의 살인사건과 자금 부족 등의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꿈을 포기하지 않는다는 내용이다. 그러나 뮤지컬 드라마를 표방한 이 시리즈는 조연 닉 폰태나 역을 맡은 잭맨은 물론 출연진들이 엘비스 프레슬리의 ‘비바 라스베가스’나 롤링 스톤스의 ‘Sympathy for the Devil’, 블론디의 ‘One Way or Another’ 등 유명한 노래의 오리지널 트랙을 그대로 틀어놓은 상태에서 작은 목소리로 노래를 따라 부르는 것은 물론 어설픈 안무동작까지 함께 선보였다. <뉴욕타임스>는 <비바 래플린>을 “이번 시즌 최악의 신작 시리즈”로 평했다. 평론가들의 공통된 의문점은 토니상까지 수상한 만능 엔터테이너 휴 잭맨이 왜 가라오케도 아닌데 엉성한 방식으로 연기를 선보였는가다. 성의 없이 마음에 내키지도 않는 일을 억지로 한 것처럼 보인다는 평도 많았다.

역시 조기종영을 발표한 <내시빌>(사진 왼쪽)과 <온라인 네이션>.

이 시리즈가 소개되는 시간대에는 우선 <CSI> 재방송이 편성되며, 11월4일부터는 <어메이징 레이스> 새 시즌이 편성될 예정이다. 지난 시즌 종영됐으나 팬들의 ‘땅콩 보내기 캠페인’으로 다시 살아난 시리즈 <U><제리코></U>가 이 시간대에 편성된다는 소문도 있었으나, CBS 측은 충분한 홍보기간을 걸친 후 <제리코>를 방송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비바 래플린>은 이번 시즌 3번째 조기 종영된 프로그램이지만, 메이저 방송사의 시리즈이기 때문에 특히 눈길을 끌었다. 첫 번째는 폭스 TV의 컨트리 뮤직 가수들의 이야기를 리얼리티 겸 드라마 형식으로 만든 시리즈 <내시빌>이 10월 초에, 두 번째는 CW의 리얼리티 쇼 <온라인 네이션>이 10월17일에 각각 종영 발표됐다.

(글) 양지현 ( 뉴욕 통신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