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고한 사람을 죽인 자를 토막살인으로서 응징한다는 게 주제일까,
아니면, 그런 사고 자체도 사이코패스의 불합리한 사고방식이라는 게 주제일까.

점점 사악해지고 정 떨어지는 덱스터를 보고 있자니
후자의 경우가 진짜 주제가 되어가고 있는 기분이 들어.

그래도 여태까지 덱스터의 살인에는 최소한의 정의는 있었어.
적어도 토막난 횽아와 누나들은 살인범이었자나.
하지만 독스와 라일라는 그런 최소한의 정의의 범주 안에서 쇼부칠 수 있을까?
덱스터는 독스를 토막내려는 생각은 안 했지만,
결국 그에게 독박을 씌울 거였고, 그렇게 되면 독스는 가스실로 직행할 거였자나.
따지자면 방법만 다를 뿐 살인이나 마찬가지야. 독스는 성질은 더러워도 나쁜 넘은 아니야.


라일라가 독스를 죽인 것도 그래.
덱스터도 결국 독스를 죽게 만들 거였는데,
무고한 독스를 죽였다는 이유로 라일라의 심장에 칼을 꽂는 게 과연 정당해?
물론 라일라가 리타의 아이들도 죽이려고 했지만,
그 전에 덱스터가 먼저 라일라를 죽이려고 들었어.


물론 덱스터의 규칙 중에 \'잡히지 말 것\'이라는 조항이 있긴 해.
하지만 시즌2는 거의 그 조항을 주제로 전체가 진행되다시피 했고,
그로 인해 제일 중요한,
덱스터를 향한 시청자의 공감과 감정이입이 차단된 거 같아.

횽들은 어땠을지 몰라도,
독스와 라일라가 죽임을 당할 때
덱스터를 응원하기는커녕
그들의 죽음을 동정하고
덱스터를 미워하게 되었어.


왠지 지금의 덱스터는 예전의 덱스터가 아닌 거 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