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안효은 기자] 국내 최초로 성형외과를 소재로 한 드라마 \'비포 앤 애프터 성형외과\'가 자극적 소재의 한계와 가능성을 보여줬다.

MBC 새 시즌제 드라마 \'비포 앤 애프터 성형외과\'는 6일 첫방송에서 성형의 양면성을 보여주면서 \'성형\'이라는 지극히 자극적인 소재를 다룬 드라마에 대해 통렬한 풍자극이 될 것이란 기대와 흥미 위주로 흐를 것이란 우려를 동시에 갖게 했다.

이는 아역배우의 이미지를 벗기 위해 섹시 모바일 화보를 찍으려는 한 여배우의 성형수술과 안면기형재건수술로 새 삶을 사는 포장마차 주인의 수술, 전혀 다른 성향의 두 성형외과의 한건수(이진욱)과 최용우(김성민)의 대립을 통해 표현됐다.

섹시 모바일 화보로 돈, 인기, 미모를 얻기 위해 병원을 찾은 주리의 이야기는 우선 시청자들의 눈길은 끌었다. 가슴을 D컵으로 키우고 매번 성형을 통해 얼굴을 조금씩 바꿔 상품성을 유지하는 연예인들의 세태를 그대로 반영하고 있었다. 특히 주리의 매니저가 "이효리나 전지현 다 D컵으로 수술한 거다. C컵이면 티도 안 난다"라며 연예인의 실명을 거론하는 모습은 잠깐의 재미를 줬다.

하지만 연예기획사의 반강요에 의해, 또는 인기를 얻기 위한 욕심에 성형을 하는 연예계의 현실, 이같은 상황을 비관하면서도 성형을 감수하고 방송에서는 \'자연산\'이라고 주장하는 연예인들의 모습은 이미 누구나 아는 사실들이라 신선함이 떨어졌고, 풍자라고 하기에는 신랄함과 통쾌함이 부족했다.

또한 미용성형에 대해서만 널리 알려진 것과 달리 안면재건성형과 같은 성형의 또다른 의미를 일깨워주기 위한 포장마차 여주인의 이야기는 좋은 시도였음에도 흥미 위주의 연예인 성형에 비해 지나치게 짧게 다뤄진 점이 아쉬움을 남겼다.

그러나 이러한 아쉬움은 캐릭터 설정에서도 드러났다.

30억 빚만 남은 아버지의 성형외과를 물려받아 병원 재건이 우선 목표인 한건수와 인술로서의 성형을 지향하는 실력있는 의사 최용우라는 인물의 대립은 지나치게 희화화됐다.

한건수가 주리에게 고액의 성형수술을 제안하고, 수술 중 환자를 깨워 가슴보형물을 바꾸는 장면, 호스티스들에게 보톡스 시술을 서비스로 제공하며 병원을 홍보하는 모습은 물론, 인의를 펼치는 최용우 또한 포마드를 바르고 독일어로 욕을 하는 모습 등 코믹함만을 강조한 장면들이 극을 주도했다.

또한 최용우를 스카우트하며 병원을 살리기 위해 노력하는 마취의 마수봉(최용민)이 병원의 홍보실장 윤서진(정애연)을 \'코믹하게\' 희롱하는 장면, 상황과 관계없이 해맑게 웃기만 하는 홍기남(소이현)이란 캐릭터들이 형성한 가볍기만 한 극분위기는 최용우가 자신의 처지를 한탄하는 주리에게 충고하는 내용, 안면재건성형 등 진지한 장면에 대한 몰입과 의미전달을 방해했다.

\'비포 앤 애프터 성형외과\'는 성형공화국 한국의 현실을 풍자하고 성형외과를 찾는 이들의 다양한 사연들을 코믹하고 따뜻한 시선으로 표현하겠다는 기획의도를 가진 작품이다. 성형이라는 소재가 가지는 자극성과 코믹이라는 쉬운 길로 빠질지 풍자를 통한 통쾌함과 감동을 선사할지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