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2>코미디 센트럴의 <루이스 블랙의 모든 악의 근원> </H2>
NYTV 초창기에 코미디 센트럴의 가짜 뉴스쇼 <U><콜베르 레포르></U>에 대해 쓴 적이 있다. 본래 이 뉴스쇼는 10여년된 장수 프로그램 <데일리 쇼>의 스핀오프다. 이번에 소개할 코미디 센트럴의 새 프로그램 <루이스 블랙의 모든 악의 근원 (Lewis Black’s Root of All Evil)> 역시 <데일리 쇼>에서 파생된 것이지만, 위의 두 프로그램과는 큰 차이를 둔다.
코미디언 루이스 블랙은 수년 동안 <데일리 쇼>의 통신원으로 ‘백 인 블랙 (Back in Black)’이라는 꼭지를 잊을만 하면 나와서 하곤 한다. 블랙의 특징은 정치나 사회적인 모순을 아이템으로 잡아 화산 분출이나 성난 황소와도 비교할 만큼 핏대를 세워가며 분노를 터뜨리는 거다. 그를 보고 있자면 어떨 때는 후련하기도 하고, 어떨 때는 “저러다 고혈압으로 쓰러지지”라는 걱정도 된다. 이처럼 워낙 특이한 코미디 방식 때문에 오랫동안 자신의 독립적인 프로그램을 갖기 힘들었던 블랙이 너무도 성격에 잘 맞는 시리즈를 진행하게 된 것이다. 그게 바로 <루이스 블랙의 모든 악의 근원(이하 RE)>다.
<H3>“내가 더 나쁘다구!”</H3>
| 프로그램의 진행자 루이스 블랙(사진 왼쪽), 김정일과 맞붙을 바이섹슈얼 틸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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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는 풍자적이고 신랄한 토론 프로그램이었던 <폴리티컬리 인코렉트>와 HBO의 <리얼 타임>을 제작한 스콧 카터와 폭스의 애니메이션 시리즈 <심슨스>의 작가 데이빗 색스가 창작한 시리즈. 여기에 블랙의 성향을 더하면 보지 않고도 어느 정도 상상이 간다. 아니나 다를까. 모의 법정을 표방한 이 시리즈에서 블랙은 판사 역을 맡고, 매회 2명의 젊은 코미디언들이 변호를 맡는다. 그럼 이들이 뭣 때문에 법정의 판결을 원하나. 시리즈의 제목처럼 악의 근원을 찾기 위해서다. 매주 각각 두 가지의 아이템이 재판에 올려진다. 이는 사람일 수도 있고, 아이디어 일 수도 있으며, 종교집단이나 회사, 상품일 수도 있다. 이런 주제를 가지고 변호를 맡은 젊은 코미디언들이 각각 자신이 맡은 것이 더 나쁜 악이라고 주장하는 거다. 후보로 선정되는 기준은 “얼마나 짜증나고, 화나게 하냐”다. 블랙이 TV가이드와 한 인터뷰를 빌리자면, “어떤 사람이나 사물이 너무도 짜증나고 울화통을 터뜨려 완전한 사고 (생각)가 불가능할 때” 이것을 악의 근원이라고 할 수 있다고.
8편의 에피소드로 제작된 이 시리즈에서 다룬 주제들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오프라 대 천주교>, <도널드 트럼프 대 비아그라>, <딕 체이니 대 패리스 힐튼>, <아메리칸 아이돌 대 고등학교>, <김정일 대 틸라 테킬라>, <맥주 대 대마초>, <유튜브 대 포르노> 등. 블랙은 전반에 왜 두 아이템이 악의 근원으로 선정됐는지를 간단히 설명하고, 이 후 젊은 변호인들이 왜 자신이 맡은 아이템이 더 악한지를 이치에 맞고 논리적이며, 재미있게 (때로는 시각자료를 사용하며) 변론을 펼쳐야 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블랙이 판정을 내린다. 모든 변론은 변론을 맡은 코미디언들이 직접 써야 한다고. (이 중 한 코미디언은 하버드 법대 졸업생이라고 한다.)
<H3>
김정일에서 오프라 윈프리까지…성역은 없다</H3>
| ‘도널드 트럼프 대 비아그라’ 결과 공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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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한 예를 들자. 첫 회 <오프라 대 천주교>에서 오프라를 맡은 폴 톰킨스는 오프라가 아무리 많은 자선사업을 했어도, 이는 일관성 없이 그녀가 기분이 내킬 때나 부탁하는 측이 어떻게 요청을 하는지 알 때나 가능하다고 말했다. 아프리카에 4600만 달러의 거액을 들여 학교를 설립했을 때 뉴스위크지와의 인터뷰에서 “왜 미국에 그런 학교를 세우지 않았냐?”는 질문에 오프라는 미국 학생들은 뭘 원하냐고 물어보면 아이팟이나 비싼 운동화라고 대답한다며, 아프리카 아이들은 돈이나 장난감을 요구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여기에 착안을 한 톰킨스는 직접 학생들을 찾아가 ‘4600만 달러짜리 새 학교’와 ‘운동화 또는 아이팟’ 중 어떤 것을 택하겠냐는 설문조사를 한다. 물론 대부분이 학교를 택한다. 학생들은 오프라가 “미국 학생들은 새학교 보다 운동화나 아이팟을 더 선호”하기 때문에 미국 대신 아프리카에 새 학교를 세웠다는 말을 전해 듣고 믿기 힘들어한다. 천주교를 맡은 그렉 X랄도는 물론 미국 내에서 큰 반향을 일으켰던 천주교 신부들의 성추행 사건들에 집중했다. <트럼프 대 비아그라> 역시 자기 자신을 홍보하는 것에만 집중하는 트럼프와 90세 넘은 노인도 발기를 가능하게 해준 비아그라에 대해 열렬한 토론을 버린다. 과연 김정일과 MTV 리얼리티쇼 주인공 틸라 테킬라 사이에는 누가 더 악하다고 판결이 날지… 한편 <RE>는 방송 중 매회 후보들에 대한 시청자 투표도 실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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