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2>폭스 TV의 <뉴 암스테르담></H2>
*이 기사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폭스 TV의 <뉴 암스테르담>은 뉴욕을 배경으로 한 짬뽕 시리즈다. 매주 살인 사건을 해결한다는 면에서는 범죄수사 시리즈고, 주인공인 형사 존 암스테르담 (니콜라이 코스터 월도)이 사실은 400살이 넘은 남자라는 면에서는 뱀파이어과 시리즈 같기도 하다. 여기에 주인공이 영생을 끝내기 위해서는 진정한 사랑의 대상을 찾아야만 한다는 면에서는 로맨틱 스릴러이기도 하다.그래서 일까. <뉴 암스테르담>의 배경이 되고 있는 뉴욕시 특히 맨해튼에 대한 매력이 느껴지기 보다는 존 암스테르담의 그간 살아온 사연에 더 눈길이 간다. 그와 더불어 시리즈 전체를 통해 17세기 네덜란드 식민지였다는 뉴욕의 아련하고 때로는 음습한 분위기가 색다르게 보여진다.
<H3>존은 어쩌다 영생을 얻었나</H3>
| 시리즈 내내 400년을 산 존의 다양한 모습들이 등장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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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이 영생을 얻은 것은 1642년 네덜란드의 군인으로 신 암스테르담에 배치받았을 때라고. 미국 원주민 대학살이 자행되던 시대로, 존은 어린 원주민 소녀를 죽이려는 다른 군인의 칼을 가로막아 대신 찔린다. 죽어가는 그를 살리던 이 소녀는 그에게 ‘진정한 사랑’을 찾을 때까지 영원히 살 수 있는 마법을 건다. 그리고 400년 동안 존은 이를 저주라고도 생각하게 된다. 아직도 신 암스테르담, 맨해튼에 살고 있는 존은 현재 뉴욕시경의 형사로 살인사건 전담이다. 아무리 총을 맞아도 죽지 않는다는 것을 알아서인지, 늘 위험한 일을 자처해 밤낮 파트너가 떨어져 나간다. 새로 배정된 파트너는 에바 마케즈(줄리카 로빈슨). 아버지 역시 뉴욕시경 출신인 에바는 존의 행동을 잘 이해하진 못하지만, 그렇다고 과거 파트너들 처럼 먼저 다른 파트너를 요청하진 않는다.
존은 오마 요크 (스티븐 핸더슨)라는 60대 할아버지가 운영하는 ‘오마스 바-그릴’에서 ‘36’라고 부르는 커다란 개와 함께 거쳐한다. 오마에게 잔소리도 많이 듣지만, 다른 이들보다 상당히 가까운 사이처럼 보인다. 그런데 알고 봤더니, 오마는 존의 아들이다. 수백년간 맨해튼을 떠나지 않으며 ‘진정한 사랑’을 찾아왔던 존은 그간 수많은 여자친구와 부인이 있었고, 자식만 해도 63명이나 된다고. 존은 자식들의 후손을 족보로 잘 기록하고 있다. 언제부턴가 애완견을 키우기 시작한 존은 이름 대신 번호로 개의 이름을 지어준다. 오마는 존의 이런 비밀을 알고 있는 유일한 생존자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고 존이 자신의 과거를 비밀로 하느냐면 그렇지는 않다. 주위 사람들에게 “내가 몇백년 전에 이런 일이 있었는데”라며 자주 말하지만 다들 싱거운 농담 정도로 받아들인다.
<H3>맨해튼에서만 400년을 살다니!</H3>
| 존의 아들 오마(왼쪽)와 존이 진정한 사랑이라고 믿는 사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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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던 어느 날, 지하철 역에서 용의자를 추적하던 존은 지하철이 역에 도착해 사람들이 쏟아져 나올 때 쯤 심장에 심한 통증을 느끼며 쓰러져 버린다. 깨어나 보니 시체보관실. 그런데 존은 기분이 무척 좋다. 이런 죽음에 가까운 고통을 영생의 마법에 걸린 이후 처음 느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지하철에서 내린 여자 중 한 명이 자신의 ‘진정한 사랑’이라고 믿게 되고 결국 CCTV 검색과 형사직분을 이용한 탐문 수사로 가장 유력한 후보 닥터 사라 딜런을 찾아낸다. 과연 사라가 존이 찾던 바로 그 사람일까?
<뉴 암스테르담>은 좋은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반면, 이해가 잘 안 가는 설정들도 있다. 주인공이 400살이라는 설정은 그간 쌓인 그의 경험이나 지혜로움을 보여줄 수 있는 좋은 장치다. 과거 유명한 작가나 화가 등과 직접 친분이 있었고, 군인에서 부터 의사, 화가, 사기꾼, 가구 조각가 등 많은 직업을 거쳤던 이야기를 에피소드 내에서 종종 들을 수 있다. 뱀파이어 처럼 수백년이나 혼자 영생을 누렸기 때문에 자신이 아끼는 많은 사람들이 죽어가는 것을 외롭게 지켜봐야하는 아픔을 겪어 캐릭터 상의 깊이도 있다. 특히 60대 노인 오마가 존의 아들이라는 설정은 상당히 흥미롭다.
그러나 그 많은 세월을 사랑을 찾기 위해 줄곳 맨해튼에만 살았다는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 그리고 시리즈 작가들 역시 존의 과거사를 이용해 좀더 심층적인 캐릭터를 만들기 보다는 한 여자를 찾는다는 로맨스에만 집중을 하고 있어 아쉬움을 준다.게다가 방영 초기 웬만큼 시청률을 올렸던 <뉴 암스테르담>은 방영이 계속되면서 지속적인 시청률 하락을 보이고 있다. ABC TV의 리얼리티쇼 <스타와 춤을>과 경쟁 시간대에 배치된 것을 보면 당연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TV가이드>의 보도에 따르면 폭스 TV는 추가 에피소드 제작도 취소한 상태다. 아직 <뉴 암스테르담>의 종영 소식은 전해지지 않고 있지만, 그리 좋은 조짐이 아닌 것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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