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웨스트윙의 7시즌을 모두 보았다.
웨스트윙을 이미 본 횽들은 위 한 문장에 담겨있는 그 만족감, 혹은 공허함, 그리고 감동 등이 어우러진 그 복잡미묘한 떨림을 같이 느끼셨으리라 믿는다.
흔히 미드(미국 드라마)의 본좌, 미드의 클래식, 정치드라마의 표본 등으로 불리고 있으며, 2000년 부터 2005년여까지 총 7시즌, 모두 130여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된 미국 NBC 의 간판 드라마. 에미상, 골든글로브 등 수많은 상을 휩쓸었으며, 미국민들만 아니라 지구 반대편의 작은 나라의 골방에 있는 나 같은 시청자에게도 기립박수를 받은 드라마.
이미 감동받은 국내의 블로거들의 상찬의 포스트만 해도 수십개에 달하고, 미드갤횽들도 다들 아는 사실이라, 사실 글을 쓸까 망설였지만, 지금 현재 내가 느낀 이 감동을 10년 후의 나에게 전해주고 싶은 마음에 이 드라마를 감히 이야기하게 되었다.
정치 드라마이되 정쟁보다 정책을 이야기하고, 미국 드라마이되 자신들의 치부를 솔직하게 이야기하고, 다른 나라를 이야기하면서도 편협하지 않고, 이러한 것들을 풀어나가는 방식이 믿을 수 없을 만큼 공정하다.
주인공들은 똑똑하고 애국적이나 완벽한 인물들은 아니며, 그 각각의 캐릭터는 현실성을 벗어나지 않는다. 그리고 그러면서 보완하고 성장한다.
대통령 조시아 바틀렛(마틴 쉰)은 따뜻하고 학식이 깊지만, 치명적인 질병과 싸우고 있고
비서실장 리오 맥게리(존 스펜서. 작고)는 냉철하고 리더쉽이 넘치지만 가정에 충실하지 못하였고.
비서실차장 조시 라이먼(브래들리 위트포드)은 천재성이 번뜩이고 활동적이지만 지나치게 다혈질이고
공보수석 토비 지글러(리처드 쉬프)는 냉정하며 순수하나 타인에 대한 독설을 감추지 못한다.
그리고 이러한 등장인물들은 그 각각의 특징이 흔들리지 않되, 변화하는 모습을 보일때는 설득력을 잃지 않는다.
자, 이러한 완벽한 드라마가 또 어디 있을까?
다소 민주당 편향적이고(아니, 사실은 꽤 많이) 공정하고 열린 시선으로 바라본다지만, 세계를 바라보는 미국인의 시선과 우월감의 한계를 완전하게 감추지는 못한다. 무엇보다 주인공들뿐만 아니라 그 정적들도(심지어 공화당의 우두머리들까지!!) 애국적이며 도덕적으로 별 흠이 보이지 않는다. 만약 이런 대통령과 스탶들이 미국 상층부에 영속한다면 나는 기꺼히 팍스 아메리카나의 천년왕국을 지지하리라.
대사가 많고, 각 기구들의 약어가 낯설며, 미국 정치계에 대해 기본적인 상식이 없으면, 비록 친절히 요령있게 설명하지만, 드라마 상의 정치구도와 정책들을 온전히 이해하는 것은 미국의 식자층뿐일 것이다 .(그리고 동해를 "Sea of Japan" 이라고 불렀다. 뷁~)
웨스트윙은 판타지다.
민주주의의 첨병 미국이나, 가장 민주주의 역사가 오래되었다는 영국조차도, 아니 미국할아버지라도 이토록 도덕적으로 흠없고, 완벽하게 똑똑한 인물들이 권력의 최상부를 차지할 리 없다. 바틀렛과 웨스트윙의 모든 스탭들을 우리 나라로 데려오면, 10년안에 우리도 미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강대국이 될 거라는 허황된 환상마저 심어준다.
웨스트윙은 현실에 발을 두고 서있지만, 미국의 권력층이 현재 이렇다는 것이 아니라, 이렇게 나아가야 한다고 외친다. 웨스트윙은 그러한 판타지다.
우리 나라에서는 웨스트윙 같은 드라마가 만들어지려면 족히 십수삼년은 기다려야 할 것이다. 유권자들이 지역이나 친소관계보다 정책으로 대표를 뽑을 그 때, 자신들의 쪽수나 협잡이 아닌 토론과 설득으로 이해관계를 조정하는 분위기가 정착될 때, 무엇보다 이런 드라마가 나왔다고 그 당파성과 제작의도에 대해 삐딱한 시선을 보내지 않고, 작가들도 자기 검열에서 완전히 벗어났을 때, 우리는 한국판 웨스트윙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제작자 애론 소킨, 그리고 조시아 바틀렛, 리오 멕게리, 토비 지글러, 조시 라이먼, CJ 크랙, 샘 시본, 다나 모스, 미세스 랜딩햄, 매튜 산토스, 아놀드 비닉, 에인즐리, 마가렛, 캐롤, 진저, 찰리 영, 조이 바틀렛, 올리버 배비쉬, 그리고.. ..잠깐 나온 프렌즈의 매튜페리까지....
그외 웨스트윙의 모든 배우들께 찬사를 보내며 또한 내게 즐거움을 준 것에 대해 감사드린다
웨스트윙 7시즌 안녕~~~그리고...담주부터 1시즌 복습때 다시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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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블로그에 쓴 글인데 그냥 주절거리고 싶어서....웨스트윙 다 보고 나니 그러고 싶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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