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바이버 쿡 아일랜즈를 보고나니까 미국에서 소수인종으로 산다는 게 어떤건지 알것같다.

케이블티비에서 하는 서바이버를 몇 편보다가 쿡 아일랜즈 시즌에서 한국계가 이겼다길래 다 받아서 대충 흩어봤는데 참 기분나쁘더라. 권율이 작전을 잘 짰다고 하는데 나도 그건 인정하지만 그의 승리가 솔찍히 면제특권을 주는 아이돌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다. 물론 그걸 발견한 그의 지적능력은 인정을 해야겠지만.

내가 기분나쁘다는 건 인종간으로 나눠놓은 이 게임의 발상부터 한심스럽지만 어떻게든 백인그룹에서 우승자가 나오게 하려는 주최측의 농간이 짜증스럽다는거다. 생각을 해보면 섬에서 가장 중요한게 뭘까? 음식이다. 음식이 힘이고 힘이 바로 음식이다. 인종간의 대결로 만들어놓고 백인그룹에서 배를 잃어버려 음식조달에 어려움이 생기니까 바로 인종간의 통합이 이루어진다. 물론 흑인그룹도 배를 바다에 띄우지도 못했지만 그 당시 그들은 벌써 한명을 보내서 열세부족으로 전락한 뒤였다.

그리고 다시 두 부족으로 나누어진 게임에서 백인들이 자신들이 다수가 될 수있는 곳으로 가버린다음에 남겨진 소수로 이루어진 부족(권율부족)이 생각외로 잘하니 게임을 확실히 하기위해 두명을 섬에서 내보내는 주최측의 확인사살. 하지만 여기서도 져버리니 집단게임에서는 도저히 당해낼수없다 싶으니 바로 백인이 다수를 유지할 수 있게 다시 부족들의 대통합.

결국 자기들의 위치는 결코 흔들리지 않을거라는 돌대가리들, 내가 못 찾았으니 황인종도 당연히 못찾았을거라는 말도 안되는 자만감때문에  스스로 몰락을 해버렸지만 현실에서도 이럴수있을까? 그리고 있다면 얼마나 자주 일어날 수 있을까?

소수계로 태어나서 미국에서 성공한다는 건 아무리 개인의 능력이 뛰어나도 결국은 운(아이돌)에 의존해야 하는 현실이 나를 슬프게한다. 아무리 발버둥쳐봤자 사회의 시스템(게임에서는 주최측)에 결국 좌절하게 되어 있는데. 그리고 용케 승리를 했지만 그는 다시 미래의 다른 소수민족의 패배자에게 사회의 차별에 대한 항변을 못하게 만드는 도구로 전락한다. "권율을 보라. 우리는 누구를 편애 안한다. 네가 실패한건 네 능력부족이고 너의 잘못이다. 우리가 불공평해서가 아니다."라고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