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봐라 설명해준다.

자, 아재새끼들은 인간이 아니야.

걔네들은 본인들이 굉장히 힘든 인생을 살았다고 생각해.

그리고 대단히 대우받아야 된다고 생각하지. 그런데 현실은 그렇지 않아.

대부분 486, 586 새끼들인데 이 나이대 인간들이 대단히 무시받는 나이대거든.

직장에서는 병신이라고 까이고, 가정에서는 대화단절로 소외되었지. 굉장히 불안해하는 나이대야.

얘네들은 집안 서열 5위야. 1위 마누라 - 2위 첫째애새끼 - 3위 둘째 애새끼 - 4위 기르는 개새끼 - 5위 본인.

굉장히 자존감이 떨어져있고 불안감이 극대화되어 있는 나이대야.

대물천하에 인상적인 댓글이 하나 달렸었는데, 판갤에서도 한번 떴을꺼야.

거기에는 이런 댓글이 달렸어.

[나이가 들면 정말 뭘 바라는 줄 아세요? 마누라한테는 좋은 남편, 자식들한테는 좋은 아빠라는 말 한 번 만이라도 들었으면 좋겠어요...]

이런 류의 댓글들이 많이 달리더라. 이게 '아재감성' 의 요체야.

아재들은 영웅이 되는 걸 굳이 바라지는 않아.

그걸 사양치는 않지만. 그저 자신의 조그마한 정체성을 인정받고 작게라도 대우받길 원하지.

나는 군주다를 봐.

무료분만 보라고.

여기서 보이는 주인공은 매 회마다 '칭찬받는' 장면들이 하나씩 끼어있어.

예를 들면, 3화 쯤에서는 '군장을 신속하게 잘 싸는 모습' 을 보여줘. 그래서 막 갈구던 선임이 깜짝 놀라.

10화 넘겨서 무슨 숲 매복전이었나? 여기서는 보병인 주인공이 말을 타. 그래서 기병들이 깜짝 놀라. '보병 주제에 말을 탈 줄 알다니?'

***중요***물론 기마병 수준만큼 잘 타지는 않는다고 묘사가 나와. 그래도 괜찮아. 아재들은 무조건 환생좌 주인공급 무상대능력을 원하는 게 아니니까.

나중에 20화 어림에서는 '글을 잘 읽을 줄 알아'. 그래서 부관들이 깜짝 놀라. '평민 주제에 글을 읽을 줄 알다니?'

이런 식이야. 나는 군주다는, 각 화마다 최소한 1개 장면에서 자신의 능력을 보여주고, 주변에게서 칭찬을 받고 인정을 받고 주목을 받아.

그 능력이 되게 하찮은 것일지라도(가끔 상당한 능력도 있지만), 그 글을 익는 주 독자층인 아저씨들은 주인공의 능력의 하찮음을 전혀 개의치 않아해.

문피아재들은 다른 거 없어.

그저

'칭찬받고'

'주목받고'

'인정받고'

싶어해.

그냥 작은 소망이야.

아저씨들은 인생에 너무나 지친 존재들이거든.

무슨 전설의 신검에 신화적 갑옷에 무슨무슨 죽음의 창, 무슨무슨 정령의 활 이딴 거 안 들어도 상관없어.

이 런 관점에서 나는 군주다 무료분을 처음부터 끝까지 읽어 봐.

거의 모든 화에서 주인공은 아무리 하찮은 재주일지라도 하나 보여주고, 그를 구실로 주변 사람들이 매 화마다 경탄하고, 인정해주고, 치켜세워 줘.

읽어보면 되게 그 진행되는 분위기가 순정만화 급으로 연하거든?

'로안은 멋져.'

'로안은 일을 잘 할 줄 알아.'

'로안은 글을 잘 읽어.'

'로안은 인격이 정말 믿을 만한 분이야.'

'로안녀석, 처음에는 띨띨인 줄 알았더니, 알고보니 복덩이잖아?'

'로안 놈, 말도 탈 줄 알고, 글도 읽을 줄 알고, 전략적 안목까지 있다니. 무력도 제법 있어보이고. 키워 줘야 겠군.'

'로안 님을 위해서라면 모든 걸 바치겠습니다!'

아재들은 저 '로안' 자리에 자신의 이름을 넣고 몰입을 하게 되는 거야.

이 세상에서 결코 얻을 수 없는, 그러나 너무나 절박하게 염원하는 '소소한 칭찬들' 을 대리로나마 만족할 수 있으니까.

나는 군주다는 말이야

'정통 판타지'도 '군주물'도 '성장물' 도 아니야.

'아재힐링물' 이야.

문피아에서 이런 수요를 충족시키는 글이 없었는데 맥을 잘 짚었던 거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