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어, 이번 싸움은…… 제법!”
“동감하는 바이다.”
창을 든 여자와 마찬가지로 창을 든 남자. 붉은 황야 아래, 맞으로 대치한 둘은 서로를 바라보고 있었다. 남자는 히죽 웃었고, 여자는 은은한 미소만을 풍겼다. 그들은 몇 마디의 짧은 담화를 나누었으며.
그리고.
무거운 정적이 흘렀다.
누구 하나 숨 한 번을 헛되이 낭비하지 않고—.
후웅—.
그렇게, 돌풍이 불어닥쳤다.
카강!
일단, 시작은 가볍게. 둘은 그렇게 생각하며 여유로운 마음으로 창을 놀렸다. 그래, 둘은. 그 둘만. 가볍다는건 어디까지나 두 사람만의 사정이었다.
—어찌 가벼운 일격에 흙먼지가 붕 뜰까.
“호오?”
남자, 코노에 유토는 여자, 아가레스의 참격을 대응, 분석하며 흥미롭다는 얼굴을 했다.
그리곤.
곧장 그 강대한 위력의 참격을 ‘똑같이’ 따라한다.
아주 쉽게.
“!?”
순간, 아가레스의 얼굴에 당황이 어렸다. 하나, 그것도 잠시. 서열 2위의 마왕답게, 금세 침착을 되찾는다. 명색이 일인군단. 그깟 일격쯤, 충분히 막고도 남았다. 그녀가 살짝쿵 힘을 주어 창을 휘두르매, 유토의 참격은 맥없이 튕겨나갔다.
그래도 그녀의 눈은 솔직하게.
‘믿기지 않는다.’
라는 심리를 여과없이 투영했다.
그녀는 얼떨떨한 표정을 구태여 바로잡으려 들지 않았다. 도리어 조금씩 떨리는 목소리로.
“어.. 어떻게?”
이리 유토를 향해 물었다.
그에 유토는 별거 아니라는 듯이 으쓱어리며 설명한다.
“제 스킬이죠.”
간결하고 명료한 대답이었다.
코노에 류토. 얼마 전까지만 해도 평범한 고등학생이던 그는 이제 서열 71위의 마왕, 단탈리안이 되어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