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야식당이나 고독한 미식가같은 드라마를 보면, 작지만 안락한 가게, 실력있는 마스터, 놀라울 정도로 맛있는 음식..

그런 공통분모로 동네 이자카야가 잘 등장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가게의 인테리어나 쾌적함(앉아서 몇시간이고 떠들고 진상부려도 편-안한 그런거)을 크게 따지는 편입니다만,

서두에서 언급한 동네 작은 이자카야는 이런 조건을 완전히 좆까라는 선택지 입니다.

일단 가게가 좁고 작다는건
붐비는 금요일, 주말, 공휴일 등은 당장 쳐먹고 빨리 돈내고 가게에서 나가시오 하는 무언의 압박을 주기 때문에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물론 제가 거주하는 지역에도 작은 이자카야가 있습니다.
그런 가게를 좋아하는건 아니나 퇴근하고 와서 동네 부랄친구나 마누라랑 가끔 한잔 하러가는, 그런 가게입니다.

사진 보면 알겠지만 가게는 매우 좁으며 카운터 좌석 밖에 없습니다.

카운터에서 하는 조리과정(뭐 설거지하며 물튄다거나 음식 냄세가 난다거나)때문에 카운터 좌석은 별로 선호하지 않습니다만, 카운터가 싫으면 꺼지시던가 하는 배짱장사는 혀를 내두르게 만듭니다.

예전에 거 테이블 좌석좀 만들라고 선비질 하는데
임대료없음ㅂㅅ아ㅋㅋㅋ이러는걸 보고
그냥 만족하기로 했습니다.

그럼 대체 그딴 가게를 왜 쳐가실까 하는 의문이 들텐데,
가게 주인이 입담좋은 아재라
먹을것 장사를 하면서도 정말 열심히 사는구나.. 라는 느낌이 들어 지쳤을때 가면 좋습니다


제가 재판등에서 온갖 미친 헛소리를 하는 증인이나 변호사,피고인등을 봐왔는데 그거에 지지않을만큼 재밌는 소리를 자주 하시는 분으로

천엔받으면 천만엔 들어갑니다! 하고 고함치는거나
궁극의! 닭꼬치! 나갑니다! 이러는거 보면 저도 모르게 피식 웃음이 나옵니다.

많은 분들이 일본 가게에 가서 아 이점이 애미가 뒤졌다 하고 드는 문제점으로는 밑반찬 하나하나에 죄다 돈을 받아간단 점입니다.
이점의 경우는 가게에 따라 다르나, 이런 동네 구질구질한 가게에선 밑반찬 값은 잘 안받습니다.

이날 나온 밑반찬은 양배추를 대충 찢어서 내놓은 물건인데,
저는 약간이라도 간을 해줄지 알았는데 아무 간도 안하고 ‘하이요!’하고 내놓는데 만약 이거에 돈 받는다면 욕을 했겠지요.
리필은 무한입니다.


저는 술을 잘 마시는 편이 아니라 상남자답지 못한 칵테일 계열 술만 마십니다.

위짤 보면 알겠지만 이 가게는 닭꼬치만 주구장창 쳐팝니다.
싼건 80엔에서 비싸면 200엔 정도까지로 제 개인적으론 저렴한 편이라 느낍니다.

음식 자체는 사실 별 보여드릴게 없는게
니네 집 근처 마트 가도 파는 그런 닭꼬치입니다.

갓 구워서 맛있고 가게에서 쓰는 소스가 맛있고~~~ 이런 문제를 떠나 딱 닭꼬치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닙니다.

제가 딱 하나 이 가게에서 진짜 높게 평가하는게 있다면,

제가 간을 안좋아합니다.
어릴때 한국살때 순대에 껴온 간도 앰2 디지게 퍽퍽하고 닝닝했던게 트라우마로 쭉 안먹었는데

이 가게에서 제공된 간꼬칠 먹어보고 와 씨발 간이 이렇게 맛있다고? 하고 놀란적이 있습니다.

그래서 꼭 이 가게를 갈때 간을 시키는데요.

간장소스를 베이스로 생강으로 풍미를 냈는데 굉장히 쫄깃하고 맛있습니다

혹시 간을 못먹는다면 꼭 갓 구운 꼬치로 먹어보는게 좋습니다.

사진 자체는 많이 찍었는데 보니 죄다 직화구이라 불에 그슬린 거밖에 없어서 그냥 이쯤 올리겠읍니다.


좋은 추석 보내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