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모부가 단체바다낚시를 좋아해. 그래서 배를 다같이 빌려 바다 한가운데에서 낚시를 하는데, 이번엔 별로 건진 게 많지 않았다봐. 그런데, 이 오징어 맛있어. 야들야들해.

내가 이걸 직접 사러 돌아다니면 모르겠는데, 그래도 내가 이런 물건에 대해 잘 모르고, 고르기가 참 힘들잖아. 그래서 엄마가 이런 물건을 잘 고르는 이모에게 맡겼음. 이모가 직접 가봤더니, 다른 가게에는 이게 없고, 롯데마트 가서야 겨우 찾을 수 있었다는 거야.

텔레비전에서 보험광고 나오면, 이런 주전자를 사은품으로 주네마네 하잖아. 나도 이런 주전자 보면서 많이 부러워도 해보고, 나도 갖고싶다 생각했지만, 저게 비싸다는 걸 본능적으로 알고, 아예 포기한 채 구경만 했어. 우리집에서 이런 물건은 사치라고 여겼지.

그런데, 엄마가 자주 쇠주전자를 태워먹어. 집안의 공기가 매캐해지는 건 둘째치고, 타서 달라붙은 재를 벗겨내는 방법에서, 엄마랑 자주 다툼. 엄마는 무조건 쇠수세미로 살살 닦으면 된다 그러고, 나는 아무리 스뎅으로 만들어졌다 해도 아기처럼 살살 다뤄야지, 저런 무식한 방법을 왜 쓰냐고 화내지.

나도 하도 엄마가 냄비고 주전자고 잘 태워먹으니까, 인터넷으로 검색해보니, 식초와 베이킹소다를 부어서 20분 정도 팔팔 끓이면 쉽게 싹 잘 벗겨진다는 사실을 알아냈어, 항상 그 방법대로 쓰고 효과도 많이 나서, 멀쩡한 냄비를 버릴 일도 없고 아주 만족하거든. 

그런데, 엄마는 왜 그렇게 하냐고 막 화내. 이럴 때를 대비해서 식초를 미리 많이 사다놔도, 식초만 벌컥벌컥 많이 마시고 죽을 일 있냐, 너무 많이 샀다고 나를 타박하는데, 그러면서 좀 열흘 정도 지나면 또 무언가를 태워먹음. (그리고 엄마 몰래 잿물을 빨래할 때 써먹음.)

어쨌든, 이런 일들이 있어서, 저 전기주전자를 큰맘 먹고 엄마가 사기로 한 것인데, 정작 써보니, 보통의 스뎅주전자 쓰는 것보다 훨씬 더 쓰기 편해. 진짜 세상 오래 살고 볼 일이다 싶더라. 우리 어릴 때에도 이런 건 보기 힘들었는데... (뭐, 약탕기는 있었지, 아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