麻辣白菜肉. 맵고 얼얼한 고기 양배추 볶음이다.
엄마가 집에 안 계신데 냉장고에 적당히 재료가 있기에 만들어봄.

재료는 삼겹살 뼈 있는 것(아빠가 이가 약해서 뼈 없는 고기는 양보했다.)100-200그램, 양배추 반통, 두반장, 굴소스, 생강가루, 청양고추, 특제 라유(고추기름)


라유는 한달 전 쯤에 만들어뒀는데 조금씩 쓰다가 이제야 다 쓰네. 포도씨유에 대파, 마늘, 로리에(월계수잎), 화자오(쓰촨페퍼), 정향(클로브), 팔각(스타아니스)과 고춧가루를 잔뜩 넣고 끓인 후 숙성시킨 것이다. 병뚜껑 열자마자 중꿔냄새가 진동함. 이 향신료 냄새를 싫어하는 사람은 경기를 일으킬 정도로 싫어한다. 우리 엄마라던가...

고추 잘게 썰고 양배추 적당히 토막내면 준비 끝. 삼겹살은 이미 썰린 채로 사왔기에 손질할 필요가 없었다. 누린내 빼는 작업도 필요없다. 누린내 따윈 팔각 혼자서도 정리 가능하거든.

2번짤처럼 라유를 흥건할 정도로 줄줄 붓고, 거기에 고추와 생강가루를 넣어 달군다. 사실 마늘도 넣고 싶었는데 집에 없더라... 아니 뭐 마늘도 없냐 이 집은.

(3번짤)적당히 달궈지면 중불로 올리고 삼겹살 안 달라붙게 떼어서 투하. 잠깐 볶다가 붉은 기운이 사라져갈 때쯤 두반장 0.8 밥스푼, 굴소스 1 밥스푼, 설탕 0.5 밥스푼 넣고 뒤섞는다. 난 간을 만드는 도중에 먹어보면서 대충 맞추는 편이다. 요리 양에 따라 소스 배합은 달라질 수 있으니 이건 그냥 유도리 있게.

(4번짤) 고기가 거의 다 익었다 싶을 때 불을 최고로 올리고 양배추를 넣어서 잘 볶는다. 기름과 소스가 전부 들러붙을 정도로 익되, 너무 익으면 양배추에서 물 나오고 질척거린다. 아삭함이 남아있을 때까지만 볶고 불 끄면 된다.

엄마가 만들어두고 간 다시마밥 고봉으로 쌓아서 먹음. 매콤짭짤해서 밥이 막 들어간다.기름도 많이 넣었으니 존나 살 찌는 음식이다. 기름을 붓는 과정에서 화자오 덩어리가 4조각 정도 들어갔는데, 먹다가 씹어서 혀가 잠시 마비됐다. 기분이 좋은 걸 보니 마조히스트 기질이 있는 건가... 하튼 잘 먹었습니다. 이제 설거지 해야겠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