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와서 밥을 먹으려 보니 쌀도 다 떨어지고, 전번에 사논 삼양라면 클래식도 다떨어지고

찬장에는 여전히 다른 회사의 라면이 자리하고 있었지만, 이미 삼양에 길들여진 고급스런 내 입맛이

만족할리가 없기에 걍 동네 분식집에 밥 먹으러 갔음.

평소에 자주 먹던 칼국수나 하나 시켜 먹으려고 봤더니 메뉴판에 야심차게 준비한 티가 역력한 신메뉴 \'웰빙 라면\'이 있더라고.

사장님을 불러서 웰빙라면이 뭐냐 하고 물어봤더니, 콩나물에 버섯에 각종야채에 몸에 좋은 재료들을 듬뿍 넣어서 만든 라면이라고

답변하시더라고.

그래서 내가 \'그럼 라면 종류는 무었이냐\'하고 물으니 사장님이 신라면을 쓴다고 답하시는데 순간 어이가 없더라.

그래도 나보다 어른이신지라 \'웰빙라면이라고 쓰고 삼양라면을 안쓰면 도대체 말이 되는거냐고. 썩은 미국산 쇠고기에 최고급 야채 넣어서
 
양념하면 그것도 웰빙 야채 불고기가 되냐고. 그건 좀 잘못된것 같다고\' 정중하게 말씀드렸지.

갑자기 옆에서 조용히 잔치국수를 드시고 계시던 백전노장의 눈빛을 지닌 주부9단의 아줌마가 "그건 사장님이 잘못했네. 당연히 삼양라면 써야 되제" 

하시며 나를 보고 \'젊은 놈이 뭘 좀 아는군..\' 하는 눈빛을 발사하시더라.

사장님이 당황하시면서 그건 당연히 아는데 마트에 갈때마다 삼양라면이 나오기가 무섭게 다 팔려서 구하기가 하늘에 별따기다.

삼양라면만 구했다면 다른 재료없이 끓여서 내도 웰빙라면이라고 팔건데, 그러지 못하니 타회사 라면에 각종 재료들을 넣는 것이 

궁여지책이였다. 요새같이 웰빙시대에 좋은건 소비자들이 먼저 알고 채간다. 하시며 한숨을 푹 쉬시는데 좀 불쌍하게 보이기도 하고

한편으론 인본주의 안전한 식품만을 고수하는 삼양기업의 옹고집을 이제는 국민들도 다알고 있는 듯해서 뿌듯하기도 하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