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일본 직장생활 관련해서 글 올렸었는데 생각보다 질문이 많아서 글 한번 더 쓴다.

1. 인싸

내가 문과는 전문기술이 없으므로 본인이 인싸임을 증명해야 유리하다고 했었는데, 많은 애들이 이거 보고 좌절을 많이 한거 같다.

인싸라는게 너네가 생각하는거처럼 항상 무리를 이끌고 리더처럼 행동하라는게 아니다. 서클이나 동아리, 교내 프로그램등등 학교생활을 좀 활동적으로 하고, 일본인 친구들이랑 최소 한달에 한번정도는 술마시러 갈정도로 친하게 지내고, 제미나 동아리 노미카이에서도 최소한 찐따처럼 입다물고 있는정도만 아니면 된다.

물론 나도 일본에서 대학을 나왔기에, 일본에 유학온 애들 평균적인 상태는 안다. 존나 마르거나 비만, 투블럭 바가지머리에 뿔테안경, 본인이 옷 사본적 없고 수업 끝나면 애니만 보고, 일본인 친구 한명도 없거나 있어도 비슷한 오타쿠, 잘하는 운동 없음 등등... 여기에 해당되는 애들 많을거다.

회사에서 이런애들 싫어하는 이유는 단순히 성격적인 것도 있지만, 무엇보다 할줄아는게 없다는 거다. 무리를 이끌줄도 모르고, 그렇다고 시키는걸 제대로 하는것도 아니고, 친구가 없으니 일본어를 못하는건 당연하고, 눈치도 없고 무리에 어울리지를 못하니 뽑고싶은 생각이 안드는게 당연하다. 그러니 당연히 학창시절에 이런저런 활동을 해보고 친구가 좀 있을거같은 애들을 뽑는거다.

초장에 너무 기분 다운시켜서 미안한데 이게 현실이다. 그러니까 니네한테 해주고싶은 말은 좀 나가서 놀아라. 지금 코로나때문에 어쩔수 없지만 백신접종하고 좀 진정되면 억지로라도 애들한테 말좀 걸고, 이런저런 무리 기웃거려보고 한발자국이라도 더 움직여라. 방구석에서 드라마보고 애니보는건 백수도 할 수 있고, 직장들어가서도 할 수있다. 하지만 동아리, 제미, 각종 교내 프로그램등은 졸업하면 두번다시 경험할수 없는것들이고, 소중한 자산이다. 이런거 하나라도 더 참가해두는게 좋다.

물론 취업을 위해서 억지로하는것도 좋은데, 난 저때 참가했던 프로그램이나, 노미카이가 아직도 학교생활에서 가장 큰 추억들이다.

2. 월급

작년에 1년동안 받은 월급명세서다. 오른쪽이 세후인데 12로 나눠보면 한달에 테도리로 약 26~27만엔정도 나온다.

이걸 본 애들 반응이 극과 극으로 나뉠텐데, 첫번째가 아니 시발 대기업인데 저것밖에 안준다고? 이고 두번째가 아니시발 와카테인데 저렇게 많이받는다고? 일거다.

물어볼것도 없이 첫번째는 일본 기업이나 사회에 대해 잘 모르는 애들이고 두번째는 취활중이거나 이것저것 알아본 애들일거다.

저번에 말했듯, 일본에서 와카테는 대기업이건 중소기업이건 월급 차이 별로 없다. 대기업이 좋은건 복리후생(즉 같은돈이어도 모을수 있는 돈이 더 많음), 월급 인상률이다. 우리회사의 경우는 평균연봉자체가 꽤 높은편인데, 4년차부터는 대략 저거보다 6만엔정도 더오르고, 8년차 선배가 900~1000만엔정도 받는다.

그래도 26만엔밖에 못받는다니 실망하는 애들 있을거같은데, 참고로 파나소닉, 마츠다자동차 간 내 친구들은 잔업비 포함 20만엔 언저리다. 잔업 안하면 그보다 못받을때도 있고.

3. 면접팁

뭐 말하는 방식이야 엔트리시트 잘 썼으면 말도 잘 할수 있을거고, 일본인 친구 많으면 일본어도 잘 할테니 이런건 말 안한다. 짜잘한 팁들은 걍 유튜브 검색하면 엄청 자세히 나오고 도움도 많이 되니 그거 참고해라.

내가 강조해주고 싶은건 "깔끔함"과 "자신감"이다. 우선 깔끔함 부터 말하자면 쉽게말해 외모이다. 일본 예능에서 미남미녀 그룹과 추남추녀 그룹이 면접을 보고 미남미녀그룹이 더 답변내용이 안좋았을때 결과가 어떨지 몰카를 한걸 본적이 있다. 결과는 미남미녀 그룹이 압승이었다. 사람이 아무리 냉정하게 판단하려 해도 결국 판단이 외모에 좌우되기때문이다.

인싸문제에 이어 이번에도 상당히 좌절스러울거 같은데, 뭐 타고난 외모야 어쩔수 없다. 나도 그닥 잘생긴 얼굴 아니다. 하지만 깔끔함은 얼마든지 개선할 수 있다. 일본어로 清潔感이라고 하는데, 일본여자들이 제일 싫어하는 남자 1위가 바로 저 청결감이 없는 남자이다. 여자도 마찬가지겠지.

양복도 입학식때 산 사이즈 전혀 안맞는 아빠양복좀 갖다 버리고 좀 몸에 맞는거 사라. 머리고 대걸레짝마냥 기르지 말고 옆에도 좀 다듬고 앞머리도 세워라. 안경도 렌즈 끼던가 ㅈ같은 뿔테안경좀 쓰지 말고 좀 스마트해보이는거좀 끼고. 면접은 지원자가 문열고 들어올때 이미 결정된다는 말이 있다. 그게 뭐겠냐. 결국 저 청결감이다. 우리 회사 봐도 못생긴 사람은 꽤 많은데 더러운새끼들은 거의 본적 없다. 다른 회사들도 마찬가지일거다.

두번째는 자신감이다. 학교다닐때 후배들 면접 몇번 봐준적이 있는데, 내가 면접관이었으면 시발 1분만에 불합격시킨다. 저 위에 깔끔함은 둘째치고 자신감없는 애들이 너무 많다. 목소리도 기어들어가고 어깨도 쭈글이처럼 축 쳐져있다. 얼굴과 온 몸으로 나 쫄았어요 라고 표현하는데 니네같으면 뽑고 싶겠냐. 면접관들은 회사생활을 최소 10년이상 한 사람들이고(우리회사는 그렇다) 사회생활 하면서 수백 수천명의 사람들을 만나봐온 사람들이다. 그래서 찐따냄새가 나는 사람들을 귀신같이 알아차리고 떨어뜨린다. 애초에 자신감이 전혀 없는데 학교생활에서 뭘 열심히 했다고 떠들어봤자 다 거짓말로 들리겠지.

뭐 이런건 무리에서 친구들과 어울리다보면 조금씩 나아지긴 할텐데, 그래도 거울보면서 표정연습도 좀 하고 제스쳐 연습도 해라. 그리고 본인의 면접 답변을 녹음해서 들어보는걸 강력히 추천하는데 생각보다 훨씬 찐따같은 발성에 당장 꺼버리고 싶을거다. 나도 그랬다. 하지만 연습하다 보면 분명히 나아진다.

글은 여기까지인데 궁금한거있음 오픈 카톡 남길테니 질문해라.

그리고 꼰대같은 소리 하나 더 하면 질문할때 예의좀 지켜줘라. 아까 오픈톡 공개하고 질문 몇명 받았었는데 바로 반말하는 애들 꽤 많더라.

나이를 떠나서 너네가 모르는걸 다른사람한테 물어보는건데 다짜고짜 반말하는건 좀 아닌것 같다. 나도 시간내서 답변해주는 건데 최소한의 예의 안지키는 애들은 걍 답 안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