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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픽] 악마의 집회 - 26화 - 검은 여왕, 하얀 여왕

한-스-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4.08.13 00:00:12
조회 984 추천 22 댓글 9

악마의 집회 - 마스터링크

 

전작 - 쏭픽 마스터링크

 

 

 


BGM정보 : 브금저장소 - http://bgmstore.net/view/icaUM

 

아아, 이젠 맨눈으로도 보인다. 자신을, 아렌델을 멸하기 위해 날아오는 마귀들의 무리가. 청명한 8월의 아침 하늘을 까맣게 뒤덮는, 말레피센트의 하수인들이.

고작 수하들만으로 저런 세기말적 분위기를 내다니, 하면서 치를 떠는 엘사지만…… , 남 말할 처지가 아닌가.

크오오오오 하는 소리 따윌 내며 침략자들을 맞이하는 자신의 얼음인형 군단도 마찬가지로 꽤나 무서운 광경이겠지. 자기 옆에 있는 마시멜로/올라프에 이르러서는…… 설명하기도 곤란할 정도로 흥분하고 있다.

이런이런, 예상보다도 화려한 환영식이군, 엘사?”

“…… 말레피센트,” 낮익은 목소리에 고개를 들어 앞을 보는 엘사. 어느 틈에 잠시 진군을 멈춘 마귀들의 앞에는, 보기만 해도 소름끼치는 흑안개에 에워싸인 분노의 마왕이 둥둥 떠있다. “설마 싶지만…… 혼자 온 겁니까?”

다른 녀석들은 겁쟁이라서 말이야, 다들 내 뒤에 빠져서 눈치나 보고 있지,” 탄식 반 비아냥 반으로 말하는 말레피센트. “하지만…… 네년이 할 말이냐. 그 쪽이야말로, 온 지옥의 힘을 상대로 홀로 맞서다니. 사람이 좋은 것도 정도가 있구나.”

그렇지 않다면 애초에 당신들과 싸울 이유도 없겠죠,” 차갑게 내뱉는 엘사. “당신들과 달리, 난 힘을 위해서라도 할 수 없는 일이 있습니다. 솔직히, 그쪽에서 절 잊어주기만 해도 됐어요. 우린 평화롭게 지낼 수 있었다고요……!”

, 소녀의 착각도 정도껏 해야 귀여운 거다!” 엘사의 원망 섞인 한탄에 더욱 분노한 듯 일갈하는 말레피센트. “보통 인간과 다른 힘을 가진 자의 운명은 항상 이런 거다! 끝까지 이용당하고 배신당해, 결국은 쓰레기처럼 버려지지. 그러지 않기 위해선 힘을! 폭력을! 복수를! 앞세우지 않으면 안되는 거다! 내가 미우냐, 얼음 마녀? 그럼 여기서 날 죽여봐라! 누구의 증오가 더 강한지 한번 보자꾸나! 내게로 와라아아아아아아아아!!!

그 말을 끝으로, 분노의 군단이 무시무시한 함성과 함께 전진한다 그리고 그 선두엔, 마법이고 나발이고 다 팽개친 채 두 발로 적진을 향해 돌진하는 베헤모스의 모습이……!

쇄도하는 적의 군세를 맞아, 엘사의 얼음인형들 역시 괴성을 내지르며 진격한다 마찬가지로 선두에, 있는 힘껏 달려나가는 그들의 여왕을 두고.

마치 체스와도 같다. 누구보다 존귀한 존재인 여왕들이, 가장 강하기 때문에 선두에 앞장서서 적들을 직접 박살낸다-!

서로를 향해 전력으로 달리면서, 양쪽 군주에게 뭔가 변화가 일어난다 말레피센트의 경우엔 그녀의 육체 자체가, 엘사의 경우엔 그녀의 발밑이.

콰드득, 콰득, 하는 불길한 소리를 내며, 계속 달려가는 검은 여왕의 몸이 변한다; 저주받은 녹색 불꽅에 휩싸여, 피부는 비늘로, 머리장식은 뿔로, 두 손은 발톱으로……!

와지직, 와직, 하는 무서운 소리와 함께, 무작정 질주하는 하얀 여왕의 발 밑이 요동치며 갈라진다. 맨 처음엔 얼음으로 된 뿔이, 다음엔 머리가, 다음엔 목이, 다음엔 날개가……!

크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

온 아렌델을 뒤흔드는 고함의 주인공은 2하나는 순식간에 미친 흑염룡으로 변신한 말레피센트, 또 하나는 엘사의 발 밑에서 방금 솟아오른 서리고룡 -!

두 용이 괴성과 함께 충돌하는 순간 뒤따르던 서로의 군대 역시 그들의 발 밑에서 부딪힌다-!

 

***

 

그 시각, 아렌델 성 내부.

아아아악! 내가 못살아!” 안나의 절규가 한바탕 난리가 난 성을 통째로 뒤흔든다. “이젠 혼자라 아니라고 그렇게 말하는 데도, 마지막 순간에 고집부리고! 언니 바보! 깍쟁이!”

안나, 진정해!” 참 간만에 보는 아내의 속사포 푸념을 보며 뜯어말리는 크리스토프. “분명 여기서 나가는 방법이 있을 거야. 명색이 왕성인데, 개구멍 하나 없을라고? 아직 늦지 않았어, 얼른 빠져나가서 엘사를 돕는 거야!”

, 그렇지! 엘사를 돕지 않으면!” 간신히 고개를 붕붕 돌리며 평정을 찾는 안나. “개구멍, 개구멍…… 있었으면 진작에 찾았을텐데…… , 맞다! 지하감옥! 분명 스카가 하이에나들을 그리로 데리고 들어왔어!”

그럼 거꾸로 그리로 나갈 수도 있겠군,” 어느 틈에 나타났는지, 그녀 옆에서 심바가 자세를 낮추며 으르렁댄다. “안내하시오, 안나 공주. 이런 식으로 배제되는 건 우리도 납득할 수 없지.”

이건 그녀의 싸움인 만큼이나 우리들 모두의 싸움이니까.”

 

***

 

지옥의 불길을 받아라!!!” 말레피센트의 외침과 함께 그녀의 아가리에서 거대한 녹색 용암이 쏟아져나와 서리고룡의 머리통을 무자비하게 녹여버린다

소용 없습니다!” 하지만 엘사도 괜히 눈의 여왕이 아니다. 수하의 형상이 채 무너지기도 전에 재빨리 날갯죽지에 올라타 녹은 부위를 얼려 재생시킨다-!

, 감질나게도 싸우는구나! 그렇게 해서 어느 세월에 날 이기겠느냐?” 조롱하는 목소리조차도 용의 야성에 변질돼 괴성으로 들린다. 하지만 그 내용엔 분명히 뼈가 있다 어떻게든 대등하게는 맞서고 있지만, 계속 이러다간 뒤이어 올 마왕들의 지원군에 패하고 말 것이다.

실제로 저 밑에 얼어붙은 바다는, 이미 자신과 말레피센트의 하수인들의 싸움에 의해 난장판이 되어 있다. 전력 자체는 비슷하지만, 상황은 올라프와 합체해 재생능력까지 획득한 마시멜로가 판을 이쪽으로 이끌고 있다.

그렇다 해도…… 그들의 수장, 이 흑염룡을 어떻게 하지 않으면 다 소용없는 일.

하지만 도대체 어떻게? 눈앞에 있는 존재는 마치 거대한 힘의 덩어리와 같다. 게다가 자신과는 달리, 그 힘을 다루는 게 너무나도 익숙하다. 지금까지 자신이 받은 모든 훈련도 진심이 된 이 여자 앞에선 쓸모가 있을지 어떨지.

아니, 애초에 능력의 다양성이 차원이 다르다. 어찌어찌 그녀의 화염으로 입은 피해를 계속 복구하고 있자면, 갑자기 밑에서 가시덤불이 튀어나와 발을 묶질 않나, 그걸 또 얼려서 탈출하면 바로 위에서 벼락이 떨어지질 않나…… 한번은 먼저 가시덤불로 묶은 뒤 거기에 불을 지르는 바람에 서리고룡과 함께 튀겨질 뻔하기도 했다.

그렇지…… 다른 녀석들이 도착하기 전에, 내가 재밌는 얘기 하나 해주지,” 갑자기 싸우다 말고 (아니, 정확히 말하면 계속 싸우면서) 문득 말을 꺼내는 흑염룡. 전에도 말했지만, 생전에 난 한 나라의 수호자였지…… 사랑하는 사람에게 배신당해 날개를 잘리기 전엔.”

그런데 말이지, 난 한번 원한을 품으면 복수하지 않고는 못 참는 성격이거든? 그래서 그 사람에게 복수하기 위해 내가 무슨 짓을 했는지 아나?”

난데없이 무슨 소리죠?” 센 척을 하며 콧방귀를 뀌는 엘사지만, 어째선지 상대의 냉담한 말투에 속이 얼어붙는 느낌이 든다.

그 때 난 말야…… 갓 태어난 녀석의 딸에게 죽음의 저주를 걸었어,” 거의 속삭이는 목소리로, 끔찍한 사실을 고하는 말레피센트. 아무 죄없는 아이에게, 16번째 생일에 죽게 될 거라고 저주했지. 나조차도 풀 수 없는 강력한 주박으로 말야. 온전히 그 아비에게 절망을 선사하기 위해!”

무슨……! 심한 이야기에 엘사의 얼굴이 하얘진다. 잔혹한 성격이란 건 알고 있었지만, 복수라는 이름 아래 그런 일까지 할 수 있다니……!

그러니까, 이런 저주도 내릴 수 있다는 거지……” 말레피센트 특유의 흉악한 미소가 용의 안면에 번져나간다. 아렌델의 엘사 여왕, 너는 영원히 안식을 얻지 못한다.”

잠깐, 뭐야, 그게. 그만둬.

네가 지키려 했던 모든 것, 네 나라도, 네 가족도, 네 친구도, 모두 결국엔 너를 배신할 것이다. 네가 사랑하는 모든 것이, 네 몰락을 앞당기고 널 물어뜯을 것이다.”

그만둬, 아냐, 듣고 싶지 않아, 그런 저주 따위……!

아무리 부정하려 해도, 너는 인간이 아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스스로 깨닫게 될 것이다. 그 힘은 너를 취하게 할 것이고, 결국 너는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멸해지느냐, 아니면 네 손으로 먼저 그들을 – “

그만

그만 하라고 했지, 이 새끼야-!!!”

비명에 가까운 엘사의 고함과 함께, 말레피센트의 뒤쪽에서 솟구친 무수한 고드름이 그녀의 배를 뚫는다.

“…… 뭐야,” 멈칫하며 복부에 생긴 상처들을 잠시 내려다보더니, 활활 타는 눈으로 엘사를 다시 올려다보는 분노의 마왕. “…… 뭐야, 그런 표정도 지을 줄 알잖아?”

진작 그렇게 나와주셨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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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개전, 이것이 여왕 대 여왕의 싸움! 엘사 VS 말레피센트라는 꿈의 대결을 이런 식으로 써보네. 이블 퀸 VS 리치 퀸

자, 퀸과 폰들은 이미 있고, 다음 장에선 체스판 양쪽에서 추가 병력들이 합류해줄 차례..... 전황이 어찌 바뀔지, 내일 또 보자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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