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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픽] 정령살해자 - 15화: 혼돈, 파괴, 망가...악

한-스-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4.11.10 00: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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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GM정보 : 브금저장소 - http://bgmstore.net/view/TdoHR

 

 

 

시간을 조금 되돌려서, 이곳은 얼음 옥좌 동장군, 잭 프로스트가 집으로 삼은 곳.

아크다르가 한참 파비에게 부름받고 있던 그 시점

“……으음.”

이둔은, 그런 것 없이 스스로 눈을 떴다.

정신이 드십니까?”

“……?!” 아직 정신이 혼미한 상태에서, 갑자기 낯익은 목소리가 그녀의 귀에 울린다. “당신…… 설마, 얀센……?”

; 동장군에게 당신을 간호하라 명령받아서요,” 차분하게 대답하는 건 그래, 분명 북쪽산에서사피론에게 잡혀갔던, 폭풍령을 모시는 신관, 얀센이었다. “적인 그의 말을 듣는 것은 달갑지 않지만, 적어도 그가 우릴 살려두기로 한 모양입니다.”

동장군…….” 생각한 마음에 분해서 입술을 깨무는 이둔. 그래, 자신은 결국 잡혀버렸다…… 동료가, 아크다르가, 자신의 눈앞에서 쓰러지는 걸 지켜보지밖에 못하면서…….

저기, 그렇게 원한을 담겨 불리는 건 그리 달갑진 않은데.”

그 경박한 목소리 굳이 확인할 필요도 없다. 세상 모든 증오를 담아 이둔이 고개를 홱 돌려 노려본 그곳엔 잭 프로스트 본인이 조소를 띠며 서있었다.

그에게 무슨 짓을 한거죠?!” 당장 멱살이라도 잡을 기세로 외치는 이둔; 현실은 아직 그럴 힘이 없다는 게 더 화가 나지만.

글쎄; 평범한 인간이니, 그대로 놔두면 죽겠지?” 정말 아무렇지도 않다는 표정으로 어깨를 으쓱하는 잭. “그래도 너희들이니까 말이지, 또 터무니없는 기적을 받아 살아났을지도 모르지. 만약 그랬다면 어떻게 나와줄지 정말 기대되는데.”

으윽……!” 지금까지 느껴본 적 없는 분노에 이를 가는 이둔. 다른 건 둘째치고, 자신과 아크다르에 대해 저런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지껄일 수 있는 저 남자에 대한 증오를 견딜 수가 없다……!

그런 눈으로 보지 말아줘; 이래뵈도 난 너희가 꽤 맘에 들었다고,” 마치 시선이 따가운 양 거짓 웃음을 짓는 잭. “난 여자 보는 눈은 나름 자신하고 있어서 말야; 너희 같은 녀석들은 백년에 한번 있을까 말까야. 총애받을 수 있다고?”

“…… 당신의 그 썩은 생각은 차치하고, 어째서 저흴 이런 곳에 가두는 거죠?” 이둔 못지않은 기세로 잭을 노려보며 차갑게 묻는 얀센. “한때 인간이었다고는 하나, 당신은 이제 완전한 정령, 그것도 그 군주입니다. 이제 와서 인간 여자에게 매력을 느꼈다니, 농담같지도 않아요.”

인간이었다고, 이 녀석이? 소스라치게 놀라는 이둔이지만, 당사자인 잭은 그저 어깨만 으쓱한다; 믿을 수 없지만, 사실인 모양이다.

, 솔직히 인간이었던 시절은 기억도 없고 말이지; 이상하게 보일 만도 해,” 근처에 있는 얼음 기둥에 편히 기대며 말하는 정령왕. “뭐 그래, 확실히 궁금할 만도 하지. 그럼 조금 떠들어볼까.”

알다시피, 나를 포함한 일곱 정령왕들은 다들 사이가 좋지 않아서 말이지. 하나같이 서로를 제압하려고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았거든? 그렇게 해서 아슬아슬하게 균형을 유지하고 있었단 말이지.그런데 말야, 2천년 전인가? 뇌신 녀석이 말도 안되는 작전을 갑자기 들고 왔다는 말이지.”

뇌신이……?” 낯익은 이름에 반응하는 이둔. 확실히, 트로이가 가지고 있던 벼락의 주인이었지. 현재 그 벼락은 아크다르의 보검에 담긴 채 유용하게 쓰이고 있었지만…… 정작 그 본래 주인인 뇌신에 관해선 아는 바가 없었다.

그게 말이지, 뇌신 녀석은 정령 주제에 인간을 엄~청 좋아했거든?” 웃긴 생각이라도 했는지 낄낄 웃으며 말하는 잭.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인간 여자를 좋아해야 했다고 하나? 그 녀석, 자신이 불멸자인 걸 이용해서 아주 수많은 여자들을 후리고 다녔거든!”

무슨……!” 갑작스레 나오는 외설스런 이야기에 얼굴을 붉히는 이둔. 그런, 뇌신은 난봉꾼이란 말인가!

어디 그게 단가? 그 여자들로 하여금 뇌신 자신의 아이들을 낳게 했어. 정령왕의 피를 이어받은, 인간이면서 인간을 초월한 영웅들을!” 마치 예술품을 찬양하듯이 격하게 외치는 잭. “정말이지, 대지모가 눈치채고 제재를 가했기에 망정이지, 그땐 우리들 모두 성대하게 뒤통수를 얻어맞을 뻔했지 뭐야! 그래서 그 이후, 뇌신과 염귀가 내게 동맹을 제안했을 때 겁먹고 얼른 수락해버린 거지만 말이지.”

“……” 쌍으로 할 말을 잃은 이둔과 얀센. 도대체 뭐야, 이 정령왕이란 작자들은……

그런데 말이야, 최근 내가 다시 깨어나고 생각해보니, 그게 사실 엄청 좋은 아이디어였단 얘기지,” 갑자기 목소리를 낮추며, 눈빛이 변하는 잭. “뇌신이 실패했던 이유는, 그가 자식들을 모을 수 있기 전에 대지모에게 들켜버렸기 때문이거든. 그 녀석, 우리 중에서도 막강했지만 대지모만은 상성상 불리했었지.”

하지만 난 달라; 지금 깨어있는 정령왕은 오직 나와 세계수뿐. 그 녀석이 알고 있다 한들, 녀석에겐 날 꺾을 힘이 없어. 한마디로, 내 아이들로 군단을 꾸리고 싶다면 지금이 절호의 기회라는 소리지!”

당신, 설마……” 경악에 이둔과 얀센의 얼굴이 동시에 일그러진다. 이 남자, 설마 하니 자신들을 이용해서……

, 그런 거지; 너희들은, 내가 일으킬 마도사 군단의 어머니들이 되는 거야,” 당당히 선언하는 잭의 눈에는 광기에 가까운 무언가가 서려있었다.

제정신이 아냐…….”충격받아 자기도 모르게 뒤로 물러나는 이둔.

그런 소리 말라고; 일부다처제는 예로부터 남자의 로망이었잖아?” 실실 웃으면서 터무니없는 소리를 지껄이는 잭. “안심해, 당장 애 만들자고 하진 않을 테니. 나 이래뵈도 부드러운 남자다? 너희들이 날 마음으로 받아들일 준비가 되었을 때까지, 얼마든지 기다려주지.”

죽어도 받아들일까보냐!” 이구동성으로 소리치는 이둔과 얀센. 그것은 그야말로 적도 아군도 없는, 그저 여자로서의 외침이었다.

, 물론 너희들이 먼저 죽으면 곤란하니까, 조치는 취해두었지,” 그런 그들의 의지를 비웃듯이 자신의 가슴팍을 가리키며 웃는 동장군. “너희들이 쓰러져있을 때, 내 마력을 그 핏줄 속에 넣어줬어. 전혀 위험하지 않을 뿐 아니라, 너흴 적어도 500년동안은 그 모습 그대로 보존할 수 있지. 어때, 모든 여자들의 꿈은 영원한 젊음 아닌가?”

당신한테 바칠 젊음은 없거든!” 바로 딴죽을 거는 이둔. 이미 분노고 나발이고, 이 변태와 대화하고 있다는 수치심에 씻겨 날아간지 오래다.

헤에, 이미 마음을 준 남자가 있다 이건가?” 그런 그녀를 보면서 오히려 재밌다는 듯이 낄낄대는 소년 정령왕. “좋네, 청춘이란 건 그럼 앞으로 한 500년간 고민하고 있으라고. 난 볼일이 있어서 이만~”

, 잠깐!”이둔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전신을 눈보라로 바꾼 동장군은 그대로 벽 위에 난 작은 창의 틈새로 날아가 버린다. 게다가 갑자기 바닥에서 얼음 족쇄가 튀어나와 이둔과 얀센의 손을 묶어버린 건 덤.

이런……” 황망한 표정으로 서로의 얼굴을 바라보는 두 사람. 절망을 넘어 어이가 없다; 저런 어처구니없는 존재의 노리개 신세라니, 차라리 죽는 것이 낫다.

문득 저 멀리서 잭의 얼음에 죽어가고 있을 아크다르를 생각하니, 괜히 눈물이 핑 도는 이둔. , 아까 전에 그에게 화를 냈던 게 그렇게 후회될 수가 없다. 생각해보면, 결국 자신의 마음을 제대로 전할 기회조차 미처 가지지 못했다.

나의 동료…… 나의 왕…… 나의 사랑.

하다 못해, 그의 안위라도 확인할 수만 있다면

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웅

그런 속절없는 희망을 품고 있던 이둔의 귀에, 문득 바람을 타고 무슨 소리가 들려온다

폭풍령의……뿔피리?”

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웅

자기도 모르게, 이둔의 뺨을 타고 한 줄기 뜨거운 눈물이 흘러내린다. 보지 못해도 명백하다 누가 그 소리를 냈는지를, 그가 무엇을 위해 그랬는지를.

살아있었어……!’

게다가 자신을 데리러 오겠다고 했어……!

“…… 좋은 분을 만났군요,” 옆을 돌아보니, 얀센 역시 얼굴에 희미한 미소를 띠고 있다. 과연 폭풍령의 시종, 본래 자신에게만 들렸을 소리를 바람을 통해 들은 것이리라.

그런 사람이니까요,” 새삼 다시 기운을 내며 좁게나마 비치는 바깥을 내다보는 이둔. “이젠 아렌델의 왕으로서 나라에 대한 책임을 잘 알고 있으면서…… 그러면서도, 나라도 이 어리석은 사람도 버리려 하지 않는, 그런 남자에요.”

저 바깥에서, 그런 그녀의 말에 동의하듯 사피론이 비통한 포효를 내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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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을 저따구로 지은 건..... 뭐, 지금 여러분의 잭에 대한 인내심이 대략 저 상태 아닌가?

솔직히 처음부터 잭을 이따위 변태로 만들 생각은 아니었지만, 스토리를 짜다보니 전개에 참 어울리는 거 있지....

그나저나, 이걸로 일곱 정령왕의 타이틀은 전부 밝혀졌어: 염귀, 수마, 뇌신, 폭풍령, 동장군, 대지모, 그리고 세계수. 이중 동장군은 잭 프로스트, 염귀는 와우의 라그나로스. 어차피 잭 빼고는 출현 예정 없으니까 상관 없지만, 뇌신의 정체는 이번 화로 다들 짐작할 수 있겠지? 당연히 제우스야.

다음화에선 드디어 얼음 옥좌에 도달하는 국왕님...... 드디어 이 픽도 막바지에 다다른 거지. 20화 완결 예정이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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