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증은 병풍]

매니저: 무슨 일이야?

영사기사: 1관에서.. 아무래도 시스템에 문제가 생긴것 같습니다!

매니저: 1관? 1관은 '신데렐라'잖아. 그게 무슨 소리야?

영사기사: 그게... 앞부분에 '프로즌 피버'라고 단편이 들어가 있는데, 단편이 끝나는 순간 다시 앞으로 되감아져서 재생됩니다ㅜㅜ

매니저: 허.. 무슨 그런 듣도 보도 못한 일이.. 야 안돼! 그거 오늘 첫 개봉일이란 말이야! 아무리 밤이라 사람이 별로 없더라도.. 빨리 고쳐봐!

영사기사: 죄..죄송합니다. 근데 모든 방법을 써도.. 고쳐지지가 않습니다 ㅜㅜ

매니저: 하아... 미치겠네! 그나저나 안에 관객들 동향은 어때?

영사기사: 그게..관객들 동향이.. 이게 조금 이상합니다. 첫 반복때는 사람들이 웅성거리니까 갑자기 어떤 한 남자애가 일어나서 '거 참 이것도 영화인데, 보는 사람 있으니 좀 정-숙합시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러자 주변 곧곧에서, 주로 혼자 앉아 있는 관람객들이 고개를 끄떡이더라구요. 관객중 누가 '제상합니다~'라고 말하자 몇몇이 극장 매너에서 훈훔함을 느꼈는지 웃더라구요. 또 지금 3회째 반복 중인데, 어떤 미친놈은 되감기가 될때마다 무슨 맨맨 하면서 환호성지르구요. 아무래도 곧 관객들 중 몇명이 클레임을 걸러 극장을 나갈것 같습니다 ㅜㅜ

매니저: 하아... 알았어 일단 어떻게든 해봐...

영사기사: 네..ㅜㅜ 죄송합니다.

(딸깍) 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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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사기사는 무전을 끄고 자리에 앉았다.

그의 뒷모습이 보인다.

의자에 앉아있던 그가, 갑자기 다리를 꼬고 몸을 편히 기댄다.

얼굴의 각도로 보아 시선은 극장 스크린 쪽이 틀림없다.

그의 입꼬리가 살짝 올라가 있는 것이 보인다.

그의 입술사이로 나지막히 한 마디가 흘러나온다.

'믿-음직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