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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픽/단편집] 6화 - 동백꽃

한-스-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5.02.01 00:00:20
조회 942 추천 16 댓글 5

한나의 일기 - 마스터링크


 

전작 링크: 쏭픽 마스터링크 바로가기

 

 

전작 링크: 악마의 집회 - 마스터링크

 

 

전작 링크: 정령살해자 - 마스터링크

 

 

이 픽은 패러렐 아렌델에서 이어지는 단편집입니다. 패러렐 아렌델을 읽지 않으셨다면 이해하기 힘들 수도 있으니 먼저 읽는 걸 권장합니다. 그 전편인 정령살해자 역시 읽어두면 좋습니다.

 

 


BGM정보 : 브금저장소 - http://bgmstore.net/view/cgdrI

 

ㅇㅇㅇㅇ년 10 1멜리사 언니, 주변의 꽃이 시들어서 풀이 죽음.

 

***

 

멜리사는 강한 사람이다; 그것은 비단 그녀의 가족들뿐이 아니라, 그녀를 만나본 적 있는 모든 사람들이 하는 말이다. 13년 동안 공주에서 마녀로 격하되어 홀로 살았으면서도, 특유의 냉철함과 압도적인 힘으로 살아남은 것은 물론 거꾸로 주변 국가들을 위협하는 존재로 성장했고, 돌아와 왕위에 오른 이후에는 정치경험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오직 열의와 카리스마, 그리고 동생들의 도움으로 아렌델을 불과 수 개월만에 안정시켰다.

하지만 그녀의 가족들은, 또한 멜리사가 몹시 여린 사람이란 것도 알고 있다. 고독을 즐기면서도 불안해하고, 냉담하면서도 그것에 대해 걱정하고, 기껏 되찾은 따뜻한 마음과 주변의 사랑을 잃는 것을 몹시 두려워하는 여왕이자 마법사이지만, 그 이전에 사람과 살아가는 법을 배우는 한 명의 여자인 것이다.

(이런 표현에는 소녀라는 표현이 더 어울리겠지만, 그녀의 나이는 스물 셋인 것이다.)

각설하고…… 그래서, 실은 바로 밑의 동생인 엘사 못지 않게, 은근히 사소한 일로 마음의 상처를 많이 받곤 하는 멜리사다. 그리고 오늘…… 사소한 일 하나로, 그녀는 막내 한나의 방에서 크게 상심해있었다.

다 시들었네……”

한나의 창가에 놓여있던 화분들이, 죄다 비실비실하게 축 쳐져있는 것이다.

기실, 정무가 아닐 때 멜리사가 가장 자주 있는 곳은 자신의 방이 아닌 바로 한나의 방이었다. 13년 동안 떨어져 살다 이제서야 재회했으니, 쌓인 말들이 오죽 많았겠는가. 그렇게 오랜 시간을 거기서 보내다 보니, 그녀 특유의 냉기 때문에 조금씩 식물들이 시들어버린 것이다.

-, 이상하네요……. 전 아무리 오래 있어도 그런 일은 없는데……” 알 수 없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갸웃거리는 엘사.

“…… 아마 내 제어력이 아직 미숙한 거겠지,” 시무룩한 표정으로 제 두 손을 내려다보는 멜리사. “…… 그 때 정령이 되어서 폭주한 이후, 아무리 완벽하게 제어를 해도 어떤 냉기가 내 주변에 둘러져 있는 걸 감지해. 무지 약하긴 하지만, 계속 노출되면 저렇게 시들어버릴 정도로……”

그녀가 막 아렌델에 돌아왔을 때, 그녀는 불의 정령이자 악마, 고스모그와 싸우다 중상을 입었었다. 그러나 고스모그가 한나를 수하로 만들려 하자, 분노로 인해 정령화, 얼음으로 불을 꺼버리는 기적을 선보였던 것이다.

언니, 언니 잘못이 아니니까……” 슬픈 표정으로 한나가 중얼거리지만, 차마 그녀를 바라보지 못하고 고개를 돌려버리는 큰언니를 보고는 말문이 막혀 버린다.

“…… 미안. …… 바람 좀 쐬고 올게,” 그렇게 얼버무리고는, 마치 무언가에 쫓기듯이 방을 빠져나가는 멜리사 동생들 중, 아무도 그녀를 잡지 못했다.

 

***

 

이후 며칠간, 멜리사는 마치 공무에 매몰된 사람처럼 살았다.

사정을 모르는 사람이 보면 평소보다 배는 열심히 일에 임하는 여왕의 모습이 감격스럽기만 하겠지만, 그 동생들은 진실을 알고 있다; 멜리사는, 일부러 그들에게 거리를 두고 있었다.

으으, 큰언니 깍쟁이~~~ 우린 정말 아무렇지도 않은데!” 심통난 표정으로 엘사의 방에서 툴툴대고 있는 안나. 동석한 언니와 동생의 얼굴도 밝지만은 않다.

추위 따윈 두렵지 않은걸……” 한나 역시 불만인 듯 중얼거리지만, 딱히 뾰족한 수가 없으니 고민일 뿐이다.

어쩌면 좋지…… 이대로면 언니에게도 우리에게도 좋을 일이 없는데……” 수심 가득한 표정으로 탄식하는 엘사. 그 말대로, 일부러 사랑하는 사람에게서 거리를 두려 할 때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는 그녀가 가장 잘 알고 있지 않은가.

“…… 무슨 일인지는 잘 알겠구나.”

?” 갑자기 문 쪽에서 들려온 새로운 목소리에 놀라 고개를 돌리는 엘사와 동생들. “어머니!”

가엾게도…… 그렇게나 강하면서도 멜리사의 마음은 여리구나,” 엷은 한숨과 함께 방으로 들어와 딸들 앞에 앉는 이둔. “그런 딸을 뒤에서 받쳐주는 것도 부모의 도리…… 여기는 내게 맡겨주렴.”

“…… 방법이 있는 거에요?” 기대하는 눈빛으로 어머니를 바라보는 한나.

물론이지,” 싱긋 웃으며 다시 몸을 일으키는 이둔. “안나, 따라오렴. 잠시 시내에 뭐 좀 사러 가자.”

! …… 근데 뭘요?” 기세 좋게 일어나다가 문득 생각난 듯 묻는 안나.

말하자면…… 추위를 두려워하지 않는 꽃이라고나 할까?”

 

***

 

하아……” 그 날의 정무를 끝내고 방으로 들어가는 멜리사의 입에서 절로 한숨이 터져 나온다. 원래대로라면 이 시간에는 동생들과 함께 보내고 있겠지만…… 지금은, 도저히 그럴 용기가 나지 않는다.

아무리 그럴 일이 없다고 스스로 타일러도, 자꾸만 머릿속에서 시들어버린 꽃들과, 한때 자신의 능력에 맞아 시름시름 앓던 한나의 얼굴이 겹쳐보이는 것이다.

결국은 이 죄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건가……” 자기도 모르게 또 한숨을 쉬는 멜리사. 그 때

그렇게 생각해선 안 된다는 걸 깨달으렴, 멜리사.”

?!” 예상치 못한 목소리에 퍼뜩 고개를 들어 창가에 서있던 이둔을 발견하는 멜리사. “어머니! , …… 무슨 일이세요?”

고생하는 우리 딸에게 선물 하나 해주려고 왔지,” 후후 웃으며 창가를 가리키는 이둔. 다시 보니 그곳에 놓여있는 것은…… 화분?!

…… 어머니! 어째서……”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멜리사. 한나의 방에서 있었던 일은 어머니 역시 알고 계실텐데……?!

물론 알고 있지,” 표정에서 마음이 읽혔던 건지 바로 대답하는 이둔. “하지만 멜리사, 안심해도 돼. 이 꽃은, 네가 곁에 있다고 시들지 않으니까.”

……?” 영문을 몰라 다시 의문의 꽃으로 눈을 돌리는 멜리사. 처음 보는 꽃이다; 겹겹이 포개어진 붉은 꽃잎은 아직 만개하지는 않았지만, 그 수려한 자태에서는 어떤 도도함과 동시에 고혹적인 매력이 느껴진다.

동백꽃……이라는구나,” 멜리사 옆에 걸터앉으며 다시 입을 여는 이둔. “먼 남쪽에서만 자라는 꽃인데, 마침 그쪽 상인이 시내에 들어와 있었기에 사왔단다. 예쁘지 않니?”

그렇네요……” 자기도 모르게 꽃의 자태에 매혹되어 중얼거리는 멜리사. “그런데, 제가 있어도 시들지 않는다는 게 무슨 뜻이죠?”

그 말을 기다렸다는 듯이 싱긋 웃는 이둔.

이 꽃은 말이야…… 겨울에만 피는 꽃이란다.”

?!” 전혀 예상치 못한 대답에 화들짝 놀라는 멜리사. 겨울에 피는 꽃이라니…… 그런 게 가능하긴 한 건가?

그래; 정작 따뜻할 때에는 봉오리를 오므리고 있다가, 다른 꽃들이 전부 눈치만 보고 있는 겨울, 눈 쌓인 설원에서 홀로 붉게 피어나는…… 그런 꽃이란다,” 부드럽게 웃으며 화분을 들어 멜리사에게 건네주는 이둔. “신기하지 않니? 미물인 꽃조차도 추위를 두려워 않고 받아들이는 녀석이 있는데, 하물며 사람이야 오죽하겠니?”

– “

선문답에 가까운 말이었지만, 멜리사가 이해하기에는 부족함이 없었다.

이 무슨 어리석음인가. 자신은, 예전의 실수를 반복할 뻔했다. 동생들을 다치게 하는 게 두려워 그들과 거리를 두려 했지만, 엘사, 안나와 만나면서 뼈저리게 느끼지 않았던가: 바로 그 행위 자체가 그들을 가장 상처입히는 일이란 걸.

동백꽃…… 추위 따위를 두려워하지 않고, 오히려 추위 속에서 만개하는 꽃.

지금까지 자신이 받아본 모든 선물 중에서 최고의 선물일지도 모른다.

“…… 고마워요, 어머니,” 뭉클한 마음에 이둔을 꽉 끌어안으며 중얼거리는 멜리사. “또 바보짓 할 뻔했네요…… 바로 동생들에게 가야겠어요,”

가보렴; 아마 널 기다리고 있을 거란다,” 부드럽게 웃으며 큰딸을 보내는 이둔. “, 그리고 그 꽃을 고른 건 안나니까, 감사는 그 애에게 하렴?”

알겠습니다!” 대답하기가 무섭게 방 밖으로 뛰쳐나가는 멜리사.

체통도 없는 그 뒷모습은, 여왕이 아닌 언니의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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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상 동백꽃은 2월에 만개하니까 10월인 저 시점에선 아직 꽃봉오리여야겠지만...... 뭐 그렇다 칩시다.

성격은 정반대면서 이럴 때는 둘이 똑같은 멜리사/엘사 자매. 답답하면서도 귀염터지는 성격이라고 생각합니다.

2월 2일부터 9일, 1주일동안은 여행가기 때문에 휴재합니다. 내일은 올릴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가급적 노력하도록 하지.

다음화 역시 쏭픽. 이번엔 누가 어떤 노래를 부를지......?

 

- 저기 댓글이 있군요. 좋은 창작욕 공급원이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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