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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픽/단편집] 한나의 일기 - 8화: 한스

한-스-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5.02.11 00:00:23
조회 630 추천 17 댓글 6

한나의 일기 - 마스터링크


 

전작 링크: 쏭픽 마스터링크 바로가기

 

 

전작 링크: 악마의 집회 - 마스터링크

 

 

전작 링크: 정령살해자 - 마스터링크

 

 

이 픽은 패러렐 아렌델에서 이어지는 단편집입니다. 패러렐 아렌델을 읽지 않으셨다면 이해하기 힘들 수도 있으니 먼저 읽는 걸 권장합니다. 그 전편인 정령살해자 역시 읽어두면 좋습니다.

 

 

 

ㅇㅇㅇㅇ년 12 21엘사 언니, 남쪽 피오르드에서 누군가를 그리는 남자를 만남.

 

***

 

멜리사가 여왕에 즉위한지 어느덧 반 년 가까운 시간이 지났다; 그 사이 한바탕 풍파를 겪은 아렌델의 정세도 어느 정도 안정되었고, 새 여왕 역시 조금은 마음의 여유를 찾았다. 양쪽 모두 그녀의 동생들에게는 좋은 소식이다; 맏언니와 함께 보낼 시간이 늘어난다는 뜻이니까.

성 안에서 노는 것도 재미있지만, 시간이 날 때 네 자매는 종종 밖으로 나와 짧은 여행을 떠나곤 한다. 어차피 겨울인 지금, 엄청난 기동력을 발휘할 수 있는 멜리사와 엘사 덕분에 하루 쉬는 날이라도 있으면 저 멀리 국경선까지 갔다오는 것 정도는 일도 아니다.

그래서 이전날에도 아렌델 최남단, 장엄한 피오르드에서 춤추고 노래하며 좋은 시간을 보냈던 멜리사와 한나였지만 돌아온 다음 날, 문득 자신이 아끼던 일기장을 그곳에 놓고 온 걸 발견한 한나였다.

일국의 공주의 일기장이 다른 손에 들어가는 것은 매우 곤란하지만, 난감하게도 그 날 멜리사는 정무가 쌓여 있었고 한나는 몸이 약해 거기까지 가기가 애매한 상황. 결국 엘사가 자청해 그걸 찾으러 먼 길을 가게 되었다.

그렇다고는 해도, 이 넓은 피오르드에서 무슨 수로 그걸 찾는담……?” 난감한 표정으로 주변을 휘휘 둘러보는 엘사. “그건 그렇고 절경이구나~ 한나 입에서 노래가 나올 만도 하네……”

 

 

 

노래 링크: https://www.youtube.com/watch?v=9I8fpGo0xIM

 

 

그런 아무래도 좋은 감상을 흘리고 있을 때, 문득 바람결에 웬 노랫소리가 들려오는 듯도 한데……?

 

Where did she go? Where can she be?

(그녀는 어디에? 어디로 갔을까?)

 

남자 목소리……? 절벽 쪽에서 들려오는 것 같은데……

 

When will she come again, calling to me?

(언제 날 부르며 다시 올까?)

 

, 저쪽인가……?

 

Calling to me, calling to me......

(날 부르며, 날 부르며......)

 

마침내 노래의 근원지를 찾아 피오르드 끝까지 쫓아온 엘사.

그 앞에는 웬 남자 한 명이, 저 너머의 바다를 바라보며 하나의 찬가를 부르고 있었다.

 

Somewhere there's a girl who's like the shimmer of the wind up upon the water

(어딘가에 물결 위 바람같은 여자가 있네)

Somewhere there's a girl who's like the glimmer of the sunlight on the sea

(바닷가에 반짝이는 햇살같은 여자가 있네)

 

수려하면서도 기품이 있는, 애절하면서도 당당한 그 목소리는 그야말로 한 명의 시인이었다.

 

Somewhere there's a girl who's like a swell of endless music

(어딘가에 끝없는 음악같은 여자가 있네)

Somewhere she's singing and her song is meant for me

(어딘가에 그녀는 노래하네, 날 위한 노래를)

 

그리고 그 훌륭한 목소리로,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한 여자의 노랫소리를 온 힘을 다해 찬양한다:

 

And her voice is sweet as angels sighing

(그 목소리 천사의 한숨마냥 달콤하네)

And her voice is warm as summer sky

(그 목소리 여름 하늘마냥 따뜻하네)

And that sound, it haunts my dreams and spins me round

(그 소리가 내 꿈에 나오고 날 뒤흔드네)

Until it seems I'm flying

(나 비상할 때까지)

Her voice......

(그 목소리......)

 

끝의 저 한숨을 들어보니, 모르는 여자의 목소리에 매료되었지만 그 여자를 찾지 못한 듯 하다.

 

I can sense her laughter in the ripple of the wind against the skyline

(그녀의 웃음이 하늘 위 바람결에 느껴지네)

I can see her smiling in the moonlight as it settles on the ice

(얼음 위에 내려앉는 달빛에서 그녀의 미소가 보여)

I can feel her waiting just beyond the pale horizon

(창백한 지평선 너머 그녀가 기다리는 게 느껴져)

Singing out a melody too lovely to withstand

(견딜 수 없이 사랑스런 곡을 부르며)

 

? 여기서 노래를 불렀던 처음 보는 여자라면, 설마……?

 

And her voice, it's there as dusk is falling

(그 목소리, 해가 질 때도 있고)

And her voice, it's there as dawn steals by

(그 목소리, 새벽이 뜰 때도 있고)

Pure and bright, it's always near, all day, all night

(순수하고 밝게, 언제나 가까이, 낮이고 밤이고)

And I still hear it calling

(계속 부르는 게 들려)

Her voice......

(그 목소리......)

 

애절하기까지 한 노래와 함께 먼 바다를 내다보는 남자의 눈에 담긴 것은……

 

Strange as a dream, real as the sea

(꿈마냥 이상하고, 바다마냥 진실되어)

If you can hear me now, come set me free

(내가 들린다면, 와서 내게 자유를 주오)

Come set me free......!

(내게 자유를......!)

 

……  막연하기는 했지만, 분명 사랑이었다.

 

***

 

“…… 후우,” 노래를 마친 남자가 짧게 한숨을 쉰다; 방금 전까지의 간절한 목소리와는 다른, 어딘가 냉소가 섞인 소리였다. “뉘신지는 모르겠지만 취미가 나쁘군요…… 노래가 마음에 드셨다면 숨지 말고 나와서 들으시면 좋을 것입니다.”

“……!” 뜨끔한 마음에 움찔하는 엘사. “죄송합니다. 넋을 잃고 듣다 보니 그만……”

그제서야 눈을 돌려 얼굴을 마주 하는 남자……. 라기보단, 약간 앳된 것이 소년에 가까운 얼굴이었다. 하지만 그 눈에 서린 어두운 기색은, 소년의 것이라 보기엔 무리가 있었다. 많은 절망을 보고 겪은 사람의 얼굴이었다.

이거 제가 귀인에게 결례를 범한 것 같습니다,” 엘사의 복색을 보았는지 조금 표정을 고치며 사과하는 남자. “아무래도 귀족 분이신 모양인데, 남쪽에서 온 천한 여행자라 알아보지 못했군요.”

사과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미소와 함께 겸양하는 엘사. 지금 굳이 자신이 이 나라의 공주이자 섭정을 밝힐 필요는 없겠지. “저는 그저 동생이 이곳에 잃어버린 물건이 있다기에 찾으러 왔을 뿐이거든요.”

아직 찾으시진 못한 모양이군요……” 짧은 한숨과 함께 말하는 남자. “, 그건 이쪽도 마찬가지이니까요.”

노래의 주인공 말이죠?” 살며시 웃으며 묻는 엘사.

……” 다시 애수에 잠긴 눈빛으로 먼산을 바라보는 남자. “어제 이 시간대였던 거 같네요…… 저 밑에서 낮잠을 자고 있던 차였습니다만, 너무나도 아름다운, 연약하면서도 심지가 굳은 노랫소리에 잠을 깼던 거였습니다…… 덕분에 엄청난 영감이 떠올랐습니다만, 그 분의 얼굴을 보지 못한 것이 너무도 원통합니다.”

한나일지도 모른다; 여자의 육감인지는 몰라도, 엘사는 알 수 있었다. 한나 본인도 어제 이 시간쯤에는 노래부르며 놀고 있었다고 했었고, 남자가 설명한 대로의 목소리라면 항상 자신과 멜리사 언니, 안나가 한나를 설명할 때 항상 쓰는 표현이 아닌가.

무척이나 감명이 깊었던 모양이네요, 그런 노래가 나오다니,” 일단은 모르는 체 운을 떼는 엘사. “혹시, 음유시인이신가요?”

그런 거창한 건 아니고…… 그저 지나가던 소설가 나부랭이입니다,” 쓴웃음을 지으며 대답하는 남자. “, 그러고 보니 소개조차 하지 않았군요…… 대단한 이름도 아닙니다만, 한스라고 합니다.”

순간, 굳어버린 엘사였다.

비상식적이라는 건 알고 있다. 자신이 아는 한스와는 전혀 관계없는 이 남자에겐 몹시도 미안한 일이다. 하지만 어쩔 수가 없다; 한스라는 이름은, 그녀에게는 그런 반응이 나오게 하는 이름인 것이다.

…… 그런가요?” 황급히 반응을 추스르며 애써 되묻는 엘사. “소설가라…… 그래서 어제 노랫소리를 듣고 영감이 떠올랐다고 하는 거군요?”

그렇지요……” 가벼이 웃으며 문득 자리를 털고 일어나는 남자. “그래서 부질없이 한 번 다시 이곳을 찾았습니다만…… 역시 다시 만나는 건 제 욕심이었던 것 같군요.”

, 벌써 가시려고?” 아쉬운 마음에 문득 불러세우는 엘사. 이름 때문에 좀 놀라긴 했지만, 그래도 좋은 사람이란 느낌이었는데.

기껏 얻은 영감이 사라지기 전에 서둘러 원고를 꺼내야지요,” 히죽 웃으며 인사하는 남자. “즐거운 대화였습니다. 그럼 이만……”

그렇게만 말하고, 남자는 바람처럼 훌쩍 떠나버렸다.

 

***

 

엘사는 그 날 한나의 잃어버린 일기장을 찾았지만, 그 남자와는 다시 만나지 못했다.

 

***

 

그 날 저녁, 방으로 돌아온 남자는 말없이 한 묶음의 원고를 펼쳐들고는, 그 위에 빠른 글씨로 새로 쓸 소설의 제목과 자신의 이름을 휘갈겨 썼다:

 

눈의 여왕 한스 크리스찬 안데르센.

 

 

*********************************************************************************************************************************************************

왜 하필 일기의 날짜가 12월 21일이냐? 그 날이야말로 동화 눈의 여왕의 초본이 처음 출간된 날이기 때문이지.

 

안데르센...... 프갤러의 입장에선 참 애증스러운 존재다. 애초에 그의 동화 눈의 여왕이 없었다면 우리의 프로즌도 없었겠지만, 애초에 프로즌과 눈의 여왕은 캐릭터 해석이 정반대에 가까우니까.

 

그래도 어찌되었건 한스, 크리스토프, 안나의 이름이 모두 이 사람에서 나왔을 정도로 거대한 임팩트를 남긴 사람이라서, 이렇게 특별출연했습니다.

 

다음화는 엄청난 뒷북 크리스마스 특집이고, 아마 모레에 올라올듯. 이거 입대 전에 15화까지 다 올릴 수 있을지......

 

 

- 저기 댓글이 있군요. 좋은 창작욕 공급원이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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